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시대 포천 출신의 문신.

[가계]

본관은 장수(長水). 자는 경문(景文), 호는 지천(芝川). 영의정 황희의 6세손으로 아버지는 행호분위 부호군(行虎賁衛副護軍) 황열(黃悅)이다.

[활동 사항]

황정욱(黃廷彧)(1532~1607)은 지금의 경기도 포천시 영중면 거사리에서 출생하였다. 1552년(명종 7) 사마시에 합격하고 1558년(명종 13) 식년 문과에 급제하여 사관이 되고 정언, 응교, 문학, 집의 등을 역임하였다. 1561년(명종 16) 호조 좌랑을 거쳐 해미 현감을 지냈다. 선조가 등극하자 널리 명유(名儒)를 불러 매일 경연(經筵)을 열어 강론을 들었다. 황정욱도 경연관에 발탁되어 강론을 하였는데, 논조(論調)가 명투(明透)하고 개절(凱切)하여 왕이 즐겨 들으며 싫증을 내지 않았다.

이때 대학자 노수신(盧守愼)이 유배에서 풀려 나와 함께 경연에 참여하고, 또한 대학자 기대승(奇大升)도 경연에 나와 경전(經傳)을 강론하니, 명망 높은 세 학자의 해박한 지식과 조리 정연한 강론에 왕이 매료되어 “아! 장하도다. 나의 어진 신하들이여!” 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때 황정욱, 노수신, 기대승을 3대 문사(文士)라 칭하였다.

1580년(선조 13) 진주 목사를 지내고 이어서 충청도 관찰사로 나아갔다. 당시 태조(太祖)의 아버지가 이인임(李仁任)이라고 명나라 회보(會報)에 잘못 기록되어 여러 차례 정정을 요청하였으나 시정되지 않았다. 때마침 명나라의 『대명회보(大明會報)』[명나라의 최대 법전]가 완성 단계에 이르자 당대의 최고 문사(文士)로 뽑혀 승지에 임명된 후, 1584년(선조 17) 종계변무 주청사(宗系辨誣奏請使)로 명나라에 가서 『대명회보(大明會報)』에 태조의 종계(宗系)를 바로 잡아 놓고 돌아와 정이품 동지중추부사가 되고 이어서 호조판서가 되었다. 1590년(선조 23) 종계변무의 공으로 광국공신(光國功臣)이 되고 장계 부원군(長溪府院君)[신하에게 내리는 최고의 작호]에 봉해진 데 이어 예조판서에 임명되고 이어서 병조판서에 전임되었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호소사(號召使)가 되어 순화군(順和君)[선조의 아들]을 배종하여 강원도에 가서 의병을 소집하는 격문을 팔도에 돌렸다. 왜군의 진격으로 함경도 회령에 들어갔는데 반역자 국경인(鞠景仁)이 왜적과 내통하여 임해군(臨海君)[선조의 맏아들], 순화군과 함께 잡혀 안변 토굴에 감금되었다. 이때 왜장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선조에게 항복을 권유하는 글을 쓰라고 강요하는 것을 거절하자 두 왕자와 그의 손자를 죽이겠다고 위협을 가하였다. 이에 황정욱의 아들 황혁(黃赫)이 아버지에게 알리지 않고 대신 써 주었다. 후에 이 사실을 안 황정욱이 항복 권유문이 거짓임을 알리는 글을 써서 왕에게 전달하였으나 이 글은 중간에서 없어지고 전달되지 못하였다.

이 사건으로 이듬해 시기하는 무리의 탄핵을 받아 길주에 유배되었으나 곧 왕의 특명으로 석방되어 관직에 복직되었다. 그러나 곧 사직소를 올리고 관직에서 물러나 경강(京江)의 노량 강교(江郊)에 집을 마련하고 산수 간을 주유하며 명유들과 회동하여 학문을 강론하고 시를 지으며 여생을 즐겁게 지냈다.

[학문과 저술]

황정욱은 고매한 인격에 심수(深邃)한 학식과 문장 그리고 시에 능하였다. 율곡(栗谷) 이이(李珥)가 감탄하여 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과 문장이 비교할 만하다고 칭찬하였다. 저서로 『지천집(芝川集)』이 있다.

[묘소]

묘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금승리 산7번지에 있다.

[상훈과 추모]

1607년 문정(文貞)이라는 시호가 내려졌다. 서울 대학교 박물관에 황정욱 영정이 소장되어 있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금승리 산7번지에 신도비가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