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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9A030101
지역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병구

후덕한 인상의 조복천 이장을 처음 만난 곳은 미륵리 미륵가든이다. 미리 전화상으로 간략히 의도를 전달한 터이지만 만나자마자 협조를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의외로 선선히 협조를 해주신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주면 되느냐고 오히려 물어 온다. 당황스러웠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겠다는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그저 이장을 만나서 협조나 얻어놓자 하는 안일한 생각이었기에 당황만 하다 첫 대면을 마친 것 같다. 순서도 없고 뒤죽박죽으로 인터뷰가 이루어졌고 마을의 현황 정도만 간략히 들었다. 아마도 이런 사실을 안다면 조복천 이장은 어떻게 생각하실 라는지….

그는 일제강점기인 6살에 충주시 금가면에서 미륵리로 들어왔단다. 이후 여기서 계속 거주하면서 동네 사람이 가르치는 글을 미륵사지 내에 있던 집에서 배운 이야기며, 6·25 전쟁 당시 소나무가 미륵님을 덮고 있었는데 인민군이 불을 질렀음에도 희한하게 소나무들이 미륵님 쪽으로 넘어진 것이 아니라 전부 뒤로 넘어져 미륵님은 손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는 말씀도 하신다. 또 말무덤이 근처에는 집이 한 채도 없었다고 한다. 말무덤은 40여 년 전 즈음에 ‘반을 따서’ 발굴을 했는데 그 때는 현재보다 현저히 높은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현재는 완전 철거된 안말에는 여러 채의 집이 있었는데 국립공원이 되면서 군의 보조를 받아 초가집을 스레트 블록집으로 개량을 하였다. 다시 절터를 복원한다고 강제 이주를 시키면서 15~20년 상환의 저리 융자를 주어 지금의 한옥마을단지를 형성하였다고 한다. 조 이장은 이를 잘된 일로 보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꼬리를 흐린다. 아직 융자금을 갚지 못한 이들이 있다고 하면서 마을 일을 이끌고 가는 사람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인지 한숨을 내쉰다. 그래도 한옥마을을 지은 초기에는 대부분의 집들이 민박을 운영하였기에 ‘재미 좀 봤다’고 한다. 지금은 1년에 대충 5~6일 정도하면 끝이라고 한다. 펜션 못지않은 민박집이 있지만 그마저도 여름을 제외하곤 한가하단다.

관광객을 상대로 한 토산품 판매점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 듯하였다. 처음 관광객이 들어 올 당시에는 세계사 앞 공터에서 장사를 했는데 이 당시에는 잘됐다고 한다. 그러다가 미륵사지 발굴과 정비라는 명분으로 장사하던 이들을 쫓아냈단다. 장사터를 빼앗긴 마을 아주머니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고 충주시에 사정을 하여 토산품 판매장을 건립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토산품 판매장이 주차장 바로 앞에 있으면서 길과 직각 형태로 길쭉하게 지어졌기 때문에 관광객이 잘 안 온단다. 원인은 주차장에서 차를 주차시킨 관광객이 미륵사지를 다녀오면서 판매장을 경유하게끔 지어야 하는데 출입하는 곳과는 관계없는 곳에 설치하였기에 일부러 오지 않는 한 존재조차도 모르고 지나친단다. 또한 주차비를 국립공원 측에서 징수를 해보니 차를 갖고 들어오는 관광객들이 그냥 차를 돌려 나가 버리는 것도 또 다른 요인이라고 한다. 마을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주차장의 관리를 마을에서 맡아서 주차비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해 보고자 노력 중이란다. 더욱이 시내버스도 세계사 앞을 경유하는 것이 아니라 미륵리 입구에서 바로 우회하여 돌아가기 때문에 판매장 쪽으로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뜸해졌다고 한다. 미륵리 주민들이 거의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도 하고 농사도 짓지만 소득이 별로 없어 기운이 빠진 상태라고 했다.

미륵사지가 있어 관광지가 되었고 그로 인하여 마을이 덕을 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손사래부터 친다. 국립공원 지구이기에 개발이 어렵다고 한다. 집수리는 고사하고 “작대기 하나 건드리는 것도 힘들다” 고 한다. “밭의 돌 하나도 못 뺀다” 고 하면서 불만을 터뜨린다.

이장으로서 백두대간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표고버섯 재배에 앞장섰었고, 석문분교가 있을 때는 육성회장으로 활동하며 마을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분이기에 그의 불만이 지나치게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마을 주민 개개인이 갖고 있는 불만을 잘 알고 있는 것이 믿음직하게 여겨지는 것은 어찌된 일인지….

[정보제공]

  • •  조복천(남, 미륵리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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