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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처음 맛있는 공기를 먹었어요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9A030401
지역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병구

속가가 충남 공주라 하며 구체적 지명은 슬쩍 피한다. 굳이 들추고 싶지 않아 잠자코 있었다. 의외로 담담하게 출가 동기를 밝힌다.

성관 스님은 9남매의 3째 아들로 집안 형편이 어려웠다고 한다. 아버지는 자식들 교육이 힘들다고 하시고 어머니는 그래도 가르쳐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말씀을 중학교 때 우연히 엿듣고 학교를 안가고 촌에서 농사일을 거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부모님 모르게 울기도 많이 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더 이상 가치 없는 인간으로 살 바엔 일찍 죽는게 낫다’란 생각을 하고 조부모 산소에 성묘도 하고 집을 향해 부모님께 하직하고 공주 동일산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죽음을 향해 올라가는 각오로 올라가는 걸음은 무겁기만 했지만 숨이 차도 쉬지 않고 올라서 드디어 산 정상 바윗돌 위에 당도하여 큰 숨을 내쉬었는데, 그 때 생애 처음으로 맛있는 공기를 흠뻑 들이켰다. 그 순간 ‘나에게 이렇게 무서운 용기가 있을까, 이런 용기만 있다면 잡초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다’ 하면서 가지고 간 농약병을 내던지고 다시 집으로 돌아 왔다고 한다. 지금껏 부모님은 이런 사실을 모르실거라 믿고 있다. 어느 날 집안 큰형이 공주 갑사를 다녀오더니 스님들의 흉내 내는 것을 보고 불현듯 절로 가야겠다고 생각하였단다. 결심을 하고 나니 계룡산이 전부 부처로 보이기 시작했다. 18살에 갑사로 출가해서 겨울 한철 살았지만 모친의 서러운 눈물과 부모님의 승낙을 받고 오라는 절집의 요구로 다시 집으로 와서 3년을 보냈다. 결국 부모 승낙을 얻어 22살에 갑사로 재출가하여 5개월 사는 동안 훌륭한 은사 스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100일 기도를 발원하면서 갖고 있던 돈 5000원을 기도금으로 냈다.

100일 기도를 끝내기 전, 행자 반장이던 스님은 오전, 오후 고추밭의 풀을 뽑는 작업을 하고 저녁 예불을 올리기 전 몸을 씻기 위하여 행자 12명을 인솔하여 개울로 가는 중 갑사 재무스님이 다시 고추밭의 풀을 뽑으라는 전갈을 받았다. 그러나 스님은 행자 반장으로 하루 종일 했는데 또 시키는가 하고 이를 어기고 땀을 씻은 후 저녁 예불에 참여하였다. 예불 후 재무스님인 달마 스님이 부르더니 ‘너 같은 놈은 이 절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해서 갑사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리하여 만난 스님이 77대 법통을 이은 수원 용주사 전강 스님이었다. 5년 후 조계사에서 당시 재무스님을 만났는데 그 스님이 그때의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에 오히려 그로 인하여 100일 기도의 효험을 보았으니 그런 말씀 마시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출가는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세상을 착하고 어질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불교라면 굳이 택할 이유가 없다. 불교는 부처님을 믿는 종교가 아니고 법을 믿으라는 종교이다. ‘법당(法堂)’이란 곳은 부처님의 법을 믿고 법을 설하는 곳이기에 법당에 들어가라고 하는 것이다. 전강 큰스님은 “도를 깨달아 자신의 생사를 해탈하는 길을 가야 한다” 고 가르쳤다고 한다. 모든 사람이 다 죽는데 나만 영원히 산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하는 의심을 3년간 하였다고 한다. 결국 인과(因果)가 없더라도, 태어나지 않으려 해도 스스로 자제력이 없기에 내생(來生)에 태어나야 한다. 부처님 가르침은 자기가 갖고 있는 자기 마음을 자기도 모르기에 그 마음을 깨닫고 확인하고 견성하고 각성하면 그 것이 곧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부처님이라 하였다. 자기를 움직이는 마음자리가 항상 자기를 떠나지 않아야 한다고 하면서 불교의 가르침은 우주와 인간의 근본은 자기 몸뚱아리를 끌고 다니는 주인공이며 우주, 인간, 진리의 본체를 깨닫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굳이 출가의 변이라면 이로써 말한 것이라는 성관 스님. 78대 송담 스님과는 사형제 간이라 한다. 행자생활 3년을 거쳐 25살에 계를 받았으니 올해(2008년) 법랍 38년이 된다.

스님의 염불 소리가 청아하다. 나이 60을 넘긴 스님의 목소리로 보기 어려울 만큼 낭랑하고 가슴 속을 파고드는 염불이다. 스님은 염불을 특별히 배운 것이 없다고 했다. 좋은 소리는 타고 나는 것이라고 말을 싹뚝 자른다. 그러면서도 염불할 적에 망상을 갖고 있으면 감화력이 떨어지고 이 몸뚱이를 끌고 다니는 주인공이란 생각을 하면 천상 세계에 사는 사람처럼 행복하기에 염불 소리가 맑고 좋다고 한다. 성관 스님은 지금도 천일기도 중이라 염불을 한다. 대웅전 밖에서 가만히 들으면 참 좋다. 확성기를 틀어 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다.

[정보제공]

  • •  성관 스님(남, 대광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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