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579 |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음식물/음식물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오영주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지역에서 토막 낸 갈치를 무와 함께 조린 반찬.
[개설]
서귀포 갈치는 ‘슬갈치’[가을갈치]라 하여 구시월 은갈치를 으뜸으로 친다. 겨울을 나기 위해 몸을 잔뜩 불려 살과 기름이 많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가을철 계절 음식으로 서귀포 주민들이 늘 먹어왔던 갈치조림은 싱싱한 은갈치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조리법으로 만든 대표적인 지역 음식이다.
[연원 및 변천]
서귀포에서 제철 생선을 조리거나 볶는 것은 가장 흔한 조리법이다. 그러나 이 두 조리법의 차이는 그 경계가 모호하여, 생선에 무를 넣고 국물이 조금 남아 있으면 조림이라하고, 무를 넣지 않고 국물이 없게 바짝 조린 것은 볶음이라 부른다. 그래서 갈치의 비릿한 맛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를 넣기 때문에 갈치볶음이라 하지 않고 갈치조림이라 한다.
1980년대 초 이후 관광 개발이 활성화 되면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향토 음식점이 여기저기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 음식점을 연 주인이나 조리사들은 대부분 타지에서 온 사람들인 까닭에 향토 음식점의 갈치조림은 제주식이 아니라 전라도 풍으로 육지화되었다.
[만드는 법]
갈치는 내장과 지느러미를 손질하여 7~8cm 길이로 토막을 내고 칼집을 넣는다. 무는 납작 도톰하게 썰어 준비한다. 먼저 눌러 붙지 않도록 냄비에 무를 깔고 그 위에 갈치를 놓는다. 간장과 물을 섞어 갈치가 거의 잠길락 말락 할 정도로 채우고 낮은 불에서 졸인다. 무가 다 익어갈 즈음 다진 마늘과 생강을 넣고 국물이 잦아지기 직전까지 졸인다. 요즘에는 무 대신 감자를 넣기도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서귀포 은갈치는 횟감으로 먹어도 좋을 정도로 싱싱하고 담백한 맛이 있다. 무와 간장만으로 조림을 해야 은갈치의 참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토박이들은 예전의 조리방식을 그대로 따른다. 그러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음식점에서는 갖은 양념을 넣은 조림장에 고춧가루나 고추장이 듬뿍 들어간 소스를 얹어 붉은색 갈치조림을 만든다. 또한 조림인지 찌개인지 모를 정도로 국물이 조림 위를 덮기도 한다. 예전부터 먹어왔던 싱싱한 갈치 맛을 살리는 서귀포 조리법은 사라지고, 전라도 풍의 갈치조림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