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201368 |
---|---|
한자 | 700年의 歲月- 阿羅 紅蓮 - |
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광정리|함안면 괴산리|가야읍 고분길 153-31[도항리 581-1]|함안대로 619-1[도항리 249-1]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고은영 |
[정의]
경상남도 함안군의 함안 성산산성 유적지 발굴 과정에서 수습된 700여 년 전 고려 시대의 연꽃 씨앗이 발아하여 피운 연꽃 아라 홍련.
[700년 전 고려의 연씨, 출토되다]
전국 최다(最多) 목간(木簡) 출토지로 유명한 함안 성산산성(咸安城山山城)[사적 제67호] 유적지의 저수 시설 내에서 연꽃 씨앗이 다수 수습되었다. 2009년 4월 2일 함안 성산산성을 발굴한 국립 가야 문화재 연구소가 15알을 인수하였으며, 2009년 5월 8일 함안 박물관이 함안 성산산성에서 세 알을 직접 수습하였다. 함안 박물관은 2009년 4월에 국립 가야 문화재 연구소로부터 인수 받은 씨앗 중 두 알로 2010년 4월 1일 한국 지질 자원 연구원에 연대 측정을 의뢰하였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추정 연대는 연꽃 씨앗 1이 760년 전[고려 중기, 1160~1300년], 연꽃 씨앗 2가 650년 전[고려 후기, 1270~1410년]이었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700년 전의 것이었다.
[700년 전 고려의 향기, 세상에 전하다]
연꽃 씨앗 12알을 사용하여 그 실체를 밝히려 하였다. 농업 기술 센터가 다섯 알, 함안 박물관이 세 알로 발아 시험을 실시하였다. 두 알은 연대 측정용으로 사용하였고, 국립 농업 과학원 농업 유전자원 센터 전시 보관용으로 두 알을 보냈다. 그리고 함안 박물관 냉동실에 여섯 알을 보관하였다. 이후 농업 기술 센터에서 발아 시험하고 있던 것을 종근 및 종자 유출 방지를 위해 함안 박물관이 회수하여[2010년 8월 11일], 함안 박물관 대형 화분으로 이식하였다. 그리고 도난 방지를 위해 야간 당직 근무를 철저히 하였다. 생육 과정 일지 및 관련 서류를 철저히 보관하였다.
농업 기술 센터의 경우 다섯 알 중 두 알이 발아하였다. 함안 박물관의 경우 세 알 중 한 알이 발아하였다. 보통 연꽃 씨앗의 경우 발아율이 100%에 가깝지만 출토된 연꽃 씨앗의 발아율은 저조하였다. 2010년 7월 7일 오전 7시에 연꽃이 얼굴을 내밀었다. 피어난 연꽃은 요즘 것과 달랐다. 꽃잎 길이는 요즘 연꽃이 6~13㎝ 이내인데 비해, 출토된 씨에서 피어난 연꽃은 13㎝ 내외로 길다. 꽃잎 수는 요즘 연꽃이 13~30개로 많은데 비해, 12개 전후로 적다. 꽃봉오리는 요즘 연꽃이 원형 또는 타원형인데 비해, 긴 타원형이다. 색깔은 요즘 연꽃이 짙은 홍색이나 선홍색이지만, 출토된 씨에서 피어난 연꽃은 꽃잎 아래가 흰색, 중간이 선홍색, 끝이 진한 홍색이다. 출토된 씨의 연꽃은 고려 시대 탱화 및 벽화의 모습과 같이 진화가 되지 않은 순수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특징이 있어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수십 종의 유사한 홍련(紅蓮)과 비교한 결과 같은 종은 찾을 수 없었다.
