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8015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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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祈子儀禮 |
영어음역 | Gija Uirye |
영어의미역 | Rites for the Birth of Male Descendants |
이칭/별칭 | 기자풍속,기자신앙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북도 고창군 |
집필자 | 황금희 |
[정의]
전라북도 고창 지역에서 아들을 낳기 위해 행하는 여러 가지 의례.
[개설]
기자 의례는 아들을 낳지 못한 부인이나 집안에서 이를 기원하는 습속이다. 이를 ‘기자 풍속’, ‘기자 신앙’이라고도 한다. 자식 얻기를 기원하는 주체자의 행위에 따라 치성 기자(致誠祈子), 주술 기자(呪術祈子), 주물 기자(呪物祈子)로 분류할 수 있다. 아들을 갖고자 하는 개인이 행하는 의례이기 때문에 정해진 의식 절차가 있지는 않지만 전국적으로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종류]
치성 기자는 초월적인 존재나 또는 영험이 있다고 믿는 자연물에 치성을 드리는 유형이다. 기원 대상은 산신, 용신[용왕], 삼신, 칠성 등의 신(神)과 기암거석, 거목, 당산 등의 자연물이다. 의례 방법은 촛불을 켜고 정화수를 떠놓고 손을 비비는 비손 형식으로, 대부분 이른 새벽에 은밀히 행해진다.
주술 기자는 특정한 약물이나 음식을 먹는 유형이다. 아들을 낳은 산모에게 첫 국밥을 해 주고 그 집에서 준비해 두었던 것을 가져다 먹기도 하고, 아이 낳은 집 금줄에 달려 있는 고추를 몰래 가져와 달여 먹기도 한다. 또한 돌부처의 코를 깎아 갈아 마시기도 한다.
주물 기자는 특정한 물건을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은밀한 장소에 숨겨 두는 유형이다. 부적을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베개 속에 두기도 하고, 도끼를 만들어 몸에 지니기도 한다. 또 아들을 낳은 산모의 피 묻은 고쟁이를 몰래 가져다 입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주술 기자와 주물 기자는 대체로 은밀하게 행해지기 때문에 민간에서 널리 행해졌지만 그 광경을 목격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고창 지역에서 기자 의례는 치성 기자가 더 보편적으로 보인다. 고창 지역에서도 기자 의례와 관련한 여러 가지 사례들이 발견된다.
[절차]
1. 석교마을의 기자제(祈子祭)
흥덕면 석교리 석교마을 기자제는 아들 갖기를 원하는 부녀자들이 정월 대보름날 석교리에 있는 남근석(男根石) 앞에서 세발심지에 불을 돋우고 아들 하나 점지해 줄 것을 기원한다.
2. 죽곡마을의 기자치성
심원면 주산리 죽곡마을 큰 재 밑에 둠벙[샘]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 가서 빌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한다. 유왕[용왕]과 산신에게 아들을 점지해 달라고 빈다. 공들이러 가려면 7일 전부터 궂은 음식 안 먹고 궂은 데 가지 않고 궂은 것도 안 보고 목욕재계한 후 새벽에 아무도 없을 때 산으로 올라간다. 이때 왼새끼로 연결한 물병 2개를 목에 두르고 가서 샘물을 담아 와서 마신다. 샘에 도착하면 우선 샘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이끼와 개구리 같은 것들이 없도록 샘물을 모두 품어낸 다음 새물이 고이면 가지고 간 양초와 음식을 샘 앞에 놓고 비손한다.
마을의 한 아주머니는 섣달그믐에 떡시루와 밥, 국을 가지고 이 샘에서 공을 들이고 돌아와서 돼지 4마리를 잡는 꿈을 꾸고 아들 4형제를 낳았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장성할 때까지 샘에 가서 감사 치성을 드리다가 나이 먹어 산을 오를 수 없게 되어서야 가지 않았다고 한다. 이 샘은 상수도가 공급된 이후 오랜 기간 사람이 다니지 않아 풀이 무성해 지금은 샘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도 없다고 한다.
3. 가평마을의 주술기자
신림면 가평리 가평마을에서는 아들을 낳고자 하는 부녀자는 토란의 꽃을 따다가 다려 마시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토란의 꽃봉오리 모양이 남자 아기의 성기를 닮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 먹어야 효험이 있으며, 아이의 성별이 정해지고 난 다음에 먹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한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현대 문명과 의술의 발달로 과거의 민간 신앙에 근거한 기자 의례들이 대부분 행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아들 낳는 방법 중에 요즘도 자주 행해지는 것은 용하다는 한약방에 가서 한약을 지어 달여 먹는 것이다. 타지에서 생활하는 자녀들에게 약을 지어 먹여 효험을 보아 아들을 낳았다는 사례가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