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04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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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舊石器時代 |
분야 | 역사/전통 시대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시대 | 선사/석기 |
집필자 | 오연숙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지역에서 뗀석기를 도구로 만들어 사용한 시대.
[개설]
우리 나라의 구석기시대는 지금으로부터 약 70만년 전까지 올려보고 있으며, 지역적으로 차이는 있으나 신석기 시대가 시작되는 1만년 전까지 영위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구석기인들은 동굴이나 바위 그늘에 거주하면서 뗀석기를 사용하였으며 수렵, 어로, 채집 생활을 하였다. 제주 지역의 경우에도 이와 다르지 않으며, 제주시 애월읍 빌레못 동굴과 서귀포시 천지연 유적 등이 알려져 있다.
제주도의 구석기 문화는 한반도 지역과 연륙되어 있던 빙하기에 유입된 것으로 보이며 현재 발굴 조사를 통해 확인된 유적은 서귀포시생수궤 구석기 바위 그늘 유적이 있다.
[서귀포 지역의 유적과 유물]
지금까지 제주도 구석기연구는 애월읍 빌레못 동굴과 서귀포시 천지연 유적을 중심으로 소개되어 왔다. 빌레못 동굴에서 발견된 큰곰, 큰 사슴, 노루, 황곰 뼈 등은 추운 기후에 살았던 동물 뼈들로서 이중에는 10만~4만년 전에 번성한 동물이 있어 연륙 당시 제주도로 유입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유적에서 발견된 석기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뒷받침되지 않아 구석기의 진위 여부에 대한 이견이 있다.
서귀포시 천지연 유적은 1975년에 천지연 폭포 근처에서 발견된 유적으로 긁개, 박편 석기, 홈날 석기 등이 보고되면서 알려진 유적이다. 그간 이 두 유적에 대해서 제주 지역 구석기 연구의 중요한 유적으로 알려져 왔지만 유적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석기 내용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아 문제점으로 남아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발굴 조사된 서귀포시생수궤 구석기 바위 그늘 유적의 발굴 성과는 제주 지역 구석기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생수궤 구석기 바위 그늘 유적은 천지연 폭포의 계곡에 위치하는 바위 그늘 유적으로 그간 천지연 유적으로 알려져 있던 곳이다. 천지연 유적의 정확한 지점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으나 현재 서귀포시에서는 생수궤 구석기 바위 그늘 유적을 당시 정영화교수가 유물을 발견한 지점으로 소개하고 있다.
생수궤 구석기 바위 그늘 유적은 제주 지역에서는 고고학적 발굴조사에 의해 확인된 첫 번째 구석기시대 유적으로 제주 고고학의 공백기인 구석기시대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유적이라 할 수 있다. 유적은 너비 8m, 내부깊이 6m의 규모이며 장축 방향은 N40°E 이다.
발굴 조사 결과, 긁개, 밀개, 톱니날 석기, 홈날 석기, 뚜르개, 새기개, 등칼, 복합 석기 등의 잔손질 석기와 돌날과 돌날몸돌, 좀돌날과 좀돌날몸돌, 격지 등 후기 구석기시대에 해당하는 유물이 다수 확인되었다. 잔손질석기는 주로 자연적으로 깨어진 판자돌이나 두툼한 격지의 일부분을 잔손질한 것으로 낙반석 한쪽을 부러뜨려 만든 석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또한 돌날과 좀돌날, 격지 역시 판자돌을 이용하여 제작한 것이 많다. 생수궤 구석기 바위 그늘 유적에서는 낙반석을 이용한 석기 제작 기술 즉, 자연적으로 떼어진 판자돌에서 순차적으로 격지를 떼어낸 ‘모서리 격지’ 기술이 주목된다. 이러한 기술은 한반도의 동굴 유적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생수궤 구석기 바위 그늘 유적 출토 석기 제작의 특징적인 면모라 할 수 있다. 이는 유적 주변의 지질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천지연 변에 형성된 조면암류 암벽은 켜를 이루며 편평한 상태로 떨어지는 성질이 있는데 유적 주변에 산재해 있는 낙반석들은 구석기인들의 돌감 확보에 있어 매우 유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암석은 암질이 비교적 치밀하여 격지나 돌날, 그리고 날카로운 날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낙반석의 가장자리만을 손질하여 간단한 석기를 만들기에 적당하였을 것이다. 이는 생수궤 구석기인들이 돌감을 확보하고 돌의 성질을 파악한 결과라 할 수 있어 그들의 자원 활용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유적에서 출토되는 석기의 99%가 조면암류임을 통해 알 수 있다. 유적의 형성 시기는 최후 빙하기의 해수면 하강 시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층위에 대한 OSL 분석 결과, 최하층에서부터 26,900±3,300 BC, 17,500±1,700 BC가 층서적으로 나온 바 있으며 유적의 형성 시기와 점유 연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서귀포 천지연 일대는 생수궤 구석기 바위 그늘 유적 이외에 구석기시대 유물 산포지[추정]와 바위 그늘 등이 보고 되고 있어 유적이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이 일대에 대한 정밀 지표 조사가 필요하며 이는 천지연 변의 선사인들의 생활 모습과 활동 영역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다만, 유적의 일부 구역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층위와 유물분석에 있어 다소 한계가 있으며 내부 퇴적토에 대한 성인, 연대, 구성 물질 등 지질학적인 분석이 본격적으로 이루진다면 서귀포 지역 구석기 문화에 대해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현황]
생수궤 구석기 바위 그늘 유적은 서귀포시 서귀동 795번지 일대이며 구 천지연 폭포 진입 도로의 단애면에 해당된다. 면적은 3,507㎡이다. 현재 천지연 난대림 보호 구역에 속해 있다. 조사 당시 바위 그늘 내부에는 식수로 사용하는 샘이 솟아 문화층이 상당 부분 유실된 상태였으며, 2003년에는 돌을 쌓아 정비한 상태였다. 발굴 조사는 바위 그늘 입구와 내부, 외부 경사면 일부에 해당하는 60㎡ 에 대하여 이루어졌다. 발굴 조사된 구역은 모래주머니로 복토된 상태이며 현재 보호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