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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9D020204
지역 충청북도 충주시 엄정면 목계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어경선

목계마을에서 별신제나 백중놀이, 단오 등의 행사가 있을 때 풍물을 놀면,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쓴 농기(農旗) 앞에서 흥을 돋우던 놀이 중의 하나가 ‘제 머리 마빡’이다.

‘제 머리 마빡’은 허수아비 몸체에 큰 바가지를 연결한 형태로 제 손과 발이 인형의 제 마빡(이마)을 칠 수 있었다. 인형의 이러한 특성에서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한다. 이와 같은 유래담 외에 ‘최돌이 마빡’, ‘최고리 마빡’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 연유를 변종근 씨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예전 어느 때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목계마을에는 최돌이라는 좀 모자라는 팔푼이가 살고 있었다. 그는 매번 풍물을 치는 때가 되면 자신의 마빡을 ‘빡빡’ 소리가 나게 치면서 언제나 풍물패 앞에 나서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최돌이는 병으로 죽었는데 풍물을 치는 시기가 되자 마을 사람들은 최돌이가 없는 풍물이 재미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최돌이를 기리는 의미와 더불어 풍물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 ‘최돌이 마빡’을 만들어 풍물패의 앞에 서도록 했다. 그래서 그 이름이 ‘최돌이 마빡’이라고 정해진 듯하다. 그 후 최돌이에 대한 추억이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서 멀어지면서 그 형태에 따라 ‘제 머리 마빡’으로 변한 것 같다. 처음 만들어진 ‘최돌이 마빡’은 머리 부분을 바가지로 만들었기 때문에 빡빡거리는 소리는 매우 좋았지만 너무 쉽게 깨지기 때문에 나무를 깎아 머리 부분을 만들었다. 나무의 경우는 빡빡거리는 소리가 좋지 않기 때문에 좋은 소리가 날 때까지 속을 파서 만들었다. 특히 1940~1950년대에는 아버지 변덕성(아명 변근수) 씨가 잘 만들었다고 한다. 변종근 씨는 1972년에 아버지께서 만들던 것을 더듬어 ‘제 머리 마빡’을 만들어서 풍물을 놀 때 함께 놀았는데 호응이 좋아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제 머리 마빡’은 현재 변종근 씨가 제작하여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마을 사람들의 전하는 말에 의하면 “예전에는 다리를 들어 발로 머리를 칠 수 있게 만들었다” 고 하는데 지금은 개량하여 팔과 다리를 움직여 머리를 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현재의 ‘제 머리 마빡’은 작은 지게에 막대기로 연결되어 있어 등에 지고 풍물패에 앞장서서 흥을 돋우는데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마을 큰 나무에 매달아 놓아 구경하는 사람들이 마빡을 때려보곤 하였다고 한다. 마빡의 크기도 다양하여 현재와 같이 작은 것에서부터 어른 크기만 한 것도 있었다고 한다. 변종근 씨의 작업장인 ‘목계 풍물방’을 찾아가 보니 작업장 한쪽 구석에 ‘제 머리 마빡’ 시연에 사용되는 여러 종류의 인형들이 지게에 매달려 있었다. ‘최돌이 인형’, ‘땡중 인형’, ‘중마누라 인형’, ‘도깨비 인형’ 등이 있었다.

여러 인형을 보면서 이것들이 정말 움직여서 마빡(이마)를 때릴 수 있을까? 인형과 연결된 작은 지게를 정말로 질 수 있을까? 놀이 광경을 보지 못한 나는 궁금하기만 하였다. 눈치를 채신 변종근 씨가 ‘최돌이’라고 이름 붙여진 인형을 양쪽 어깨에 걸쳐 지게를 진다. 그리고는 어깨 위로 늘어진 끈을 잡아당기는데 정말로 다리가 들려 발이 머리를 때린다. 다른 끈을 잡아당기니까 팔이 돌아 손이 이마를 때린다. 신기하기만 하다. 놀이가 있을 때마다 여러 사람들이 여러 종류의 인형을 지고 놀이판에 나가면 장관일 것 같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실제로 인형을 지고 놀아본다면 좋은 추억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보았다.

[부록]

‘제 머리 마빡’ 인형을 실제로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도면(평면도, 측면도)을 그린다.

2) 원형을 제작할 나무에 도면을 옮겨서 평면도를 그린다.

3) 원형을 제작할 나무에 도면을 옮겨서 측면도를 그린다.

4) 손끌로 잔손질을 한다.

5) 잔 끌로 세부 조각을 한다.

6) 머리 뒷면을 파내고 전체 조각 모양을 정리한다.

7) 사금파리나 유리로 표면 마감질을 한다.

8) 팔과 다리로 쓸 자연목을 구한다.

9) 재료를 다듬으면서 도면에 맞추어 본다.

10) 필요한 곡선과 그 모양을 찾아 조각한다.

11) 작동에 지장이 없도록 다듬질을 정교히 한다.

12) 팔과 다리를 조립하여 작동을 점검한다.

13) 얼굴의 표정을 그린다.

14) 조립된 인형에 창호지 옷본을 뜬다.

15) 옷본에 가위로 마름질을 한다.

[정보제공]

  • •  변종근(남, 목계리 주민, 목계풍물방 운영)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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