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9015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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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平生儀禮 |
이칭/별칭 | 관혼상제,일생 의례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서울특별시 도봉구 |
집필자 | 권선경 |
[정의]
서울특별시 도봉구 지역에서 일생을 거치면서 인생의 중요한 단계마다 지내는 의례.
[개설]
평생의례는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일생을 마칠 때까지 삶의 중요한 단계마다 치러야 하는 의식이다. 이는 ‘관례(冠禮)·혼례(婚禮)·상례(喪禮)·제례(祭禮)’가 주(主)를 이루기 때문에 ‘관혼상제(冠婚喪祭)’라고도 한다. 또한 일평생 삶의 중요한 단계마다 치러야 하기 때문에 일생 의례라고도 부르는데, 그 단계를 지낼 때마다 지위와 상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평생의례에는 아이의 출생을 기원하여 그 부모가 행하는 기자(祈子) 치성을 시작으로 출생 의례, 성인으로 인정받게 되는 의식인 관례, 자신의 가정을 꾸리게 되었음을 알리는 혼례, 죽음을 맞아 행하는 상례, 죽은 이후에 후손에 의해 행해지는 제례가 대표적이다.
도봉구 지역의 평생의례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의례 방식은 사라지거나 크게 간소화되었지만 단계별로 중요한 의례는 변화한 채 계속 지속되고 있다.
[출생 의례]
출생 의례는 아이를 갖기 위한 기자 치성과 임신에서 출산까지 이어지는 산전 의례, 출산에서부터 백일, 돌까지 이어지는 산후 혹은 육아 의례를 의미한다. 도봉구 원당 마을의 경우 마을의 신목(神木)인 은행나무의 남근목을 잘라다 끓여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영험담이 전해지고 있으며, 아직까지 행해지고 있다. 이 외에 임신 중 조심해야 하는 일, 출산 후 삼신상을 차리는 삼신 의례 등은 대부분 사라졌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기자와 출생을 관장하는 삼신에 대한 의식과 믿음이 약화되면서 이 부분은 현재 병원이 관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백일잔치와 돌잔치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나 삼신에 대한 의식은 거의 사라졌으며, 하나의 행사나 잔치로만 인식되고 있다.
[관례]
관례 는 성년 의례로 성인이 되었음을 사회에 공식적으로 알리는 인준 절차이다. 남자는 관례, 여자는 계례(筓禮)라고 하여 이 절차를 통해 아이와 어른이 구별되었다. 전통 시대에 남자가 15세가 되면 상투를 틀어 갓을 씌우고 자(字)를 지어 주어 성인으로 대우했으며, 여자는 쪽을 찌고 비녀를 꽂아 주었다. 관례나 계례는 대부분 혼인 의례에 포함되어 행해졌으며, 갑오경장 이후 단발령의 실시로 전통적인 의미의 관례는 사라지게 되었다.
2012년 현재 도봉구 지역에서 전통적인 관례의 의식은 행해지지 않으며, 서양의 성년식인 매년 5월 3번째 월요일을 젊은이들이 축제처럼 즐기고 있다. 또는 대학에서 축제나 행사의 일환으로 해당 학교 학생들의 관례를 일괄적으로 행하고 있다.
[혼례]
혼례 는 남녀가 만나 한 가정을 이루게 되는 것을 사회적으로 공식화하는 의식 절차이다. 혼인은 인륜지대사라고 할 만큼 그 중요성이 강조되어 과거부터 성혼의 예를 갖추는 단계별 절차가 까다롭고 격식이 엄격하게 진행되었다. 『주자가례(朱子家禮)』에서는 의혼(議婚), 납채(納采), 납폐(納幣), 친영(親迎)의 사례를 규정하고 있다. 의혼은 양가가 중매인을 통하여 혼인을 의논하는 단계이며, 납채는 신랑 집에서 청혼서와 사주를 신부 집에 보내는 것이다. 납폐는 혼인을 확정하기 위하여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예물을 보내는 것이며, 친영은 혼례식을 올리기 위하여 신랑이 신부 집으로 신부를 데리러 가는 것이다.
