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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9A010107
지역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병구

미륵사 절터에는 세월에 찌들어 누워버린 석재들이 눈에 띤다. 특히 절터 입구에 가지런히 모아놓은 3개의 돌덩어리들은 사람들에게 좋은 구경거리를 제공한다. 원래 석재는 당간지주였다. 당간지주란 절집에서 기도나 법회 등의 의식이 있을 때 사원의 깃발을 꽂기 위하여 장대를 세우는데 이 장대를 고정하기 위하여 돌로 만든 지주를 말한다.

3m 크기의 당간지주 중간에 크고 예쁜 연꽃이 피어 있다. 돋을새김으로 여섯 꽃잎을 피운 하나는 완벽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으나 그 옆의 연꽃은 꽃잎이 부러진 채 누워 있다. 돌에 새겨진 연꽃이 이리도 화사할 수 있는 것인지 직접 보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당간지주에 나타난 여러 사항들을 확인한 결과 8C 이후에 조성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재 조사된 많은 당간지주 중에서 지주의 바깥쪽에 연화를 새긴 것은 이 미륵리 당간지주와 경주의 보문리 당간지주 단 2기 뿐이다. 그렇다면 문화의 흐름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경주의 석굴암과 중원의 미륵리 석굴사원, 경주의 연화문 당간지주와 중원의 연화문 당간지주!

여기저기 힘없이 누워있는 석재들, 버려진 흔적들이다. 나름대로 제자리에서 열심히 자신을 나타내고 역할을 했을 것들이 이제는 버려져 있다. 그들이 인간을 향해 어떤 행위를 했길래 저리 버림받고 누웠는가? 이제 우리가 세워야 할 것이다. 인간에 의해 버림받았으니 따뜻한 마음으로 다시 끌어안아 본래 면목을 찾아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미륵부처님 앞에 모아 놓은 섬세하게 조각된 석재들과 함께 제자리를 찾아 일으켜 세운다면 당간지주에 핀 연꽃은 더욱 싱싱하게 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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