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000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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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식명칭 | Scarlet Pygmy Dragonfly |
분야 | 지리/동식물 |
유형 | 동물/동물 |
지역 | 전라북도 부안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기인 |
[정의]
전라북도 부안군에서 서식하는 잠자릿과의 곤충.
[형태]
꼬마잠자리 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잠자리로 성충의 몸길이가 13㎜ 정도에 불과하며 뒷날개의 길이는 15㎜ 내외이다. 그래서 학명[Nannophya pygmaea]에도 크기가 작은 종족을 뜻하는 피그미(pygmy)라는 말이 들어간다.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수컷은 바탕색이 주황색이고 각각의 배마디에 미색의 줄무늬가 있다. 성숙한 수컷일수록 붉은색이 된다. 암컷은 배의 제2~6마디에 미색의 줄무늬와 연한 갈색과 검은색의 줄무늬가 있어 알록달록하다. 암수 모두 날개가 투명하다. 수컷이 암컷보다 생김새가 훨씬 화려하고 아름답다. 수컷의 몸은 전체가 새빨갛고 앞날개와 뒷날개 기부[몸통과 날개의 연결 부위]도 붉은색을 띠며 겹눈 역시 빨간색이다. 암컷은 전체적으로 짙은 갈색이다. 유충의 몸길이는 8~9㎜이다. 체형은 작고 타원형이며 배의 길이는 폭보다 약간 더 길다. 옆 가시[배마디 옆에 난 가시]는 제8~9배마디에 있고 등 가시[배마디 위에 난 가시]는 없다.
[생태 및 사육법]
유충 시기는 약 10개월 정도이며 성충은 보통 5~8월에 출현한다. 성충은 서식지 내 반경 1~2m 안에서 낮게 날아다니며 경계 활동을 한다. 암컷과 수컷의 짝짓기는 10여 초 정도로 매우 짧다. 짝짓기가 끝난 후에는 수컷의 경호 없이 암컷 혼자서 늪이나 농수로, 무논[물이 괴어 있는 논] 등을 돌아다니며 배 끝으로 수면을 치듯이 물속에 알을 낳는다. 몸을 거꾸로 한 채 우화(羽化)[번데기가 날개 있는 성충이 됨]한 뒤 일주일 정도 지나야 완전히 성숙한다. 나는 힘은 약하며, 대낮에는 체온 조절을 위해 풀줄기 끝에서 물구나무서는 것처럼 배를 하늘 높이 쳐드는 행동을 한다.
꼬마잠자리 는 연못이나 웅덩이 같이 수심이 깊은 곳을 선호하지 않는다. 산지나 구릉의 편평한 지대에 졸졸졸 물이 공급되는 질퍽거리는 작은 규모의 습지를 매우 좋아한다. 또한 그러한 습지에는 십중팔구 여뀌나 골풀이 자라고 있어서 곤충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꼬마잠자리의 서식지를 금방 알아챌 수 있다. 물속과 육상에서 작은 벌레를 먹고 사는 꼬마잠자리의 유충과 성충은 생태계에서 2차 혹은 3차 소비자로서 역할을 한다. 또 대부분의 경우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잘 보존된 산지 습지나 습지화된 묵힌 논에서 출현하기 때문에 꼬마잠자리가 서식한다는 것은 습지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생물학적인 증거가 된다. 즉 꼬마잠자리는 잘 보존된 산지 습지의 깃대종[flagship species]으로 볼 수 있다. 6월에서 8월에 걸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황]
세계적으로 일본 남부, 중국 중남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지에 분포해 주로 따뜻한 기후에서 살아가는 열대성 잠자리다. 국내에서는 1957년 고려대학교의 김창환 교수가 속리산 법주사(法住寺)에서 수컷 한 마리를 처음 채집해 기록한 이후 울주군 정족산 무제치늪, 지리산 왕등재늪, 곡성 습지 같이 습지의 형태가 잘 보존된 지역에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전국적으로 분포하나 서식 가능한 환경을 갖춘 곳이 매우 드물다. 인천, 서산, 구례, 남원, 강진, 산청, 양산 등지에서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꼬마잠자리는 남방계 잠자리로서 우리나라는 꼬마잠자리 분포의 북방 한계에 속해 생물 지리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지표종으로도 고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꼬마잠자리가 서식할 수 있는 산지의 습지는 농지의 확장과 같은 개발로 인해 광복 이후부터 지금까지 빠르고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실제 1950년대부터 1970년까지 산에서 화전을 일구는 사람들이 많아서 산지 곳곳에 논과 밭을 만들면서 난개발이 발생하던 시기였다. 이러한 이유로 산지의 습지가 점차 사라져 꼬마잠자리의 서식처가 매우 줄어들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또 자연환경 보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매우 낮은 시기였다는 점도 꼬마잠자리의 감소에 한몫을 하였다. 그래서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야생 생물 2급, 한국 적색 목록 취약종, 국제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적색 목록 관심 대상[Least Concern]이기도 하다.
하지만 2000년 이후로 학계의 연구와 멸종 위기종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늘면서 꼬마잠자리가 전국적으로 분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학계에서는 농업 환경의 변화로 꼬마잠자리의 서식지와 개체 수가 최근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산간 지역에서 농사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어진 농민들이 논을 경작하지 않고 묵혀 두는 면적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꼬마잠자리의 서식처가 늘어났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새롭게 발견되는 꼬마잠자리의 서식지가 대부분 묵힌 논 같은 인공적인 서식지라는 점이 이러한 추론을 뒷받침한다.
꼬마잠자리 유충은 물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반드시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물이 필요하다. 산에서 물이 계속 흘러내리거나 샘에서 물이 솟아나서 지속적으로 물이 공급되지 않으면 산지의 습지는 금방 육지화되어 꼬마잠자리가 더 이상 살 수 없는 환경이 된다. 습지가 육지화되면 꼬마잠자리는 다른 산지 습지를 찾아 돌아다니게 되고 서식지를 찾지 못하면 결국 그 지역에서 절멸하게 된다. 그래서 꼬마잠자리가 발견된 논을 몇 해 뒤 다시 찾으면 꼬마잠자리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꼬마잠자리의 생태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서식지 보전 대책이 필요하다.
2012년 5월 31일 멸종 위기 야생 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5년에 한 번씩 생태계 현황 및 야생 생물의 분포·서식 현황, 토양·지형 지질·경관 자원 현황을 정밀하게 조사하는 변산반도 국립 공원 자연 자원 조사 과정에서 2018년 멸종 위기 야생 생물 1급인 붉은박쥐 1종과 멸종 위기 야생 생물 2급인 담비, 꼬마잠자리, 대모잠자리, 붉은발말똥게 4종을 발견하여 보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