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8A030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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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전라북도 고창군 신림면 가평리 가평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한미옥 |
[먹고살려면 부지런해야 돼]
신림면 가평리 가평마을 이장 고남규 씨와 함께 현재 마을을 이끌어 가는 중요한 한 사람이 바로 고복상[1941년생] 씨다. 고복상 씨도 1969년부터 1972년까지 4년간 이장을 맡아 마을 일을 했고, 이후에도 반장과 개발위원장과 같은 여러 직함으로 마을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그리고 2009년 그의 공식 직함은 고색창연테마마을 운영위원장이다[2008년 12월 선출]. 물론 이런 직함들이 그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고향 마을에 대한 그의 애정의 깊이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가평마을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고복상 씨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당시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이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상급 학교 진학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때 못 다니는 사람 많았제. 그때만 해도 초등학교 안 나온 사람도 많애요. 국학[서당에서 한문을 배우는 것을 의미]을 주로 허고 그랬제. 그래, 자연히 배와지등만. 한글은 자연히 읽혀 지드라고요. 사람들이. [나는] 초등학교는 졸업했제. 보통 그 정도로 끝나 버렸어요. 그때만 해도 중고등학교 나올라면, 나오기만 해도 밥술이나 먹는다고 [하는 집에서나 갔고], 시골에서는 그런 편이여.”
고복상 씨도 어려운 형편에 1956년 2월에 초등학교만 겨우 졸업하고 말았지만, 남들처럼 돈을 벌기 위해 객지로 나가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젊어서 군대에 있는 기간을 빼고 일생을 가평마을에서 살아온 그다. 본래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났기에 먹고살기 위해 참으로 부지런히 일을 했다. 그래서인지 자녀들이 모두 장성하고 이제는 편하게 노후를 보낼 만하지만 지금도 그는 손에서 일을 놓지 않고 산다. 2007년 3월부터는 오디 농사도 새로 시작해서 2010년에는 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이 마을 일에 관심을 가졌으면 해]
개인이 잘 살면 마을도 잘 사는 것이고, 마을이 잘 살면 개인도 잘 사는 것이라는 믿음이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에게도 늘 아쉬운 것이 있다. 바로 젊은 사람들이 마을 일에 관심이 적다는 점이다.
“젊은이들도 있지마는, 근게 있어도 자기들 생업에만 얽매인당게. 우선 먹고살기 어려운게. 그게, 지금 부락에서 헌신헐 사람이 그렇게 없고. 글 않으믄[그렇지 않으면] 능력 부족이 되고. 지금 70대들이 회장 일을 험서. 나도 내일 모레 칠십이여. 그런 사람들이 헌게. 인자는 절대 ‘느그들이, 젊은이들이 마을을 이끌어 나가야 헌다’고, 나는 그런 소리 허제. 인자, 젊은 세대교체를 해 줄 판이지, 지금. 그런디 지금 성의가 없은게 그러제. 젊은 사람들이 마을 일을 허라고, 늘 만나믄 그러는데. 그렇게 해야 동네가 좀 그러제. 아, 지금 나이 먹은 사람들이, 뭣 헌다고 허믄 히말이가[힘이] 팔려서.”
자기들 먹고 사는 것에만 관심을 두고 도무지 마을 일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요즘 젊은 사람들. 이러한 세태가 비단 가평마을만의 모습은 아닐 것이지만, 그래도 마을 젊은이들이 못내 서운한 고복상 위원장. 하지만 마을의 젊은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훗날 자신의 뒤 세대들이 들어와 편하게 살 수 있는 가평마을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고복상 씨는 부지런히 마을 안팎을 돌아다니고 있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