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남도 순천시 해룡면 출신의 작가.

[가계]

정채봉(丁埰琫)[1946~2001]은 순천 출신으로 아버지 정용석과 어머니 허정순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어머니가 일찍 세상을 떠난 후 아버지마저 일본으로 이주하고 소식이 끊어졌다. 이후 할머니에 의해 어렵게 성장하였고 김순희와 결혼하여 1남 1녀를 두었다. 정채봉은 한국의 대표적인 아동문학가로 딸 정리태 또한 동화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활동 사항]

정채봉은 결손 가정에서 성장해 어린 시절 내성적이고 심약한 성격으로 또래 친구들과 사귀기보다는 바다와 나무, 풀, 새들을 바라보며 자라났다. 광양농업고등학교에 진학한 정채봉은 온실의 연탄난로를 꺼뜨려 관상식물을 죽게 만든 일로 학교 도서실 당번 일을 맡으면서 문학 창작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1973년 동화 「꽃다발」이 당선되어 등단한 후 『물에서 나온 새』, 『오세암』, 『스무살 어머니』, 『생각하는 동화』[전 7권], 『초승달과 밤배』 등의 동화를 창작하였다. 1975년 동국대학교를 졸업한 후 1978년 샘터사에 입사하여 편집부 기자와 주간, 편집 이사 등을 역임하였다. 초등학교 교과서 집필 위원 및 공연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계간 『문학아카데미』 편집위원,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부 겸임교수 등을 지내기도 하였다.

[학문과 저술]

정채봉은 한국 아동문학의 지평을 새롭게 개척한 작가로서 동화에 대한 사랑을 몸소 실천하였다. 특히 『생각하는 동화』 시리즈를 잡지 『샘터』에 연재하여 한국에서 성인동화라는 새 장르를 개척해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정채봉은 서정적이고도 간결한 문장을 통해 많은 대표작을 창작해냈으며, 현실을 넘어선 상상과 초월의 세계에 대한 지향을 통해 타락해가는 현실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본디 삶, 동심과 자연,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데 이바지하였다.

“정채봉 선생님의 동화는 바람이 아니고, 아침 이슬입니다. 나뭇가지를 흔들 듯 마음을 뒤숭숭하게 하는 바람이 아니라,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맑고 차가운 이슬입니다. [중략] 진실의 씨앗이 우리 마음의 한가운데에 떨어져 웅숭깊은 울림으로 깨우침을 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두고두고 거듭 새롭고 생생해지는 정채봉 동화의 힘입니다.”

동화작가 김병규의 위와 같은 평가와 같이 정채봉의 동화는 바람과 이슬, 자연으로부터 촉발된 동심의 세계로부터 시작하여 세속에 찌든 현대인들의 마음에 삶의 진실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깨우쳐준다고 하겠다.

[상훈과 추모]

정채봉은 1983년 대한민국문학상, 1984년 한국잡지언론상, 1986년 제14회 새싹문학상, 1989년 한국불교아동문학상, 1991년 동국문학상, 1999년 제23회 세종아동문학상, 2000년 제33회 소천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정채봉 사후 2010년 순천문학관 내에 정채봉관을 설치하였고, 2011년 여수MBC에서 정채봉문학상을 제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