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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9A030109
지역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병구

미륵리 사람이 아니면서도 미륵리 사람 못지않게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 반현숙 씨.

2002년부터 7년째 미륵사지 한귀퉁이에 옹색하게 만든 안내소에서 자기의 갑갑함보다는 안내도의 오류가 안타깝고 찾아오는 이에게 안내책자가 줄 수 없어 미안하다며 쩔쩔매는 사람. 그녀는 오늘도 생활 한복을 곱게 입고 미륵사지를 찾는 이들에게 열심히 설명한다. 나이 쉰아홉이 어울리지 않게 얼굴에 윤기가 돈다. 목소리는 짱짱하게 울린다. 그 열정에 누구도 딴 짓을 못하고 귀를 기울인다.

문화해설사 반현숙 씨, 그녀는 너무나 안타까운 것이 많다. 그녀 자신에 대한 불만은 일체 없다. 모두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제대로 주지 못해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서, 제대로 먹여주지 못해서, 그래서 엄청 안타까워한다.

안내도가 잘못 설명되어 있어 혼란을 겪는 부분에 대하여 목청을 높인다. 어째서 마음만 먹으면 바로 수정할 수 있는 것을 여태 안하는지 모르겠다며, 4각 석등 위치에 석불입상이 또 있다고 표시해서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미륵사지 내에 아름답고 문화의 흐름을 연구할 가치가 매우 큰 당간지주가 복원되지 못하고 누워있는 것에 대하여, 석실 입구에 있는 석조의상은 안내도에도 표식이 없어서 그를 보지 못하고 가는 분들이 많아서 안타까워한다. 석굴 내에 조선시대의 석물도 갇혀 있는 것이 불만이다. 석실 안에 방치됨에 따라 밖에서는 보이지도 않고 어쩌다 그를 본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몰라 한다.

요즘 이곳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동아리, 가족, 대가족 단위로 많이 오는데 미륵사지로 들어오는 “길목이 재미없다” 고 한다. 입구에 있는 석문분교 터를 황량하게 둘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먹거리 장을 만들든지, 체험 공간을 만들면 더 효과적이지 않겠냐며 목청을 높인다. “(안내소) 저 앞의 방앗간 디딜방아가 돌확은 없어도 디딜나무는 그대로 있어요. 저런 것 복원하면 디딜방아 체험이 가능하잖아요….” 본인의 집에 공간만 있어도 가져가서 복원해 놓고 싶다는 그녀이다.

하늘재의 아름다움을 아는 그녀이다. 1시간 거리인데 가족들이 노래 한 곡씩 부르고 간다면 금새 정상에 당도할 것이라고 안내한다. 어쩌다 글 쓰는 분들을 안내할 때는 ‘하늘재를 소재로 꼭 글을 써서 보내줄 것’을 약속하곤 한단다. 실제 시인 중 한번에 3편을 쓰는 것을 보았고 가끔 하늘재를 소재로 글 쓰신 분들이 책을 보내 주시기도 한단다. 이곳을 찾으시는 분들이 너무 인위적인 것에 익숙해져 하늘재를 볼거리가 없는 곳으로 느낀단다. 그러면서 자연적 아름다움과 적막함, 소슬함이 주는 소중함을 얘기한다. 그녀는 가을 갈대와 억새풀이 너무 좋아 가을 근무가 끝날 무렵에는 친구를 불러 하늘재를 오른단다.

미륵부처님 앞에 서면 어느 순간 밝은 빛이 얼굴을 확 비치는 경험을 한단다. 그 때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안내한다. 실제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밥 산다고 다시 찾아오는 분들이 있을 때, 참 고맙단다.

그녀는 불교 신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누구 못지않게 부처님과 대화하는 사람이다. 아침에 부처님께 인사하면 “어! 오늘도 수고하게”, 저녁에 하직 인사를 드리면 “음~오늘도 수고했네” 하며 미소 짓는단다.

[정보제공]

  • •  반현숙(여, 미륵리사지 문화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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