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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9A020201
지역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병구

한겨울, 어설픈 장승이 지키고 있는 토산품점을 기웃거렸을 때 손님을 맞이하는 것은 손바닥만한 아크릴판뿐이었다. 누가 훔쳐갈세라 가게 앞의 들마루는 녹색 두꺼운 비닐로 덮어 놓고 꽁꽁 단단히도 묶었다. 가게 문도 전부 닫혀있다. 내다보는 사람도 없다. 상호도 간신히 유리창에 조그맣게 써 놓았다. 조용하다. 아니 스산하기까지 하다.

이제 봄이 오고, 학생들의 방학이 있는 여름이면 제법 북적인다고 한다. 가을에도 그냥저냥 된다지만, 지금의 모습으로는 상상이 안 된다. 충주시 소유의 건물이 도로를 타고 길게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도로와 직각을 이룬 건물이라서 관광객의 출입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한다. 가게도 대략 9.9㎡(약 3평) 정도로 임대가 되었기에 옹색해 보인다.

봄부터 가을까지 그나마 손님이 들 때면 가게 뒤편 공간에 들마루를 놓고 장사를 한다고 한다. 현재 17동 중 영업을 하는 집은 10동 정도란다. 변병주 네 집, 월악산 민박을 겸하는 탁탁이네 집, 화끈한 성격의 최재희 씨가 운영하는 할매집, 이한수 할머니가 손자 이름을 따서 운영하는 현식이네 집, 양대영 내외가 운영하는 양돼지민박, 변동석 씨의 평생단골집, 부산집, 자연식당집, 승용할머니 집, 슬비할머니네 집 등이다. 손자 이름을 따서 가게 이름을 서로 불러주고 있어 이웃집에 놀러온 편안한 느낌이다.

판매품은 의외로 다양하다. 자연 채취한 나물류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등이 있다. 특히 나물류는 취, 곰취, 홈취, 묵나물, 삽대싹 말린 것, 도라지, 더덕 등이 있다. 국립공원 지정 전에는 나물 채취가 자유로웠지만, 국립공원 지정 후에는 국립공원법에 의하여 무단 채취가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단다. 그렇기에 일부러 국립공원 경계 바깥지역에서 채취해야 하기에 힘이 많이 든다고 한다. 잡곡류로는 콩, 팥, 마, 도토리가루 등이다. 송이버섯 철이 되면 백로를 중심으로 3일 전이나 3일 후면 채취를 하는데 한 달 정도 직접 채취한다. 산림계 입찰을 거쳐 독점적으로 채취하는데 미륵리 송이버섯은 크기는 잘아도 향이 진하다고 한다. 그러나 근래 중국산 송이버섯이 수입되면서부터 수입 가격 때문에 덩달아 국산 가격도 하락하여 재미가 없단다.

간단하게 흥취를 낼 수 있는 음식 판매도 주요 수입원이다. 대표 상품이라 할 수 있는 칡동동주 1되와 안주 도토리묵 1접시는 각기 4,000원씩 합 8,000원으로 둘이서 기분 좋게 먹을 수 있다고 자랑한다. 수제비와 칼국수는 3,000원씩, 감자빈대떡 1접시 4,000원, 토종 닭볶음탕은 30,000원이다. 월악산 특산품인 고본주는 1L에 30,000원, 더덕주는 1L에 3,000원이다.

흥이 나서 한 잔 툇마루에 앉아서 먹다가 끝 무렵 쯤 되면 마즙 한 잔을 가끔 서비스로 주기도 한단다. 토산품 가게 주인의 푸근한 인심이 한 가닥 엿보이는 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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