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군산 지역 각 포구와 나루를 중심으로 각종 상업 활동이 전개되었던 장시.

[개설]

조선 시대 장시의 종류로는 읍시(邑市)·창시(倉市)·포시(浦市)·파시(波市) 등이 있었다. 읍시는 해당 읍의 관에서 맡아 다스리는 구역 주변에 서는 장(場)이고, 창시는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산물을 보관하던 사창과 해창 등 창고를 중심으로 발생했던 장을 이야기한다. 포시는 포구와 나루를 중심으로 하여 형성된 장시이고, 파시는 바다 위에서 열리는 어시장을 말한다.

이러한 장시는 조선 후기 농업 생산물의 증가와 유통의 필요성으로 인해 전국 각 지역에서 성행하게 되었다. 초기에는 한 달에 2~3회 개시되던 10~15일 장이었으나, 18세기 후반부터는 5일에 한 번씩 개시되는 5일장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이들 장시는 읍치를 중심으로 30~40리의 거리를 두고, 개시 일을 달리 개설하여 농민과 상인들이 각 장시를 이용할 수 있게 하였다.

군산 지역에도 읍시를 비롯한 다양한 장시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호남 읍지』 등 읍지류를 통해 확인된 장시로는 읍시와 포시가 있었다. 이 가운데 포시는 포구와 나루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주변 지역에서 생산된 산물들이 한양으로 운송되는데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역할을 했던 군산 지역 주요 포시로는 서포장(西浦場)·평사시(坪沙市)·경포시(京浦市)·경장시(京場市) 등이 있었다. 이러한 포시는 주로 교통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초기에는 인근 강경 시장의 역할을 보조하며 물품을 판매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러한 포시의 성행은 군산의 지방 재정 확충 및 상업 활동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각종 포시들은 활동을 통해 얻어진 이윤을 바탕으로 지방 관청에 장세를 납부하여 부족한 지방 재원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였다. 또한 포시를 중심으로 객주들이 왕래하거나 다양한 상인들이 정주함에 따라, 보조 유통 기구라 할 수 있는 점막이나 여점 등의 형성을 촉진하였다. 그리고 이때 형성된 점막이나 여점 등은 상설 점포로서 포시·읍시 등 정기 시장을 보완하는 소규모 상설 점포의 역할을 하였다. 이와 같은 포시의 발달은 포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객주들이 향후 자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해 주었고, 군산항 개항 이후 객주들은 포시에서 상행위의 경험을 통해 정부의 보호 아래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

[건립 경위]

조선 후기 농업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농업 생산력이 향상되고 유통을 위한 교환 경제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교통의 요충지인 포구 또는 하천과 해로(海路)를 연계하여 지방의 각종 산물 및 세곡 등을 운송할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군산과 같이 내륙과 해양의 산물이 교차하는 지역의 포구와 나루를 중심으로 토산물의 중간 기점 및 세곡 운송을 위해 포시가 개설되기에 이르렀다.

[변천]

군산은 내륙과 해양의 산물이 교차하고 산과 강으로 이루어진 지리적 특성으로 각종 포시들이 위치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되었다. 또한 미곡, 소금, 각종 해산물의 생산지 및 집산지로서 포시가 발전할 수 있는 배경을 갖출 수 있었다.

조선 후기 군산에 존재했던 포시로는 서포장·지경시(地境市)·경포시·경장시·평사시 등이 있었다. 이들 포시는 초기 관내에 있던 읍장(邑場)·신장(新場)과 같은 읍시와 서로 상권을 형성하며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다져 나갔다.

이러한 포시는 이후 인근 강경포와 전주의 상권이 확장됨에 따라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였다. 경포시(京浦市)는 강경포(江景浦) 대장권(大場圈)에 인접한 포시로 금강 하구로 나가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었다. 강경포의 시황에 따라 등락의 영향을 받으며, 1830년대까지 존속하였다.

경장시(景場市)는 전주가도(全州街道)와 경포천이 만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경포시를 대신하여 군산 지역 상품 유통의 중간 거점으로 부상하였다. 경장시는 서천으로 가는 도선장에 주변에 있었으며 서천, 강경, 전주, 태인 지방 등에 걸쳐 상품 거래를 활발하게 하였다. 19세기 전주대장권(全州大場圈)이 성장하자 경장시의 권역이 확대되었다. 이러한 경장시의 확대와 성장은 인근 지역의 인구 증가를 초래하게 되었다.

[활동사항]

군산 지역 포시에서는 포구와 해로를 이용해 중앙에서 필요로 하는 세곡과 각종 산물 등을 수송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군산은 해산물과 인근 평야 지대에서 생산되는 미곡들이 집산되는 지역이었고, 집산된 산물들은 포시를 중심으로 중앙 및 인근 강경 지역으로 운송하는 중간 기점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포시의 발달로 인해 주변 지역의 인구증가와 조세 납부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였다. 군산 지역은 포시들의 상행위와 납세로 인해 상업의 발전과 재정의 안정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