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5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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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甘酒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음식물/음식물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오영주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지역에서 ‘보리골[엿기름]’을 우린 물에 좁쌀밥을 넣어 당화시킨 전통 음료.
[개설]
보리 엿기름을 우려낸 물에 쌀밥 대신 좁쌀밥을 넣어 장시간 당화시켜 만든 식혜의 일종인 무 알콜성 좁쌀감주이다. 보통 용도에 따라 생감주와 감주로 나눈다. 생감주는 당화 후 끓이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토신제나 무속 의례 등 토속 신앙의 제물로 사용된다. 감주는 당화 후 끓여 더 농축하여 단 맛과 점성을 증가시킨 음료로 유교식 기제사나 일반 음용을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연원 및 변천]
육지에서 감주[또는 식혜]는 쌀밥을 주원료로 사용하나, 서귀포 지역에서는 좁쌀로 만들었다. 또한 육지의 감주는 거르지 않은 채로 끓여 제조하나, 서귀포의 좁쌀감주는 당화 후 낱알을 여과하여 나온 여액을 사용하는 점이 다르다. 조리 과학적으로 감주는 맥아에 포함된 당화효소인 아밀라제와 곡물의 전분을 반응시켜 전분을 맥아당으로 분해시킨 것이다. 이러한 당화 기술이 언제부터 음료 제조에 응용되었는지 그 연원을 알 수 없으나, 서귀포 지역에서 무속 신앙의 제물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다는 점으로 보아 보리 재배의 역사와 함께해온 것으로 생각된다. 1970년대 후반 탄산 청량음료 등 가공 음료가 제수용으로 대체되면서 좁쌀감주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만드는 법]
맷돌에 갈아 가루로 만든 ‘보리골’[맥아, 엿기름]을 미지근한 물에 넣고 잘 주물러 물을 우려낸다. 차조밥을 지어 식힌 것을 엿기름을 우려낸 물에 풀어 용기에 담아 아랫목 따뜻한 곳에 이불을 덮어둔다. 한나절[약 8시간] 지나 단맛이 나면 밥알을 망사에 걸러내고 여액을 솥에다 끓인 후 단맛이 진해질 때까지 낮은 불에서 은근히 끓이면 완성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서귀포 지역은 논이 드물어 쌀은 적고 밭농사가 대부분이어서 좁쌀과 보리가 주곡이었다. 그래서 육지와는 달리 쌀을 이용한 감주는 없고, 대신 좁쌀을 이용한 좁쌀감주를 만들었다. 좁쌀감주는 의례용 제사상 차림에 술과 함께 음료로 올렸다. 상례가 끝난 후 저승사자를 위한 ‘체시상’, 망자를 묻기 위한 묘지의 토지신을 위한 토신제, 심방이 무가를 부르고 춤을 추며 굿을 하는 당제[1월 신과세제, 2월 영등굿, 7월 마불림제, 10월 시만국대제] 등 무속 의례의 상차림에는 생감주를 쓴다.
반면에 유교식 기제사 상에는 생감주를 끓여서 단 맛과 점성을 증가시킨 감주를 쓴다. 무속 의례에서 끓이지 않은 생감주를 제물로 올리는 것은 신성한 신선을 위한 음식으로 인간의 음식과 다른 신성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서귀포 지역에서는 날 음식을 올려야 신이 응감을 잘 한다고 믿어 유교식 마을포제에도 생감주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