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남도 논산시 상월면 학당리에 있는 조선 중기 박증이 낚시를 즐겼던 바위.

[개설]

박증(朴增)[1461~1517]의 자는 익지(益之), 호는 암천(巖川)이며, 무안박씨 논산 입향조이다. 할아버지는 박이(朴頤)[1402~1478]이고, 아버지는 박임경(朴臨卿)[1436~?]이다. 어려서부터 영민하고 풍채가 빼어나며 대인장자 같다고 하여 기린(麒麟)이라 불렸다. 효심이 깊었을 뿐만 아니라 경서를 깊이 연구하여 나날이 문장이 훌륭해졌으며, 매월당 김시습 및 남효온 등과 지기를 트고 교우하였다. 박증은 단종 복위를 모의하다 화를 입은 외조부 성삼문을 회고하며 32세에 벼슬길을 버리고 학당리에 정착해 학문을 연구하고 낚시를 즐기면서 살았다. 조대암(釣臺巖)은 박증이 낚시하던 장소로 암천 서쪽 당점산 끝자락에 있다. 박증이 53세 되던 해인 1513년(중종 8) 동생 박호(朴壕)가 충청감사로 부임하여 찾아오자 그는 “형제가 서로 만나고 이별하는 것이 우연한 일은 아니나, 내가 그대와 처지가 다르고 뜻이 같지 아니하니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오직 임금 섬기는 데 힘쓰라.”고 하였다 한다.

[건립경위]

박증은 1492년(성종 23) 32세의 젊은 나이에 혼탁한 세정을 통탄하며 외조부인 성삼문의 유지가 가까운 충청도 계룡산 아래 니산(尼山)의 암천마을(일명 바우내)에 은륜자적(隱淪自適)하며 살면서, 「강호연군가(江湖戀君歌)」 등 시 7수를 남겼다. 박증은 평생 암천마을에 은거하면서 한가할 때면 조대암에 나와 낚시를 즐겼는데, 훗날 경암(敬庵) 윤동수(尹東洙)가 박증의 자취가 없어지고 잊혀질 것을 염려하여 조대암에 ‘암천처사조대’(巖川處士釣臺)라고 여섯 글자(크기 17㎝)를 쓰고 각자(刻字)해 놓았다.

[위치]

논산시 상월면사무소에서 지방도 691호선을 가다가 좌회전한 뒤 상월교, 학당교를 지나 약 2㎞를 더 가면 나오는 바우내마을에 있다.

[의의와 평가]

이해준(李海濬) 공주대학교 교수는 2003년 『암천박증과 모곡서원』의 머리말 「호서 예학의 탯줄 보인당(輔仁堂)과 박증(朴增)」이란 글에서 “호서 유학의 산실인 보인당(輔仁堂)이 건립되고, 모곡서원(茅谷書院)이 창건된 것은 성삼문 선생과 암천 박증의 청풍고절(淸風高節)을 추모하는 지역 사림의 열의가 뒤늦게나마 결실을 본 것이고, 후일 기호 학맥의 적통을 계승한 기라성 같은 호서 인재들이 모여서 학문을 연마하여 16세기 중엽 이래 호서 유학의 싹을 틔우고 기틀을 마련하는 둥지로서 기능하였다.”라고 기술하였다.

또한 윤사순(尹絲淳) 고려대학교 교수는 2005년 『암천 박증의 도학정신과 유물유적』에서 “암천의 은둔은 생육신의 대열에 참여한 것이고, 세조로부터 비롯된 모든 불의에 대한 무언의 시대적 저항이라는 적극적인 의미를 지닌다. 암천의 은둔은 선비다운 선비로 되려면 ‘어떤 종류의 불의도 행하지 않겠다’는 의행(義行)의 극치적 모범을 보인 철저한 자기희생으로, 사상적 기반은 ‘대장부(大丈夫)의 이념’에 있었으며, 대장부의 이념이 곧 암천 은둔의 사상적 기반이었다.”라고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