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에 속하는 법정리.

[개설]

운북리(雲北里)는 옛 무림면의 중심점인 여분산(如粉山)[774m]이 있고 구림면을 관통하는 치천(淄川)이 발원하는 곳이다. 여분산 질재골 밑에 위치하며, 골짜기 한복판에 복지개를 엎어 놓은 것처럼 생긴 구릉에 용출되는 샘이 있는데 이곳이 구림천 발원지다. 또한 구림면 구암리 출신인 교주 강대성이 이끄는 갱정유도회(更正儒道會)의 세력이 번창할 때 포교 중심지가 여분산 질재골이었다. 행정리로 운항리(蕓項里)와 단풍정리(丹楓亭里)가 있다.

[명칭 유래]

운북리는 조선 후기 순창군 무림면 지역으로,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때 운앙리(雲泱里)·율북리(栗北里)를 병합하여 운항의 ‘운’ 자와 율북의 ‘북’ 자를 합하여 운북리라고 하였다. 1760년(영조 36) 발간된 『옥천 군지(玉川郡誌)』에 보면 운앙(雲央)이라 하여 높은 산이 구름 위에 쌓여 있다고 전해 오기도 한다. 구름 속에 싸여 있는 용이므로 주변이 조금도 틈이 없이 산으로 둘러 싸여 있다. 순창군에서 가장 높은 위치인 해발 400m에 형성된 마을이며, 마을에 들어서기 전에는 마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없다. 이 마을이 용의 목 부위에 형성되었기에 선인들이 이름을 붙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형성 및 변천]

『옥천 군지』 방리(坊里) 신증(新增) 편에 당시 구림면으로 통합되기 전의 행정 구역을 소개하고 있는데, 군(郡)의 서북방 8㎞[20리] 지점에 무림방(茂林坊)이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1897년(고종 34) 방(坊)을 면(面)으로 개칭하면서 무림방을 무림면(茂林面)으로 바꾸었다. 당시 기록에 운항·단풍정이 기록되어 있다.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때 무림면으로 통폐합되었으며, 1935년 무림면과 구암면을 병합한 구림면에 속하게 되어 구림면 운북리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자연 환경]

구림면의 최북단 지역으로 북쪽으로는 밤재를 통해 쌍치면과 경계를 이루고, 동쪽으로 가능골과 구시밭등, 간대꽃이, 개정이 등을 지나 방화리와 이웃한다. 똥뫼, 나막신골 등을 지나며 월정리 장암 및 유사 마을과 경계를 이루며, 세자봉[700.9m]이 담양군 용면과 서쪽 경계를 이룬다. 여분산은 완주 주화산에서 시작된 호남 정맥이 남으로 달리며 만덕산, 경각산, 오봉산, 내장산, 백암산, 추월산을 지나 용추봉을 만들며 동쪽으로 지맥 하나를 나눈다. 이 지맥은 세자봉을 지나 남쪽으로 산줄기 하나를 나누는데 1㎞ 거리에 여분산이 위치해 있다. 이 지맥은 여분산 어깨에서 다시 동쪽으로 뻗어 가며 회문산의 산줄기에 장군봉을 지나 9㎞ 지점에 회문봉[830m]을 일구어 놓는다.

여분산은 6·25 전쟁 당시 빨치산 통로로 여분 산채가 있었다 하며, 현재 정상에는 헬기장이 있다. 인접한 전라남도 가막골에 빨치산 전라남도 도당 사령부가 있어 구림면 안정리에 있던 전라북도 도당 사령부와 연결 고리였던 역사적 의미가 있는 산이다. 소설 「남부군(南部軍)」에서 저자 이태(李泰)[1922~1997]는 제일 처음에는 남쪽 건너편 엽운산[여분산이라고도 함] 기슭에 ‘조선 노동당 전북도당 유격 사령부’가 자리 잡았다고 쓰고 있다.

여분산에는 세자봉[700m]과 곰재[500m]가 있는데, 곰재는 곰 두 마리가 살살 기어 내려오는 형국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예부터 쌍치로 가는 통로인 밤재는 크고 작은 행상이 많이 넘어 다녀서인지 2개 내지 3개의 성황당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길손들을 위해 주막이 2~3군데 자리 잡았다.

가능골[歌能골], 가장이골, 어테미골, 장암리골, 가재골, 나막신박골 등의 깊은 골짜기가 있고 크고 작은 밭이 존재한다. 똥매 또는 독매[獨山]라 불리는 산이 있다. 단풍정 뒤에 있는 바위를 범바위라 했고 이 주변을 응달뜸이라 부른다. 단풍정 앞에 있는 바위는 곰바위라 하며 양달뜸이라 부른다.

운항 마을 회관 앞에는 거북 바위가 있는데 호랑이 바위라고도 불렀다. 호랑이 바위가 북쪽[여분산 방향]으로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형상인데, 예전까지만 해도 바로 그 앞에 개를 닮은 바위 2개가 있었다고 한다. 이를테면 호랑이가 먹이로 개를 가장 좋아하는데 호랑이 바위와 개 바위가 함께 있어야 마을에 액운이 없다는 전설이 전해 오지만 도로 정리로 없어졌다. 여분산 질재골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운항천이 구림천으로 흐르는데, 치천과 만나 섬진강에 합수되고 광양만의 남해로 흘러든다. 운북 저수지가 있다. 옛길로 단풍길, 장암리길, 질재골길, 민재골길, 방화길 등이 있다.

[현황]

2021년 12월 현재 운북리의 면적은 7.59㎢이며, 인구는 67가구, 117명으로 남자가 58명, 여자가 59명이다. 염소와 한우 등을 키우는 축산 농가들이 있고, 밭이 층층이 형성되어 상추나 복분자 등을 많이 재배한다. 국도 21호선이 쌍치에서부터 넘어오며, 월정리 장암 마을에서 운항 마을까지 이어지는 이도 208호선이 지나간다. 운항리의 토착 성씨는 조선 선조(宣祖) 때 정착한 해주 오씨(海州吳氏)다. 단풍리는 전주 이씨(全州李氏), 삭녕 최씨(朔寧崔氏), 초계 최씨(草溪崔氏), 진주 강씨(晉州姜氏)가 모여서 처음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