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001505
한자 言語
영어공식명칭 Languag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충청남도 부여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광호

[정의]

충청남도 부여 지역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체계 및 특성.

[개설]

한 지역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시간의 흐름이나 주변의 영향에 따라 항상 변화의 모습을 나타낸다. 이로 인하여 한 언어 안에서도 어떤 지역의 방언인지에 따라 음운, 문법, 통사, 어휘 등 각 체계마다 차이가 나타난다. 부여는 충청남도 남부에 있으며, 동쪽으로는 논산시, 서쪽으로는 보령시와 서천군, 북쪽으로는 공주시와 청양군, 남쪽으로는 전라북도 익산과 군산시와 접하여 있으므로 언어적 특징에 있어서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역사적으로는 백제 후기의 도읍으로서 현재의 부여, 공주, 논산, 전주, 군산 등지에서 쓰였던 백제어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부여 지역의 언어 양상에 대하여 역사적인 사실과 일부 학자들의 연구를 통하여 설명되려는 시도가 있어 왔으나 아직 충분하지 못하며,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부여 지역의 언어에 대한 제반 특징을 분명하게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여의 방언권]

부여의 방언권 설정은 충청남도 방언권의 구획과 깊은 연관을 지닌다. 방언권은 구획하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분류가 가능하다. 우선 1977년 『이숭녕선생 고희 기념 논총』에 게재된 「충청 방언의 모음 변화에 대하여」에서는 충청남도를 중심으로 살펴보았을 때 하위 방언권은 차령산맥(車嶺山脈)을 기준으로 서북부와 동남부로 크게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서북부와 동남부 방언 구분은 지리적 관점에서 충청남도를 관통하는 차령산맥을 중심으로 방언권을 구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위의 핵방언권에 대한 구분으로는 크게 세 개의 방언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방언권은 서천, 보령, 부여, 청양, 공주, 논산, 연기, 대덕, 금산이고, 두 번째 방언권은 서산, 당진, 홍성, 예산이며, 세 번째 방언권은 아산, 천원, 천안, 보은이다. 첫 번째 방언권에 속하는 부여는 차령산맥의 동남부 중 경기에 가깝지 않은 방언권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부여 지역의 주요한 지리적 특성 중 하나로서 부여를 가로지르는 금강(錦江)을 기준으로 하여 방언권을 구획하는 것도 가능하다. 과거 금강의 수계를 중심으로 한 수운이 번성하였으므로 부여·홍산·석성 등지의 물산들은 금강을 따라 이동하였으며, 지역 간의 교류 역시 금강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금강의 물길을 통하여 지역 간의 언어 접촉이 진행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금강을 기준으로 방언권을 구분할 때 금강의 상류 방언권에는 옥천과 금산 등의 지역이 해당하고, 중류 방언권에는 공주와 부여, 청양 등의 지역이 해당하며, 하류 방언권에는 익산, 옥구, 군산, 서천 등의 지역이 해당한다. 금강을 기준으로 방언권을 나누었을 때 부여 지역은 금강의 중류 방언권에 해당한다. 금강 중류 방언권은 충청도 방언권을 형성하는 동시에 마한부터 백제까지 동일 문화권의 역사적 배경이 밑바탕을 이룬다는 특징을 지닌다.

[부여의 언어 특징]

부여 지역의 언어는 충청 방언의 일부로서 다양한 특징을 나타낸다. 부여 지역의 언어 특징 중 음운적인 특성으로는 어두 경음화, 음성적 구개음화와 같은 현상들을 제시할 수 있다. 우선, 어두 경음화는 '삯+이'→'쌔기', '삶+지'→'쌈찌'처럼 어두에 나타난 평음을 경음으로 변음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음성적 구개음화의 경우에는 '짐치[김치]' '지름[기름]', '질다[길다]'와 같은 'ㄱ'의 구개음화, '치[키]'와 같은 'ㅋ'의 구개음화, '성[형]'과 같은 'ㅎ'의 구개음화 등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여수[여우]', '무수[무]'와 같이 중세 국어의 반치음 'ㅿ'이 'ㅇ'이 아닌 'ㅅ'으로 바뀐 어형들이 많이 나타난다.

부여 지역의 언어 특징 중 문법적 특성 중 어떤 일의 조건이나 가정 등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으)면'은 '-(으)문'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가-+-(으)면'은 '가문'이 된다. 동작이나 상태 따위가 동시에 겸하는 것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으)면서'는 '-(으)먼서'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먹-+-(으)면서'는 '먹으먼서'가 된다. 추정의 선어말 어미 '-겠-'은 '-겄-'으로 나타난다. '하-+-겠-+-다'가 '하겄다'가 되는 것이다. 이는 부여 지역의 고유한 방언적 특성이라기보다는 부여와 인접한 충청 지역 제반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부여 지역의 언어 특색은 어휘의 측면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부여 지역에서 주로 사용되는 어휘들은 부여의 각종 생활 의례나 민속 등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 부여 지역의 생활사를 확인할 수 있다는 데에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부여 지역의 세시풍속과 관련하여서는 “남자는 찰밥 아홉 그릇을 먹고 나무 아홉 짐을 해야 좋다”와 같은 길조어가 전한다. 기우와 관련하여서는 “여자들이 도깨비 놀면 비가 온다”와 같은 길조어가 있다. 풍수와 관련하여서는 “집터는 주인과 운이 맞아야 한다”와 같은 길조어 등이 전한다. 한편, 금기어에는 부여 지역의 농업이나 일반 생활과 관련하여 “고드름을 따면 벼 삭는다”, 어업과 관련하여 “여자가 고깃배에 타면 부정 탄다” 등이 있다. 속담에는 부여 지역의 농사와 관련하여 “게으른 놈은 칠석날에도 밭에 간다”, 가정 신앙과 관련하여 “돌팍도 놓고 사뭇 빌면 걷는다” 등이 전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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