[아라 홍련으로 이름 짓다]
이 연꽃은 아라 홍련이라 이름 지어졌다. 아라(阿羅)는 가야 시대 함안 지역에 자리 잡고 있던 나라의 이름인 아라가야(阿羅伽耶)에서 따왔다. 고려 시대에 펴낸 『삼국사기(三國史記)』와 『삼국유사(三國遺事)』에도 함안은 아라가야로 기억되고 있었다. 연꽃의 모습이 고려 시대 불화나 불상에서 보이는 연꽃 대좌를 연상시켜서 아라 홍련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아라 홍련은 한 해 중 7~8월에 꽃을 피우며, 하루 중 오전 6~11시 사이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다.
개화된 모습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2010년 7월 7일 오전 7시에 아라 홍련이 개화되자, KBS 등 방송 3사 뿐만 아니라 신문에도 즉각 보도되었다. 지방지는 물론이고 중앙 일간지도 마찬가지였다. 「고려 연꽃 씨앗 700년 만에 활짝」[『경향 신문』 2010년 7월 7일], 「고려 연꽃 씨앗 700년 만의 개화」[『동아 일보』 2010년 7월 8일], 「칠백 년 잠 깬 홍련, 고려의 향기를 전하다」[『중앙 일보』 2010년 7월 11일], 「700년 전 씨앗, 연꽃으로 피어나다」[『경남 도민 일보』 2010년 7월 8일], 「고려 연꽃 700년 만에 꽃피우다」[『경남 신문』 2010년 7월 8일], 「700년 사연 품고 고귀하게 피어나다」[『부산 일보』 2010년 7월 8일] 등의 제목으로 신문을 수놓았다.
[아라 홍련, 함안의 브랜드가 되다]
아라 홍련 브랜드화 전략 위원회가 꾸려졌다. 국내에서 700년 전 연꽃 씨앗이 수습된 사례가 없고, 꽃 모양 또한 요즘 꽃과 확연하게 다르며 고려 시대 벽화나 탱화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순수한 연꽃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가치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아라 홍련 브랜드화 전략 위원회는 함안군 부군수를 위원장으로 하여, 15명 내외의 위원으로 구성되었다. 아라 홍련 브랜드화 추진에 동참하기를 희망한 군민, 군 의원, 공무원, 연꽃 관련 전문가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였다. 아라 홍련 브랜드화 전략 위원회의 역할은 연꽃 이름 작명, 향후 육종 방향 및 주관 부서 지정, 브랜드화의 모든 사항을 결정하는 것이다. 브랜드로 예시된 것은 700년 연꽃 단지 조성 관람객 유치, 700년 고려 시대 아라 홍련 연잎 차, 700년 고려 시대 아라 홍련 연근 상품 등이었다. 번식 방법은 순수 혈통 보존을 위해 연꽃의 번식 방법을 유성 생식[종자] 대신 무성 생식[뿌리]으로 하였고, 종자는 전량 회수하여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하기로 하였다. 연꽃 관련 스토리텔링 영상물도 제작되었다.
[아라 홍련 스토리텔링, 사람 속으로 들어가다]
1. 아라 홍련 단편 소설 「연화」
아라 홍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함안군은 2011년 8월부터 2012년 4월 30일까지 아라 홍련 단편 소설을 공모하였다. 공모전에서 박정원의 「연화」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하였다. 함안을 찾는 관광객에게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스토리를 전해 주고자 마련한 이 공모전에는 경기 28편, 경남 27편, 서울 21편, 부산 13편, 인천 9편, 경북 7편, 대구 5편, 충청 4편 등으로 광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123편이 응모되는 성황을 이루었다. 우수상에는 박진영[28세,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의 「안라의 홍련[아라 홍련]」, 서명순[42세,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부활하는 꿈, 아라가야」, 이정화[45세, 경상북도 구미시 고아읍]의 「아라 홍련, 천년의 미소」가 뽑혔으며 가작으로는 권우상[71세, 부산광역시 북구]의 「아라 홍련의 전설」 외 10명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대상을 차지한 박정원은 『영남 일보』 신춘문예상, 심훈 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실력자이다. 장편 『수남이』로 한국 문화 예술 위원회 창작 지원금 수혜자로 선정된 바도 있다. 이번 공모제에서 수상한 15편의 작품을 책으로 엮은 단편 소설집 『연화-아라 홍련 700년을 가슴에 품다』[2012년 8월]도 발행되었다.
