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501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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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上典-下人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무주군 무주읍 읍내리 북리 마을 |
집필자 | 김선아 |
[정의]
전라북도 무주군 무주읍 읍내리 북리 마을에서 지혜로운 하인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상전 살린 하인」은 한 하인이 어린 시절 자신을 거둬 준 상전과 함께 여행을 하던 중, 도적을 만나 상전이 죽게 되자 기지를 발휘하여 상전의 목숨을 살렸다는 지략담이자 보은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상전 살린 하인」은 1992년 김경석이 편찬하고 무주군에서 간행한 『내 고장 전설집』의 133~135쪽에 수록되어 있다. 채록 시기와 채록 장소는 명확하지 않다.
[내용]
옛날 무주군 무주읍 읍내리 북리 마을에 큰 부자이면서 언제나 베풀며 산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나이가 들자 기운이 없어지기 전에 산천을 여행하고 죽는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믿음직하고 건장한 하인을 한 명 데리고 길을 떠났다. 그 하인은 어릴 적 부모 품에 안겨 엄동설한에 문전걸식하던 가족을 불쌍하게 여겨 부자가 문간채에 살도록 했던 아이였다. 부자는 자라나는 하인을 자기 자식 못지않게 귀여워했고, 하인도 자기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으로 상전을 모셨다. 여행을 하는 상전과 하인의 모습은 좋은 벗이나 부모 형제처럼 다정했다.
여행을 하던 상전과 하인은 어느 산모퉁이에서 장검을 든 도적을 만났다. 도적은 두 사람의 얼굴을 살피더니 누가 부자인지 알아채고 칼을 상전의 목에 들이대며 가진 것을 다 내놓으라고 윽박질렀다. 상전은 가진 것을 다 내놓으며 자신은 나이가 많아 지금 죽어도 상관이 없지만 젊은 사람은 며칠을 굶어야 하니 젊은이를 위해 밥값을 남겨 달라고 도적에게 청했다. 하인은 상전의 말을 가로막으며 도적에게 이 부자는 자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인데 원수를 갚기 위해 하인으로 속이고 일해 왔다며 자기 손으로 죽일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청했다. 이 말을 들은 상전은 기가 막혀서 하인에게 은혜를 모른다고 꾸짖었다. 도적은 이런 광경을 재미있게 구경하며 속으로 돈을 얻어서 좋고, 억울한 사람의 원수를 갚게 해 주니 좋은 일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고는 장검을 하인에게 주었다. 하인이 도적에게서 받은 장검을 휘두르자 상전의 목이 아닌 도적의 목이 땅에 떨어졌다.
믿었던 하인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참담한 심정으로 눈을 감고 있던 상전이 눈을 떴을 때 하인이 부자의 앞에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무례하게 군 점에 대해 용서를 빌었다. 상전은 생명의 은인인 하인에게 재산의 절반을 주고 충직하고 지혜로운 하인과 늘 가까이 지냈다. 상전은 하인이 죽게 되면 반드시 자기 곁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지금 무주군 무주읍 읍내리 북리 마을에 상전과 하인이 나란히 위아래로 묻혀 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상전 살린 하인」의 주요 모티프는 ‘꾀쟁이 하인’, ‘주인 목숨 구하기’ 등이다. 설화에서 상전과 하인의 관계는 보통 꾀 많은 하인이 어리석은 상전을 놀리거나, 꾀 많은 하인 때문에 상전이 망하게 되거나, 반대로 나쁜 상전이 하인을 괴롭혀 억울하게 죽이는 것이 많다. 「상전 살린 하인」은 꾀쟁이 하인 계열의 설화이지만 가족보다 서로를 위하는 상전과 하인의 관계로 나타난다. 상전의 목숨이 위태로워진 순간에 하인이 기지를 발휘하여 상전의 목숨을 구하고 더욱 막역한 사이가 된다. 상전과 하인은 수직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신분과 능력이 비례하지 않으면 관계가 전도되면서 긴장감을 주는 이야기가 많은데 「상전 살린 하인」에서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으면 지위에 상관없는 진정한 우정이 성립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