항목 ID | GC078012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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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鐵原驛- |
영어공식명칭 | At Cheorwon Statio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강원도 철원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현준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950년 1월 3일 - 「철원역에서」 저자 정호승 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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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찬|간행 시기/일시 | 1990년 10월 - 「철원역에서」 창비에서 발간된 정호승의 시집 『별들은 따뜻하다』의 제2부에 수록 |
배경 지역 | 철원역 폐역 -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외촌리 |
성격 | 현대시|자유시|서정시 |
[정의]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외촌리의 철원역을 소재로 하여 작가 정호승이 지은 현대시.
[개설]
「철원역에서」는 1990년 10월 창비에서 발간된 정호승의 시집 『별들은 따뜻하다』의 제2부 19편의 시 중에서 여섯 번째로 실린 시이다. 일곱 번째로 실린 「다시 철원역에서」와는 연작의 성격이 강하다. 남북 분단의 상징이 되어 버린 ‘철원역’의 이미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구성]
「철원역에서」는 2연 19행[1연 9행, 2연 10행]으로 이루어진 시이다. 1연이 경원선(京元線)의 상행선을 타고 남으로 올 누군가를 기다리는 바람을 담고 있다면, 2연은 하행선을 타고 북으로 가고자 하는 화자의 염원이 담겨 있다. 경원선과 금강산선이 지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이를 만나거나 만나러 가는 장소였던 철원역은 이제 그 어떤 역과도 연결되지 못한 외로운 폐역이다. 기존 종점역들인 용산[서울]과 원산을 떠난 기차들은 아무리 기다려도 올 수 없다. 1연에서 아버지는 금강산선을 타고 금강산(金剛山) 장안사(長安寺)로 떠났지만, 이제는 모두 불타 터만 남은 장안사처럼 그 존재가 묘연하다. 이러한 슬픈 현실은 시 전반에 나열된 겨울, 흰눈, 새벽, 죽은 풀, 밤열차, 재두루미 등의 시어들이 온전히 그려 내고 있다. 하지만 「철원역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화자의 태도로 인하여 슬픔이 느껴지지 않는다. 1연과 2연 전반에서 느껴지는 화자의 견고한 기다림, ‘언제나 그리운 그대’를 만날 수 있다는 확신이 「철원역에서」를 ‘슬픔’보다는 ‘희망’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있다.
[내용]
「철원역에서」의 내용
철원역에서 기차를 기다렸다
어느 겨울날
흰눈을 맞으며
원산을 떠나 서울로 가는
새벽 첫차를 기다렸다
죽은 풀들이
죽어서 다시 사는 들녘에서
금강산 장안사로 간
아버지를 기다렸다
철원역에서 기차를 기다렸다
함박눈을 맞으며
서울을 떠나 원산으로 가는
밤열차를 기다렸다
월정역을 지나 평강역을 지나
원산에 내리면
지금 누가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재두루미들이 무심히 사라진
하늘을 보며
언제나 그리운 그대를 생각했다
[특징]
‘철원역’은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외촌리에 위치한 경원선의 철도역이었다. 경원선의 기점도 종점도 아니지만, 남북이 연결되었던 시절에는 직원이 80여 명에 이를 정도로 큰 역이었다. 주변에 철원평야가 있는 데다, 철광산이 있던 창도(昌道)와 금강산의 내금강역(內金剛驛)까지 갈 수 있는 금강산선의 기점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어디에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 현재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에 있어서 경원선을 복원하더라도 철원읍 대마리의 백마고지역(白馬高地驛)에서 열차는 멈춰야 한다. 정호승은 철원역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 특유의 따뜻한 시선을 통하여 희망적으로 그리고 있다.
[의의와 평가]
철원역은 남북 분단의 상징으로써 비극적인 장소로 다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정호승의 시는 ‘철원역’을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공간으로, 비극이 아닌 희망이 존재하는 곳으로 그리고 있다. ‘그리운 그대’를 만날 수 있다는 강렬한 희망에 의하여, 재두루미의 잿빛은 곧 무심히 바라본 하늘의 푸른빛으로 바뀌고 있다. 겨울날 눈을 맞으며 기다리지만 그 기다림은 곧 따뜻한 봄에도 이어질 것이란 것을 정호승은 말하고 있다. 연작시 성격이 강한 「다시 철원역에서」도 철원역을 희망이 존재하는 곳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정호승은 ‘철원역’을 희망이 존재하는 곳으로 묘사함으로써, 미래 지향적인 남북 관계를 넘어, 통일이 되어 그리운 이를 만나고자 하는 화자의 염원을 잘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