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401201 |
---|---|
영어공식명칭 | Sledding |
이칭/별칭 | 썰매질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충청남도 당진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구자경 |
[정의]
충청남도 당진시에서 겨울철에 얼음판이나 눈 위에서 썰매를 이용해 즐기는 놀이.
[개설]
썰매 타기는 썰매를 타며 노는 놀이로 팽이치기와 함께 대표적인 겨울철 민속놀이이다. 썰매는 얼음판이나 눈 위에서 미끄럼을 타며 노는 놀이 기구로서, 잘 미끄러질 수 있게 철사나 쇠붙이 등으로 날을 달고 위에 널빤지를 붙여 만든다. 썰매를 서르매, 산설매, 산서르매, 설매 등으로도 부르는데, 한자로는 설마(雪馬), 설응(雪鷹)으로 쓴다. 이것은 썰매가 말이나 매처럼 빠르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간혹 썰매가 한자의 '설마(雪馬)'에서 온 것이라는 사람도 있으나, 오히려 썰매를 한자음으로 표기하다 보니 '설마(雪馬)'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함경도와 평안도 북부 지방에서는 얼음 위에서 타는 수레라는 뜻으로, 빙거(氷車) 또는 빙차(氷車)라고 불렀다. 원래 썰매는 산간 지방에서 겨울철 수렵과 물건 운반을 위해 만들어 사용했던 생활 도구였다. 그런데 오늘날의 썰매는 그런 전통을 응용해 어린이들이 타고 놀기 좋게 만든 놀이 기구가 되었다.
[연원]
겨울철 물이 얼어붙고 눈이 내려 이동하기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썰매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산간 지방에서 만들어 이용하다가, 점차 평야 지대까지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썰매는 크게 눈썰매와 얼음 썰매가 있는데, 눈썰매에 대한 기록만 전하고 있다. 『세종실록(世宗實錄)』 권67에 "함경도 길주 이북 지방에 눈이 많이 내려 길이 막혔는데, 설마 타는 사람들을 시켜 식량을 날라다 사람들과 소를 구제하였다."라는 기록이 있다. 겨울철에 많은 사람들이 썰매 타기를 했을 것이라 추정할 수 있지만 문헌에는 아이들의 놀이 또는 서민들의 놀이라는 기록은 없다. 일제 강점기에 조사된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의 『조선의 향토 오락(朝鮮の鄕土娛樂)』에는 전국 각지에서 썰매 타기를 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얼음판에서 썰매나 날이 달린 신을 신고 탄다. 썰매는 30㎝ 정도의 네모 널빤지의 아래에 철사를 단다. 그 널빤지 위에 타고 썰매 채를 이용해 달린다." 이 기록으로 보아 얼음판 위에서 잘 미끄러지는 대나무 대신 철사를 단 것은 일제 강점기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썰매는 조선 시대의 건축 공사장에서도 널리 사용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16세기 수원 성곽 공사에서 썰매 9틀을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17세기 창경궁, 창덕궁의 재건 공사를 기록한 『창경궁 영건 도감 의궤(昌慶宮營建都監儀軌)』와 『창덕궁 영건 도감 의궤(昌德宮營建都監儀軌)』에서도 물건을 나르기 위해 썰매를 이용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놀이 도구 및 장소]
썰매 타기를 위해서는 얼음이나 눈에서 탈 수 있는 썰매와 얼음판을 찍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썰매 꼬챙이가 필요하다. 크기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보통 가로 35㎝, 세로 40㎝ 정도의 널빤지에 높이 10㎝, 폭 2㎝ 정도의 날을 밑에 달아서 만든다. 날은 얼음에 잘 미끄러지게 참대날이나 굵은 철사, 금속판날, 스케이트날 등을 사용한다. 보통 썰매는 날이 두 개 있지만 날이 한 개 있는 외발 썰매도 있다. 썰매는 서서 타기도 하고 앉아서 탈 수 있도록 의자를 만든 것도 있다. 썰매 꼬챙이는 손에 잡기 좋을 정도인 2~3㎝ 정도 굵기의 단단한 나무 막대기를 앉은키만큼 자른 다음, 얼음판에 찍힐 정도의 뾰족한 꼬챙이[굵은 못을 거꾸로 한 것]를 나무 막대 끝에 박아 만든다. 가로로 작은 나무를 대서 'T' 자 모양 손잡이를 만들기도 하는데, 외발 썰매는 서서 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꼬챙이를 길게 만들어야 한다.
[놀이 방법]
썰매 타기에서 두 발 썰매와 외발 썰매는 타는 방법이 다르다. 두 발 썰매는 썰매 위에 쪼그리고 앉거나 무릎을 꿇고 타는데,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 주로 이 썰매를 탄다. 외발 썰매는 양발을 딛고 서서 타는데, 두발 썰매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또한 날이 하나이기 때문에 방향을 바꾸는 데 자유롭다. 그러나 숙달되지 않으면 중심을 잡기가 어려워 넘어지면 심하게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아이들이 탄다. 혼자서 달리기, 방향 바꾸기, 멈추기 등을 연습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겨루기를 한다. 겨루는 방법으로는 일정한 지점을 먼저 돌아오는 사람이 이기는 방법이나 여러 명이 계주의 형태로 승패를 결정하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또한 두 편으로 나누어 작은 공을 가지고 아이스하키처럼 노는 방법도 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충청남도 당진시에서는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기 시작하면 썰매를 만들어 타는 것이 겨울철 보편적인 모습이었다. 겨울철에는 활동이 제한적이고 움직임이 적어지는데, 썰매 타기는 손과 발을 활동적으로 움직이며 몸을 펴 주고 몸의 조절 능력을 키워 준다. 또한 썰매를 만들면서 창의력을 키우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인간 관계를 성숙하게 만들어 주는 기능을 수행했다.
[현황]
겨울이 되면 놀 거리가 부족해 마을에서 물을 대기 좋은 넓은 논에 물을 가두어 얼음판을 만들고 집집마다 썰매를 만들어 썰매를 탔다. 그래서 썰매 타기는 겨울철 아이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놀이 수단이 되었다. 그러나 다양한 놀이 문화의 보급과 스키나 스노우보드, 스케이트 등 다른 형태의 겨울철 스포츠가 보편화되면서 썰매 타기를 즐기는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충청남도 당진시에서는 겨울 방학 기간 동안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어른들과 민속놀이를 체험하고자 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썰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전통 얼음 썰매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