단편 소설 「연화」는 주인공을 한국 지질 자원 연구원의 오연화 박사로 내세워 현재를 사실적이고 치밀하게 형상화하였다. 또한 1500년 전 아라가야와 700년 전 고려 시대를 대담하고 박진감 넘치는 판타지로 구사한 점이 대상을 수상한 이유였다. 특히 나라가 멸망한 아라가야의 왕족은 집안에서 태어나는 딸들에게 연화라는 이름을 대대로 물려주면서 나라의 의미를 아라 홍련과 동일시하였고, 마침내 아라 홍련이 피면서 연화가 그 동안의 굴레에서 해방되고 아라가야도 부흥한다는 내용으로서 문학적으로도 높은 점수를 받으며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견해로 당선작이 되었다.
「연화」와 치열한 다툼을 벌인 「안라의 홍련」도 아라가야 때의 한가운데로 들어가서 왕이 다스려야 하는 불의 힘과 흙과 물, 나무와 쇠를 다스리는 신녀의 힘을 결합하여 아라 홍련에 선명하고 강렬한 전설을 부여하여 높은 점수를 얻었다.
2. 아라 홍련, 무대에 오르다
연극 「아라 홍련」이 처음 무대에 올랐다. 2015년 11월 17~18일에 함안 문화 예술 회관 대공연장 무대에서 4회 공연되었다. 연극 「아라 홍련」은 극단 아시량[대표 김수현]의 지역 문화 콘텐츠로 발굴된 창작 작품이다. 함안 성산산성에서 수습된 700년 전 아라 홍련과 함안 말이산 고분군, 아라가야의 유물 등을 내용으로 한 창작 연극이다. 내용은 인간과 자연과 역사에서 나온 돌연변이면서 상서로운 행운으로 탄생한 아라 홍련을 인간들의 무수한 관계·숙명·생사·애증·희로애락 등과 연결해 자유로운 예술적 상상으로 표현해 낸 작품이다. 특히 함안 성산산성과 가야 고분에서 나타난 목간, 기와, 말 갑옷, 수레바퀴 토기 등 유적과 유물의 예측성과 의외성,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를 섭렵하는 시간과 현상으로 풀어냈다.
줄거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함안 성산산성 발굴 팀원인 조수연 수석 연구원은 함안 말이산 고분군 발굴 때부터 꿈과 현실에서 알 수 없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어느 날 산성에서 진흙층을 발견하고 천둥 번개와 함께 낯익은 공주가 나타나 무언가 찾아 달라는 수수께끼만을 남겨놓고 떠난다. 조수연 수석 연구원은 그것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자료를 통해 아라가야의 개국 설화부터 아라가야의 멸망에 이르기까지의 사연을 찾는다. 한편 평소 조수연 수석 연구원에게 따뜻한 애정을 가지고 있던 최순규는 짝사랑을 키워 가지만 조수연 수석 연구원은 말없이 곁을 맴도는 염화미소(拈華微笑)와 같은 강정우 차석에게 정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낯익은 공주가 찾아 달라고 한 것을 찾게 된다. 그것은 1500년 시공간을 훨훨 날아 우리 품으로 온 아라 홍련의 씨앗이었다. 아라 홍련은 아라가야의 순수성과 역사성을 상징하며 군주의 꽃인 동시에 백성의 꽃이다. 하지만 방사선 탄소 연대 측정 결과 700년 전의 씨앗이라는 결과가 나오고 조수연 수석은 700년과 1500년 사이의 사연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아라 홍련」은 2016년 3월 문화 체육 관광부의 레퍼토리 제작 개발 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 지원 사업은 지역 문화 특성을 반영한 지역 문화 예술 회관의 자체 프로그램을 제작하도록 문화 체육 관광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한국 문화 예술 회관 연합회가 사업을 총괄한다. 함안군 문화 체육 시설 사업소는 극단 아시량과 연극 「아라 홍련」으로 2500만 원의 작품 지원금을 받았다.
