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에 현재의 인천광역시 미추홀구가 속해 있었던 인천도호부의 부사를 역임한 문신.

[가계]

본관은 양천(陽川), 자는 경회(景晦)이다. 아버지는 결성 현감 허운(許雲)이고 할아버지는 동지돈녕부사 허순(許淳)이며, 증조할아버지는 허광(許礦)이다. 어머니는 감찰 이구정(李龜楨)의 딸이고, 처는 영월 엄씨이다.

[활동 사항]

허흔(許昕)[1543~1622]은 1579년(선조 12) 식년시(式年試) 문과에 급제하고, 1583년(선조 16)에는 별시 문과에 급제하였다. 이후 감찰, 형조 좌랑, 성균관 직강, 춘추관 편수관을 역임하였다. 1590년(선조 23)에는 경상도 도사(都事)가 되어 의령 현감으로 있던 정인홍(鄭仁弘)이 영송(迎送)에 무례하므로 그 일을 주관한 아전을 벌주니 칭송이 자자하였다. 그 뒤 기축옥사 때 정여립(鄭汝立)과 관련이 있다 하여 감옥에 갇혔다가 혐의가 없어 풀려났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평안도 도사로 평양을 수비하였고, 도차사원(都差使員)이 되어 왕실의 신주(神主)를 관리하였다. 왕을 호종한 공으로 절도사가 되었다. 얼마 뒤 정주(定州) 목사(牧使)가 되었으나, 서울로 돌아가는 후궁들에게 선물을 바치지 않았다 하여 모함을 받고 한때 파직되었다. 1597년(선조 30) 안변(安邊) 부사(府使)로 재직 중 남형죄(濫刑罪)로 다시 파직되었다. 이듬해 양주 목사로 재직 중 탐학하다는 죄목으로 또 파직되었다.

1599년(선조 32) 인천 부사로 부임해 1612년(광해군 4)에는 임진왜란 때의 공로로 위계(位階)가 올랐으나 폐모론(廢母論)이 일어나자 끝까지 정청(庭請)에 참여하지 않았다. 1615년(광해군 7)에는 죽주(竹州) 부사로 임명되었다가 나이가 70이라 하여 체차되었다.

[묘소]

허흔의 묘소는 서울특별시 강동구 고덕동 산93-2번지에 있다. 처인 영월 엄씨와 합장되어 있다. 봉분 앞 중앙에 묘비와 혼유석, 상석, 향로석이 갖추어져 있으며 양 옆에는 동자상 한 쌍이 자리하고 있다. 묘비는 방부원수형(方趺圓首形)이며, 전면에 “증 가선대부 예조 참판 겸 동지 경연 의금부 성균관 사행 통정대부 분 승정원 승지(贈嘉善大夫禮曹參判兼同知經筵義禁府成均館事行通政大夫分承政院承旨) 양천 허공 흔 지 묘/배 증 정부인 영월 엄씨 지 묘(陽川許公昕之墓/配 贈貞夫人寧越嚴氏之墓)”라고 음각되어 있다.

[상훈과 추모]

허흔은 임진왜란 때의 공으로 공신에 녹훈되었다가 인조반정 후 삭훈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