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502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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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
집필자 | 주경미 |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 1990년 1월 9일 - 상명 대학교 구비 문학 연구회에서 권인택, 이원표에게 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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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간행 시기/일시 | 1996년 10월 5일 - 『구비 문학 대관』에 수록 |
관련 지명 | 흑성산 -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지산리 |
채록지 | 서리 -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서리 |
성격 | 풍수지리담|지형지물담|복수담 |
주요 등장 인물 | 상 정승|종|종의 아들[지관]|며느리 |
모티프 유형 | 마을을 지키는 바위|지물을 없애 재난을 만남 |
[정의]
충청남도 천안시 목천읍에 있는 흑성산 인근 마을에서 전해지는 바위와 관련한 풍수지리담.
[개설]
목천읍 흑성산 아래 자리한 남벌이라는 마을 입구에 있는 고양이 바위에 얽힌 이야기이다. 흑성산은 풍수지리로 볼 때 주변의 산들이 쥐처럼 달려드는 형국인데, 고양이 바위가 있어서 쥐들이 달려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채록/수집 상황]
상명 대학교 구비 문학 연구회의 김남희, 김미영이 1990년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서리에서 권인택[70세, 남]과 이원표[53세, 남]에게 채록하여 1996년 천안 문화원에서 발간한 『구비 문학 대관』에 수록하였다.
[내용]
천안시 목천면[지금의 목천읍]에는 노적가리 형상을 한 상왕산[지금의 흑성산]이 있는데, 그 산자락 밑에 형성된 마을이 남벌 마을이다. 남벌 마을의 지세는 고무래로 곡식을 긁어서 삼태기에 담아 놓는 형상이라 그 뒷산을 노적봉, 즉 재산을 쌓아놓는 봉우리라고도 하였다. 주변의 모든 산들도 상왕산을 향하여 엎드려 절하는 안산조배형(案山朝拜形)이다. 그러나 달리 보면 주변 산들이 배고픈 쥐처럼 상왕산을 향하여 달려드는 형국이기도 하다. 노적가리로 쌓아 놓은 곡식을 쥐들이 훔쳐 먹으려고 달려드는 모양새인 것이다. 하지만 마을 입구에 고양이 바위가 버티고 있어 쥐들이 감히 넘보지 못하였다.
옛날에 남벌 마을에 상씨 성을 가진 정승이 큰 부자로 살고 있었다. 상 정승에게는 많은 종이 있었는데, 어느 날 상 정승이 잘못하여 한 종이 죽고 말았다. 종의 아들은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 한을 품고 상 정승의 집에서 도망하였다가 먼 곳으로 가서 유명한 지관이 되어 복수를 하기 위해 다시 남벌 마을로 찾아왔다.
유명한 지관이 왔다는 소문을 듣고 마을 사람들이 우르르 지관을 찾아갔다. 상 정승의 며느리도 시부모 몰래 지관을 찾아가기로 결심하였다. 상 정승의 집은 부잣집이고 정승까지 지낸 집안이기 때문에 손님이 끊일 날이 없었다. 며느리는 손님들을 대접하느라 손에 물이 마를 날이 없이 음식을 차려 내야만 했다. 그래서 지관에게 가서 어떻게 하면 손에 물 묻히지 않고 살지 물어보고 싶었다. 며느리가 찾아가자 지관은 한눈에 알아보았지만 모른 척하고 말하기를 “부자면 뭘 하나, 재상가면 뭘 하나. 팔자가 참 기박하구나.”라고 하였다. 며느리는 귀가 솔깃하여 어떻게 손에 물을 묻히지 않고 편히 살 수 있는지 물었다.
지관은 복수할 요량으로 지세에 대해 거꾸로 말하였다. 노적봉 뒤에 늙은 쥐가 있어 노적가리를 파먹기 때문에 더 큰 부자도 될 수 없으며, 쥐가 밖으로 나가려 해도 고양이 바위가 있어 나갈 수 없으니 고양이 바위를 없애면 늙은 쥐가 배불리 먹고 밖으로 나갈 것이라 하였다. 그러면 상 정승댁도 더 큰 부자가 되니 며느리도 평생 손에 물을 묻히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하였다. 집에 돌아온 며느리는 그날 밤 노비들을 데리고 가서 어른들 몰래 고양이 바위를 깨부수었다. 하지만 바위를 깬 뒤에 상 정승의 집은 쫄딱 망하고, 마을에도 돌림병이 돌아 장정들이 한꺼번에 죽었다. 마을 사람들이 의논 끝에 돌을 다시 모아 고양이 형상으로 바위를 만들어 놓으니 그 뒤로는 마을이 평안해졌다.
[모티프 분석]
풍수지리에 따라 마을의 재산과 안녕을 지키는 지형지물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전국 어디에서나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남벌 마을 지킴이 고양이 바위」는 고양이 형상을 한 바위가 마을을 지켜 준다는 지형지물담으로 볼 수 있다. 지형지물담은 풍수지리에 의해 지형을 변개시키거나 지물을 없애는 과정을 통해 명당으로 거듭나기도 하고, 명당의 지위를 상실하여 재난을 만나기도 하는 유형으로 전개된다. 「남벌 마을 지킴이 고양이 바위」는 천연 지물에 의해 풍수지리상 마을이 복을 얻고 있는데, 지물을 없애면서 마을에 화가 미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