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남원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무늬가 없는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토기.

[개설]

무문토기는 청동기시대에 사용된 대표적인 토기이다. 신석기시대 널리 사용된 빗살무늬토기에 상대되는 말로 사용된다. 무문토기는 빗살무늬토기에 비해 태토가 정선되지 못하고, 기벽이 두꺼우며, 색조는 노천요에서 낮은 온도로 구워져 적갈색을 띠고 있다. 기형은 대부분 납작 바닥이며, 기종이 다양하다.

무문토기는 지역에 따라 기종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압록강 하류역의 미송리식 토기, 압록강 중류역의 공귀리식 토기, 두만강 유역의 공렬토기, 청천강 이남 평안도와 황해도 지역의 팽이형 토기, 한강 유역의 가락식 토기, 충청남도 일원의 송국리식 토기 등으로 구분된다. 초기철기시대에 유행한 검은간토기와 덧띠토기 등도 무문토기의 범주에 포함된다.

남한 지방의 무문토기는 전기·중기·후기·말기의 4기로 구분된다. 전기는 동북 지방 무문토기(공렬문토기, 구순각목토기, 적색마연토기)와 서북 지방의 무문토기(팽이형 토기)가 남하하여 한강 유역을 중심으로 하는 중부 지방에 유입되고 이어서 양 문화가 융합되어 새로운 유형의 토기 문화로 변화하는 시기이다.

중기는 전기의 동북계 토기가 계속되면서 적색 마연호와 채문토기가 유행하고 송국리형 토기가 금강 유역에서 발생하여 남하하는 시기이다. 후기는 중국 요령 지방 청동기 문화의 영향을 받아 중부 이남의 독특한 한국식 동검 문화가 형성되는 시기로 점토대토기와 흑색 마연장경호가 대표적이다. 말기는 우각형 파수대 토기, 흑색 토기, 두형 토기가 계속 제작되나 덧띠토기는 구순 단면이 삼각형으로 변화되며 시루가 새로이 등장한다. 무문토기 중기는 요령식 동검 문화기, 후기와 말기는 한국식 동검 문화기와 중복된다.

무문토기는 철기 문화의 전파로 두드림무늬토기가 새롭게 등장함에 따라 점차 소멸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종래의 무문토기와는 질적으로 다른 경질 무문토기가 두드림무늬토기와 함께 유행하였다.

[분포와 대표 유적]

남원 지역에서 무문토기는 청동기시대의 주거지·고인돌 등에서 확인된다. 대표적인 유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고죽동 유적: 이 유적은 청동기시대의 주거지,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고분 유적이 복합되어 있는 유적이다. 청동기시대 주거지는 3기가 조사되었다. 주거지의 평면형은 방형 또는 말각방형이다. 유물은 석기와 토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1호 주거지에서는 반월형 석도·방추차·구순각목토기·공렬문토기·마연토기 등이 출토되었고, 2호 주거지에서는 무문토기·방추차·석부(石斧)·석착(石鑿)이 출토되었으며, 3호 주거지에서는 무문토기·석착이 출토되었다.

이 유적에서 무문토기는 공렬문토기나 구순각목토기 등이 출토되었다. 이 토기들은 동북 지방의 토기 문화가 동해안과 남해안을 통해 유입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인근에 있는 승주 대곡리·우산리·구산리 주거지에서도 공통적으로 볼 수 있어 이 지역들간의 교류 관계를 알 수 있다.

2) 세전리 유적: 이 유적은 1985년부터 1986년 5월까지 조사되어 원삼국시대 주거지가 확인되었다. 유물은 토기·청동기·석기 등이 출토되었다. 토기는 점토대토기를 포함한 무문토기 계통의 전통을 강하게 지닌 경질 무문토기와 두드림무늬 토기가 주류를 이룬다. 이 밖에 세형동검, 가락바퀴·그물추를 비롯한 토제품, 홈자귀·돌끌·돌칼 등의 석기도 출토되었다. 이러한 유물로 보아 세전리 유적은 청동기시대 후기부터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3) 신기리 고인돌군: 이 유적은 1987년 전북대학교 박물관에서 실시한 지표 조사에 의하여 확인되었다. 조사 결과, 고인돌 4기가 확인되었으며, 유적의 주변에서 무문토기편이 출토되었다.

이 밖에 택내리 유적과 금성리 유적 등에서무문 토기가 확인되었다. 이 무문토기 유적들은 고인돌이 조성된 시기와 같은 시기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