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701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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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나나스케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음식물/음식물 |
지역 | 전라북도 군산시 |
집필자 | 진용선 |
[정의]
전라북도 군산시에서 재배되는 울외를 청주 부산물인 술지게미로 절인 향토음식.
[개설]
'울외장아찌'는 참외과에 속하는 덩굴 식물인 울외를 소금에 절여 수분을 뺀 다음 청주 술지게미로 자연 발효시킨 식품이다. 실온에 장기간 두어도 변하지 않고 물러지지 않으며 아삭아삭한 맛과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한 저장 식품이다. 울외장아찌는 밑반찬으로 좋으며 단무지 대신 울외를 넣어 만든 김밥, 울외 주먹밥, 울외 빵 등으로 다양하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식품이다
[연원 및 변천]
울외는 박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덩굴 식물이다. 참외와 비슷한 식물로, 참외에 비해 단맛이 없고 크기가 크다. 생과일로 먹지 않지 않는다 것이 참외와 많이 다르다. 울외는 한국인에게 생소한 작물이다. 그래서 근래에 이 땅에 유입된 작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계통이 참외와 유사하다. 참외가 기원전에 우리 땅에 전래된 것을 생각하면, 울외 전래에 대한 기록이 구체적으로 없다 해도, 참외와 같은 경로[중국 유래]로 비슷한 시기[기원전]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1960년대 개량 참외가 보급되기 전 우리 땅 곳곳에 강서 참외, 감 참외, 골 참외, 꿀 참외, 백 사과, 청 사과, 성환 참외, 개구리 참외, 줄 참외, 노랑 참외, 수통 참외 등으로 불리던 재래종이 숱하게 있었는데 그 중에 지금의 이 울외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울외는 중국과 일본 등에서는 흔히 먹는다. 월과(越瓜), 채과(菜瓜), 백과(白瓜) 등으로 표기한다. 요리법도 다양하여 대과종은 절여서, 소과종은 생채요리를 해서 먹는다.
울외라는 이름은 최근에 지어진 것이다. 일본에서는 백과(白瓜)라고 쓰고 시로-우리(しろ-うり)라 읽는데, 일제 시대에 '우리'[瓜]를 '울'로 따오고 여기에 참외의 '-외'를 붙여 이런 이름을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울외는 습기가 많고 더운 지역에서 잘 자라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 지방에서 주로 재배한다. 4~5월에 모종을 내어 6월부터 수확을 한다. 길게는 9월 초까지 열매를 거둔다. 바닥을 기는 덩굴에 노란 꽃이 피며 줄기의 가시는 억세다. 어린 열매는 녹색이 짙고 익어 갈수록 흰색이 강해진다. 일본에서는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고 있으나 국내에는 한 품종만 보인다.
전라북도 군산의 울외 재배 면적은 12㏊ 정도로 전국 울외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군산의 울외는 대부분 술지게미 절임으로 가공된다. 술지게미는 청주를 생산하고 남은 찌꺼기를 쓴다. 군산에는 술지게미 절임으로 울외를 가공하는 공장이 아홉 곳이나 된다. 울외술지게미 절임을 우리말로는 울외장아찌라고 하나, 일본 말인 나라즈케[군산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나나스케로 부른다]로 더 알려져 있다. 군산의 울외 장아찌는 일제 시대에 이식된 일본 음식이며, 그래서 그 이름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채소 절임이 발달해 있다. 채소를 소금, 식초, 된장, 쌀겨, 술지게미 등으로 절여 저장하는데, 이를 츠케모노라 한다. 츠케모노 중에 술지게미로 절이는 것을 나라 즈케라 한다. 일본의 나라[奈良] 지방에서 특히 이 음식이 발달하였다. 나라 지방에는 예부터 청주 양조장이 많았는데 양조장에서 나온 술지게미가 흔하여 여기에 채소를 절이는 식품이 자연스럽게 발달하였다. 술지게미에 오이나 수박, 생강 등을 절이기도 하지만 특히 울외로 절인 것이 유명하여 나라즈케라 하면 울외장아찌만을 특정하기도 한다.
군산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다. 당시 일본식 청주 양조장도 있었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나라 즈케가 군산에 크게 번졌다. 현재도 군산에는 국내 유일의 대규모 청주[정종] 주정 공장[롯데 주류, 구 백화 양조]이 있으며, 울외 가공 공장들은 여기서 술지게미를 받아다 울외장아찌를 담는다.
[만드는 법]
울외는 살이 무르기 때문에 따자마자 가공을 하여야 한다. 세로로 반을 갈라 씨앗을 파내고 그 자리에 소금을 채워 하룻밤을 재운다. 하루가 지나면 꺼내어 다시 물로 씻어 이틀간 꾸덕하게 말린다.
설탕을 더한 술지게미에 건조한 울외를 박아 두면 장아찌가 된다. 짧게는 1주일이면 먹을 수 있다고도 하나 보통은 3개월 이상 숙성을 한다. 일본에서는 술지게미를 수차례 바꾸어 주면서 몇 년간 숙성을 하기도 하지만 군산에서는 한 번 담그는 것으로 끝낸다. 오래둘수록 울외장아찌는 색상이 짙어지고 발효 냄새는 강해진다. 밥을 주식으로 하는 식단에서 밑반찬으로 요긴할 수 있는 맛이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울외장아찌는 청주의 술지게미로 절여야만 특유의 맛과 향이 생긴다. 국내에서 청주를 대량 생산하는 곳은 롯데 주류 군산 공장이 유일하다. 이러한 까닭에 목포 등 타 지역에서 술지게미를 사러 온다. 주박의 양이 연간 약 154톤 가량으로 많지 않아, 농가 등으로부터 신청을 받은 뒤 일정 비율씩 나눠 준다. 그래서 울외장아찌의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
울외장아찌의 주산지인 군산도 1990년대 초반까지는 10여 곳에서만 만들었으나, 계속 늘어 60가구 정도의 농가와 업체에서 담근다. 특히 성산면[상작 마을이 반절 이상을 차지함]은 약 40가구 정도가 울외 재배 및 울외 장아찌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