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501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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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 장기리 |
집필자 | 김선아 |
수록|간행 시기/일시 | 1992년 - 「선비와 도둑」, 『내 고장 전설집』에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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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지명 | 이목 -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 장기리 |
관련 지명 | 배나무골 -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 장기리 |
성격 | 설화|인물담 |
주요 등장 인물 | 선비|아내|도둑 |
모티프 유형 | 도둑의 개과천선 |
[정의]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 장기리에서 도둑을 감복시킨 선비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선비와 도둑」은 공부만 하여 고지식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한 선비가 아내의 심부름으로 베를 팔러 시장에 갔다가 만난 총각에게 속아 베를 도둑맞았는데도 끝까지 그 총각을 믿어 주며 감동시켜 총각이 다른 인생을 살도록 만들었다는 인물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선비와 도둑」은 1992년 김경석이 편찬하고 무주군에서 간행한 『내 고장 전설집』의 139~142쪽에 수록되어 있다. 채록 장소와 채록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
[내용]
옛날 무주군 안성면 장기리에 공부만 할 줄 알았지 세상일을 전혀 모르는 고지식한 선비가 살았다. 집안에 쌀이 떨어진 것도 모르고 글만 읽었다. 선비의 아내가 견디다 못해 장롱 속에 간직해 두었던 베 한 필을 꺼내 주며 시장에 내다 팔아 생선과 쌀을 사 오라고 하였다. 부인의 성화에 못 이겨 장으로 가던 선비는 가는 길목에서 잠시 쉬며 담배를 태우다가 한 총각을 만났다. 선비에게서 베 한 필을 팔러 가게 된 사정을 들은 총각은 자신이 대신 베를 팔아 생선과 쌀을 사다 주겠다고 했다. 선비는 어려운 일을 대신 해 주겠다는 총각의 성의에 감탄하면서 베를 총각에게 주고 하루 종일 총각을 기다렸지만 총각은 나타나지 않았다. 총각은 도둑이었고, 물건을 훔쳐 달아난 도둑이 다시 나타날 리가 없었다. 선비는 베를 팔지 못해 총각이 돌아오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미안해하며 집으로 돌아가 아내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말했다. 아내는 도둑이라고 말했지만 선비는 믿지 않았다.
선비는 다시 장에 가서 총각을 기다렸지만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도 선비는 장날마다 총각을 만났던 자리에 나가서 기다렸고, 때마침 그 곳을 지나던 총각이 선비를 보게 되었다. 총각은 선비가 자신을 믿고 아직까지 기다렸다는 것을 알고 놀라 장에 가서 생선과 쌀을 사 가지고 선비가 집으로 가기를 기다려 몰래 선비의 뒤를 따라갔다. 선비의 아내는 총각을 만나지 못하고 집에 돌아온 선비를 원망하면서 총각은 분명 도둑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비는 총각이 베를 파느라 고생하고 있을 거라며 조금 더 기다려 보자고 아내를 설득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총각은 선비가 자신을 믿어 준 것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고, 선비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선비는 총각이 마음을 고쳤으면 된 것이라며 총각의 손을 잡아 일으켰고, 그 후 도둑은 바른 마음을 먹고 열심히 살았다. 다음날 선비의 집 앞에는 고운 배나무 두 그루가 선비의 마음처럼 예쁘게 꽃을 피웠다.
무주군 안성면 장기리는 지금까지 도둑 없는 살기 좋은 마을로 알려져 있고, 봄이 오면 배꽃이 온 동네를 덮을 정도로 피어서 ‘배냉기’, ‘배나무골’로 부르게 되었으며, 지금은 ‘이목리(梨木里)’라고 부른다.
[모티프 분석]
「선비와 도둑」의 주요 모티프는 ‘도둑의 개과천선’이다. 도둑을 감복시킨 선비의 이야기는 설화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선비와 도둑」에서 세상일에는 어리숙하지만 사람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은 선비를 만나 도둑이 개과천선하여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선비는 자신의 베를 도둑맞은 지도 모를 정도로 어리숙했지만 선비가 지녔던 인간에 대한 믿음은 나쁜 사람을 바르게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