3. 아라 홍련, 역사 소설로 나오다
조정래(趙廷來)는 『칠지도 아라 홍련을 품다』라는 소설을 2014년 5월 31일 출판하였다. 조정래는 함안 군청 행정과에서 공무원 단체 담당 주사로 근무하면서 여러 차례 아라가야에 대한 소설을 쓴 작가이다. 소설 자체가 경남 문화 예술 진흥원이 주관하는 ‘2014 지역 특화 콘텐츠 개발 지원 사업’으로 선정되어 전자책으로 출판되었다. 또한 연극 공연을 위한 시나리오도 구상되고 있기 때문에 추후 아라가야의 연극을 볼 수 있는 등 다른 분야로 영역이 확장되는 의미도 있다. 이번 사업은 한국 예술 문화 단체 총연합회 함안 지회가 함안 군청과 함께 ‘말이산 고분군 세계 유산 등재를 위한 아라가야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이라는 사업명으로 2014년 3월 콘텐츠 개발 지원 사업에 응모해 최종 선정된 것이다. 사업 내용은 전자책 발간뿐만 아니라 소설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연극 시나리오 구성, 아라가야의 노래 작사, 작곡 및 시디 제작, 함안 군청의 소설 구입 및 배포 등이며 전반적으로 아라가야의 역사와 문화적 우수성을 홍보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소설의 내용은 함안 박물관에 근무하는 조인호라는 인물이 박물관을 찾아온 여성에게 아라 홍련과 아라가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제1장 ‘연꽃을 새긴 칼’은 1600년 간행된 『함주지(咸州誌)』에 나타나는 고려 말의 실존 인물을 토대로 아라 홍련과의 관계를 설정하였는데 아라 홍련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주명희라는 여자가 13살 때 원나라에 공녀로 갔다가, 다시 1372년(공민왕 21) 명나라 최초의 공녀(貢女)로 건너가 명나라 태조인 홍무제(洪武帝)주원장(朱元璋)의 총애를 받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제2장부터 제4장까지는 백제 왕자와 아라 공주, 칠지도와 아라 홍련의 관계를 묘사한다. 백제근초고왕(近肖古王)의 명령으로 칠지도(七支刀)를 만드는 부여 안정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함안 성산산성으로 와서 아라 홍련이라는 연꽃을 피우게 된 사연과 근초고왕이 준 칠지도를 들고 아라가야를 쳐들어왔다가 아라가야의 샛별 공주와 결혼하는 부여 무내가 나중에 왜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제5장 ‘말에 입히는 갑옷’은 함안마갑총(馬甲塚)에서 거의 완형으로 발굴된 말 갑옷에 대한 사연을 그린다. 부여 무내와 샛별 공주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부여 대용이 아라가야의 왕궁을 차지한 백제군을 몰아내는 과정에서 전사하면서 말 갑옷과 함께 묻힌다는 내용이다.
제6장 ‘칠지도 아라 홍련을 품다’는 부여 무내의 큰 아들인 부여 대발이 아화왕의 백제 땅 회복을 도운 후 자신이 사랑하게 된 사람을 칠지도를 걸고 설득해 결국 결혼에 성공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를 통해 칠지도에 내재된 세 가지 사랑의 의미를 완성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제7장 ‘되살아나는 아라가야’는 고서에서 보이는 주명희와 주원장의 사랑과 함께 주원장이 함안의 별호로 명명한 금라(金羅)의 의미를 되돌아본다.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 중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에 대해 발굴 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아라가야의 문화적 우수성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