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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에 서린 효심」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801656
한자 靈泉-孝心
영어음역 Yeongcheone Seorin Hyosim
영어의미역 Story of Spiritual Spring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전라북도 고창군 성내면 양계리
집필자 손앵화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설화|효행담|천정 유래담
주요 등장인물 홀어머니|삼형제|홀아비 훈도
관련지명 성내면 양계리 영천
모티프 유형 과부 모친과 홀아비의 결연|모친의 마음을 달래는 영천의 정화수

[정의]

전라북도 고창군 성내면 양계리에서 영천 우물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영천에 서린 효심」은 세 아들의 지극한 효성에도 불구하고 청춘과부로 살아온 모친이 남편에게 받지 못한 정을 아쉬워하자 옆 마을에 사는 홀아비 훈도(訓導)와 결연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큰 비로 물이 넘쳐 지속적인 만남이 불가능해지자 집 앞에 샘을 파서 시원한 정화수로 모친의 마음을 달랬다는 천정(穿井) 유래담이다. 이 샘이 바로 성내면사무소 근처에 있는 작은 우물인 영천이다.

[채록/수집상황]

1992년 고창군지편찬위원회에서 발행한 『고창군지』 1423쪽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성내면 양계리 구름산의 서남쪽 기슭으로 길게 늘어선 장터골에서 일어난 훈훈한 정담이다. 한 마디로 어머니를 극진히 받들어 모시는 세 아들의 알뜰한 충정을 담은 이야기이다.

성내면사무소 담 모서리에서 담벼락을 따라 뚫린 작은 골목길로 약 20m쯤 가면 조그마한 우물이 하나 있다. 지금은 시멘트를 발라서 얼핏 보기엔 오래된 흔적이 없어 보이나 우물 속을 들여다보면 돌로 정교하게 쌓아 올린 네모난 우물 벽에 새파랗게 끼어 있는 청태 이끼들이 오랜 세월을 말해 주고 있다. 이 우물 머리맡에 두어 자쯤 깎아 세운 돌에다 영천이라 새긴 두 글자가 오랜 비바람에 씻기면서도 꿋꿋이 버티어 오면서 삼형제의 지극한 효심을 전해 주고 있다.

이 영천이라는 우물을 앞에 두고 산기슭에 자리 잡은 아늑한 터에 아담하게 집을 짓고 사는 마음씨 착한 아들 삼형제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오붓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아들들에 비하면 그 어머니는 마음씨가 괴팍하고 성질이 불뚝거려 성미를 돋우는 편이었다. 넘치는 효심으로 그렇게도 알뜰하게 모셔 드리는 세 아들의 정성이 무색할 정도이고 보면 짐작이 갈 만한 성깔이라 하겠다.

아마도 청춘에 과부가 되어 남편에게 주고받아야 할 정을 못내 아쉬워하는 한이 쌓여서 그러는 것일까? 세 아들만 키우면서 꽃다운 젊음의 고비를 어렵게 넘겨야 했던 과부의 한이었던가? 정성스런 효심을 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아들들을 못마땅하게 대한 과부였던 것이다. 하여튼 엄동설한 긴긴 밤을 편안히 모셔 드리기 위해 방에 불을 지펴 따뜻하게 해 드리고, 그 이튿날 아침에 문안드릴 때 “간밤에 편히 주무셨습니까?” 하고 여쭈면 항상 “방이 차서 혼났다.”고 대답을 하니 아들들은 민망하기 그지없었다. 이렇게 어긋난 일들을 여러 차례 당하고 난 삼형제는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해 봤다. 홀어머니의 심정을 분석해 본 것이었다.

그 결과 어머니가 개울 건너 대산물에 사는 홀아비 훈도에게 마음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마음은 주고 있으나 마음속으로만 은근하게 애를 태우고 있을 뿐 한 번도 통정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벙어리 냉가슴이었다. 그래서 삼형제는 대산물에 사는 훈도 어른을 자연스럽게 초대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그 이튿날 조촐하나마 잔칫상을 마련하고 어머님을 설득시켜 훈도 어른을 모셨다. 큰아들의 생일이라고 꾸며댔기에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어머니와 조용하게 어울릴 분위기를 만들고 자리를 피해 드렸다. 그 이튿날부터는 문안을 드리면 흐뭇한 표정으로 “오냐, 덕분에 따습게 잘 잤다.”고 하였다.

그 뒤로는 어머니와 훈도 어른 사이에 서로 오고 가고 하는 일들이 잦아지게 되었다. 그러나 큰비가 올 때면 대산물로 건너가는 장자봇물이 넘치게 되어 서로 애를 태우는 견우직녀가 되기 일쑤였다. 특히 여름철에는 이런 일들이 너무 잦아 아들들은 다시 궁리한 끝에 어머니의 애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오래도록 장수하셔서 재미를 더 많이 보시도록 정성을 드려 깨끗한 샘을 집 앞에 팠던 것이다. 따라서 장자봇물이 넘칠 때면 아들들이 떠올리는 시원한 정화수로 마음을 달래며 오래오래 재미있게 세상을 살았다는 이야기이다.

훗날 이 샘을 어머니의 마음을 가라앉혀 드린 영험 있는 샘이라 하여 영천이라 불렀다고 한다. 지금도 세 아들의 지극한 효심을 전해 주는 영천의 시원한 물을 마시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여름이면 정화수를 떠가기 위해 새벽길을 재촉하는 아낙네가 많다는 것이다.

[모티프 분석]

「영천에 서린 효심」은 주요 모티프는 ‘모친과 홀아비의 결연’, ‘모친의 마음을 달래는 영천의 정화수’ 등이다. 이 이야기는 어머니에게는 효성, 돌아가신 아버지에게는 불효가 된다는 효불효설화의 변이 형태에 해당한다. 「영천에 서린 효심」에는 효불효설화에서 핵심적인 모티프라고 할 수 있는 ‘다리 놓기’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효불효(孝不孝) 설화의 핵심 모티프인 과부와 홀아비의 결연이 아들들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명백히 효불효 설화를 계승하고 있다.

부계 중심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홀어머니와 홀아비 훈도의 통정은 인정받을 수 없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어머니이기에 앞서 한 인간이기에 세 아들이 앞장서서 어머니의 통정의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은 굳어진 효의 관념을 부정하고 인간성을 긍정하였다는 면에서 설화 향유층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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