2012년 현재 도봉구 지역에서의 혼례 역시 다른 평생의례와 마찬가지로 시속(時俗)의 변화로 많은 변화를 겪었으며, 절차가 간소화되었다. 서양식의 결혼 예복과 상업적인 예식장에서의 결혼이 보편화되었다. 혼인이 이루어지는 방식 또한 자유연애가 많아지면서 중매쟁이[중신]를 통한 결혼의 비중이 줄었고, 과거 육례 혹은 사례라고 하던 절차의 대부분이 간소화되거나 생략되었다.
결혼 정보 회사 및 토털 웨딩 서비스 업체의 성업은 이러한 경향을 더욱 강화시켰다. 결혼을 하는 장소와 방식은 상업적인 예식장 외에도 특정한 종교 기관에서 종교 의식으로 혼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혼인의 방식에 관계없이 폐백을 드리는 전통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과거 시댁 식구들에게만 폐백을 드리던 것이 친정 부모님들까지 그 대상의 영역이 확대되는 경우도 생겼다.
[상례]
상례 는 사람이 죽었을 때 장사 지내는 의례 절차이다. 초종(初終)·습(襲)·소렴(小殮)·대렴(大殮)·성복(成服)·조상(弔喪)·문상(聞喪)·치장(治葬)·천구(遷柩)·발인(發靷)·급묘(及墓)·반곡(反哭)·우제(虞祭)·졸곡(卒哭)·부제(祔祭)·소상(小祥)·대상(大祥)·담제(禫祭)·길제(吉祭) 등의 절차가 있었다. 도봉구 지역에서는 마을의 열반계, 향조회 등에서 품앗이로 상례를 담당하였으나 현재는 병원 장례식장이나 상조 회사의 등장으로 절차가 간소화되었다. 하지만 마을 공동체에서 공동 부조를 하고, 조문을 가고, 장지까지 함께 가 주는 등의 일들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제례]
제례 는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이다. 예서에는 사당제(祠堂祭)·사시제(四時祭)·이제(爾祭)·기일제(忌日祭)·묘제(墓祭) 등의 종류가 있다. 사당제는 집안의 일을 사당에 고하는 것이며, 사시제는 계절마다 지내는 제사이다. 이제는 부모의 제사를 말하며, 기일제는 4대조까지의 기일에 지내는 제사이다. 묘제는 조상의 묘에서 지내는 제사이다.
과거에는 조상에게는 물론, 절기와 시절에 따라 제사를 지냈지만, 현재는 설날과 한가위 등의 대표적인 명절과 돌아가신 날에만 제사를 지내고 있는 추세이다. 제사 지내는 시간도 돌아가신 전날 밤 12시에 지내던 것을 제사를 지낸 후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기 편하도록 돌아가신 날 저녁에 지내고 있다. 상차림을 대행해 주는 회사가 성행하고 있으며, 휴가지에 가서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또한 제사 방식 역시 유교식으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 천주교나 개신교 등의 추도식 등으로 변모된 경우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도봉구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시대에 따른 일반적인 변화로 보인다.
[의의]
평생의례는 한 개인이 태어나 생을 마칠 때까지 중요한 단계마다 이루어지는 개인적인 의례인 동시에 지연(地緣) 공동체의 상호 관계가 반영되어 있는 의례이기도 하다. 한 개인은 태어남과 동시에 지연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공동체의 일원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의 지위와 역할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지연 공동체적인 차원에서 평생의례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도봉구 지역의 평생의례 역시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많은 부분 사라지거나 간소화되었다. 지연 공동체의 역할과 의미가 약화되면서 지연 공동체 차원에서 이루어지던 평생의례가 전문적인 상업 업체나 종교 기관에 의해 행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의학의 발달로 출생 의례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의례 자체가 소멸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