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800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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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韓國-代表-高敞-秘密- |
영어의미역 | Find the Secrets Korea's Representative Gochang Watermelon flavor |
분야 |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전라북도 고창군 대산면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정숙 |
[개설]
수박은 여름의 더위를 식히는 데 가장 좋은 과일이다. 박같이 둥글게 생긴데다 물이 많다고 해서 ‘수박’이란 이름이 붙여졌을 만큼 91~95%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박의 원산지는 남아프리카 중앙 보츠와나의 칼라하리 사막 지대와 그 주변의 사반나 지대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때 몽고에 귀화한 홍다구(洪茶丘)[1244~1291]가 개성 지역에 처음으로 수박을 심었다고 전한다.
[고창수박 맛의 비밀-붉은 황토땅]
수박은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재배하고 있는 국제적인 작물이다. 그런데 그중에서 우리나라 수박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유럽의 경우 식물체 하나에 5~6개를 달아 키우지만 우리나라는 식물체 하나에 열매를 하나만 달아 키우기 때문에 명품 수박을 만드는 바탕이 되었다. 고창 지역의 상징이 될 만큼 수박이 유명하게 된 것은 해양성 기후의 특색인 적당한 일조량과 시원한 바닷바람, 모래 성분의 황토가 어우러져 수박을 재배하는 데 적합한 최고의 환경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수박이 생산되는 6월과 7월의 고창 지역 기온은 평균 섭씨 28~32도로 고온이고, 밤에는 바닷바람이 불어 10~12도의 일교차가 나는 적절한 온도의 변화를 보인다. 또한 고창수박이 최고급 명품 수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토양과 식물체, 병충해, 당도 등을 측정하고 그 원인 분석과 토양 관리를 잘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창수박의 맛을 결정지은 것은 붉은 황토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우뚝 선 고창수박을 생산해 내고 있는 고창 하면 떠오르는 것이 끝없이 펼쳐지는 황토 땅이다. 시뻘건 노을빛과 버물어진 황토 땅은 무엇이든 길러 낼 수 있는 건강한 대지의 힘을 내보이고 있다. 그 붉은 토양에서 고창수박뿐만 아니라 술로 만들어 먹으면 요강이 뒤집어진다는 복분자가 자라며, 서해 바다와 주진천[인천강]의 만남으로 풍천장어가 뛰논다. 여기에 선운사 작설차의 향기를 찻잔에 담아내며,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붉게 물드는 해풍고추가 고창 지역의 5대 특산물로 자리매김하며 고창의 경제산업을 일으킨 일등 공신이 되었다.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이라며 전라도 길을 노래한 시인의 입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고창 지역의 토양은 붉다. 그 중에 1974년에 시작한 야산 개발로 수박의 고장 고창을 알리는 데 일조를 한 고창군 대산면 지역은 ‘대산(大山)’이란 글자와 달리 큰 산이 없는 광활한 야산 지대이다. 이 야산 지대를 개발하여 전국 수박 생산량의 15%를 차지하는 수박 주산지로 이름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황토에 함유된 미량 원소가 타 지역보다 많아 수박의 육질이 좋기 때문이다. 또한 서해 바다의 해풍을 받아 맛이 달콤하고, 향긋하고 아삭하여 1980년대 중반부터 전국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수박 축제를 통한 판로 개척-행복한 미각 속으로]
수박 한두 통이면 온 가족을 물론이고 이웃사촌까지 한 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국민 소득이 증대하고 도시민의 핵가족화로 수박을 나눠 먹는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고창 지역에선 1989년부터 매년 수박 생산 시기인 7월에 이웃과 정을 돈독히 나누던 옛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수박 축제를 열고 있다. ‘왕수박 선발대회’, ‘수박 할인 판매’, ‘수박 안고 달리기’, ‘수박 많이 먹기’, ‘고창수박 퀴즈대회’와 함께 할인 행사를 통해 고품질 고창수박의 진가를 널리 알림과 동시에 고창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청정 수박과 자연을 마음껏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고창수박시험장에서는 계절에 상관없이 먹고 싶을 때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고우량 품종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또한 농산물유통센터에 비파괴당도선별기 등 최신 설비를 구비해 놓고 수박 품질 향상과 기능성 수박 생산으로 고부가 가치 창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원두막과 함께하는 추억의 수박 서리]
달콤 향긋한 수박 맛 속에는 어릴 적 동구 밖 원두막이 있다. 여름철 길가 원두막에 올라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며 쪼개먹던 수박 맛. 지금은 계절에 상관없이 먹고 싶을 때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게 수박이지만 먹을거리가 풍족하지 않았던 시절의 수박 맛이 바로 고창 향토 수박 맛이 아니었을까. 수박 서리 또한 추억의 간이역이다.
밤이 깊어지면 수박밭은 밤손님에게 수박 한 덩이라도 도둑맞을까 봐 밤잠을 설쳐야 하는 주인과 땅에 납작 엎드려 배를 땅에 깔고 두 팔로 기어 다니며 잘 익은 수박통을 찾아 언제 날이 새는지 모르던 어린 밤손님의 전장 터나 다름없었다. 지금은 원두막도 수박 서리도 찾아보기 힘들지만 서리하던 추억의 징검다리를 건너갔다 오게 하는 고창수박은 참살이 바람을 타고 기능성 수박으로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되었다.
[제2의 도약을 꿈꾸는 고창수박]
얼마 전부터 고창 지역 일부 농가에서는 참살이로 고급화된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황토 땅에서 자란 복분자의 가지·줄기·잎을 수거하여 토양에 살포해 물리성을 좋게 하고, 복분자씨를 믹서한 후 쌀겨와 함께 발효시킨 액비를 사용하여 수확한 복분자수박은 물론이고, 항암 효과와 현대인의 성인병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셀레늄수박을 생산하고 있다. 또 허브의 일종인 스테비아의 잎과 줄기를 화학 처리하지 않고 천연 그대로 분말화, 농축시켜 만들어진 스테비아 농법을 사용한 기능성 친환경 수박으로 고창수박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수박은 저칼로리 식품으로 수분 공급과 피로 회복은 물론이고, 이뇨 작용이 탁월하여 산전·산후의 부종에 도움이 된다. 또한 동맥경화 예방 등에 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각종 비타민의 보고라고 한다. 이 때문에 고창수박은 더위를 식히는 과일로서뿐만 아니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약용 식품이 될 때 그 부가 가치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고품질의 수박 생산뿐만 아니라 수박 음료를 개발하고 생산하며, 수박에 함유된 리코펜을 활용한 천연 항산화 생약 개발과 같은 약용 식품에 대한 연구를 서두른다면 고창수박은 제2의 도약을 성공적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제 수박은 먹는 과일로서뿐만 아니라 약용 식품으로 우뚝 설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