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8B01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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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진마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자현 |
[복분자 하면 고창이지]
적당한 일조량과 강우량으로 복분자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고창군은 전국 재배 면적의 40%를 차지할 만큼 이젠 복분자 산업의 메카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폴리페놀 성분이 다른 지역의 복분자보다 2배 이상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고창 복분자는 하루가 다르게 그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
고창의 복분자 산업은 2009년 현재 1300억 원[생과, 술, 한과 등 포함]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10년 전 10여 농가로 시작해 현재는 4800농가로 늘어났으며, 재배 면적도 10년 전 0.2㎢보다 약 70배[13.9㎢]나 늘었다.
복분자는 고창군 심원면 용기마을에서 가장 먼저 재배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부안면 선운리 진마마을에서는 2000년부터 주요 소득 작물로 재배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많은 농가에서 재배한 것은 아니다. 몇몇 농가에서 시작했다가 소득이 그리 많지 않아 중단하기도 했다. 그러다 ‘웰빙’ 바람이 불면서 복분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그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재배 농가도 덩달아 늘어나게 된 것이다.
[바쁠 땐 사돈네 팔촌까지 불러도 부족해]
복분자 농사는 묘목을 심는 것에서 시작된다. 어린 묘목을 밭에 심는 것을 식재라 하는데, 진마마을에서는 보통 2월 하순에서 3월 초순에 한다. 묘목을 심을 때 밭고랑은 높이 70㎝, 폭 2m가 좋고 간격은 25~30㎝가 좋다고 한다. 묘목은 지지대를 이용해 쓰러지지 않게 고정해 줘야 하고, 두럭[두둑]에 볏짚이나 비닐을 씌워 잡초가 자라는 것을 방지하고 수분을 유지시켜 줘야 한다.
5월에 접어들면 묘목에서 싹이 올라온다. 그러면 새로 난 뿌리는 놔두고 묘목 원대를 3~4㎝ 정도 잘라 준다. 이 작업은 새싹이 바람에 흔들리다 원대에 부딪혀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7월이 되면 가지가 바닥으로 휘도록 지지대를 만들어 유인한다. 그런 다음에는 가지가 잘 자라도록 쉬지 않고 신경 써서 돌봐야 한다. 8월이 되면 가지가 더욱 성장을 한다. 이때는 반원형으로 만들어진 철조망을 복분자 줄기 위에 씌운다. 이렇게 유도하지 않으면 가지가 원형으로 만들어지지 않게 되고 열매의 양도 줄어들게 된다.
복분자나무에는 특별히 농약을 치지 않는다. 대신 묘목을 심기 전에 밭에 거름을 줘야 한다. 서리가 오기 전, 꽃눈이 형성될 무렵, 꽃 필 무렵에 거름을 주면 결실이 빨리 이루어진다. 만약 서리가 내린 후에 거름을 주면 촉[싹]이 말라 수확을 할 수 없게 된다. 거름은 유기질 비료인 ‘토비’를 사용하는데, 농업협동조합에서 판매하는 20㎏짜리를 구입하여 사용한다. 화학 비료는 비용이 적게 들지만 묘목의 수명을 단축하 때문에 반드시 유기질 비료를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이듬해 6월에 복분자를 수확할 수 있다. 열매는 처음에 연둣빛을 띠다가 점차 빨간색으로 변하고 수확할 시기가 되면 검붉은 빛을 띤다. 열매를 수확하는 기구가 있긴 하지만 실용적이지 않아 진마마을에서는 직접 사람의 손으로 조심조심 열매를 딴다. 열매를 수확할 때가 복분자 농사에서 가장 바쁜 시기이다. 시기를 놓치면 금세 물러져 상품성을 잃기 때문에 온 가족은 물론이고 ‘사돈네 팔촌까지 불러도 부족할 판’이 된다. 게다가 장마철과 겹치다 보니 시기를 놓치면 아예 수확을 못하기도 한다.
손끝은 복분자 물이 들어 시커멓게 변하고 손등은 복분자 가시에 찔려 상처투성이가 되지만, 진마마을 사람들에게 복분자는 멀리 떨어져 사는 자식보다 낫다. 일손이 많이 가고 힘들기는 하지만, 6월에 보름 정도 고생하면 다른 농사에 비해 수입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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