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범구가 초등학교 3학년 되었나, 그 무렵에 분당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그때 28평 아파트가 육칠천 갔었다. 그때 노씨 아줌마는 부업으로 벌어들인 꽤 큰 목돈을 쥐고 있어서 분당으로 이사갈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남편의 반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지금도 생각하면 아깝고 후회스럽다. 그때 그 일을 실행에 옮겼다면, 하는 말로 그때 그거 잡았다면, 노씨 아줌마의 인생길이 많...
범구는 노씨 아줌마의 큰 아들이다. 남편 강씨는 성남 상대원동 구석에서 이름도 없이 살지만, 범구만은 넓은 세상에 나가 살길 바랬다. 다행히 범구는 깐깐하면서도 화통하고 남자다웠다. 자기를 더 많이 닮은 큰 아들을 보면 노씨 아줌마는 뿌듯했다. 아들 범구는 공군사관학교를 가서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수술 자국이 있어서 불가능했다. 한동안 방황하는 범구를 노씨 아줌...
노씨 아줌마는 아이들 교육에도 열성이었다. 유치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학부모회는 가능한 전부 쫓아다녔다. 녹색어머니회 같은 교통 봉사 활동도 열심히 했다. 그렇지만 여기서도 노씨 아줌마는 한 가지 원칙을 지켰다. 학기 초 임원 선출이 있기 전까지는 그런 활동에 전혀 참석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는 그것이 나름대로 자존심과 명예를 지키는 방식이라고 굳게 믿었다. 치맛바람 날...
노씨 아줌마의 하루는 집안에서 시작해서 집안에서 마무리되었다. 그러다 보니 같은 동네에 사는 평범한 아주머니, 할머니, 그리고 앞집에 마주보고 살던 장애인 아주머니 정도가 대인 관계의 대부분이었다. 그들에게 노씨 아줌마는 아들의 이름, 범구 엄마로 통했다. 그들은 부업을 같이 하는 동업자였고, 삶을 함께 나누는 동반자였다. “할머니들이고 아줌마들이 우리집이가 사랑방 마치 그렇게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