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2015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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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從卿圖- |
영어음역 | Jonggyeongdochigi |
영어의미역 | Jonggyeongdo Game |
이칭/별칭 | 승경도,승정도,종정도,벼슬자리도판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경상북도 김천시 |
집필자 | 이석호 |
[정의]
경상북도 김천 지역의 청소년들이 벼슬 이름이 적힌 판을 이용하여 명절에 즐기던 실내 놀이.
[개설]
종경도치기는 말판에 정1품에서 종9품에 이르는 문무백관의 관직명을 차례로 적어 놓고 윤목(輪木)을 던져 나온 숫자에 따라 말을 놓아 하위직부터 차례로 승진하여 고위 관직에 먼저 오르는 사람이 이기는 민속놀이이다. 종경도치기는 서당에서 공부하는 학동들이 즐겼고 일명 승경도, 승정도, 종정도, 벼슬자리도판 등이라 불렀다는 사실을 통해서 볼 때 벼슬에 대한 동경과 의지가 놀이의 형태로 전승된 것으로 보인다.
[연원]
성현(成俔)[1439~1504]의 『용재총화(慵齋叢話)』에 의하면, 이 놀이의 기원은 정승 하륜(河崙)[1347~1416]이 중국의 것을 본 따서 만들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종경도란 벼슬살이하는 도표란 뜻이다. 조선 시대 관리의 총수는 중앙과 지방을 합하여 모두 3천 8백 명을 넘지 않았으나 등급이 많고 칭호와 승진과 전임의 상호 관계가 매우 복잡하였다. 따라서 상층 계층에서는 어릴 때부터 이러한 관직에 대한 명칭이나 차례를 익히며 수학에 자극을 주고자 했을 것으로 보인다.
[놀이 도구 및 장소]
종경도치기를 위해서는 놀이판과 종경도 알, 말이 필요하다. 종경도판의 크기는 일정하지 않으나 보통 길이 1.5m, 너비 1m정도의 삼합지나 명주천에 먹글씨로 놀이판이 그려진다. 전체 면적의 4분의 3 이상에 300여 개의 칸을 그리어 조선 시대 관직명을 써 놓고 남은 공간에는 놀이 방법이나 규칙을 기입해 둔다. 사방 돌아가면서 둘레에는 이른바 외직인 8도의 감사, 병사, 수사, 주요 고을의 수령을 배치하며 중앙부의 첫 꼭대기에는 정1품을, 그 다음에 종1품을 늘어놓고, 제일 밑에 종9품이 씌어 있다. 벼슬자리의 수나 종류는 만든 사람의 집안에 따라 조금씩 다르며 도판의 크기에 따라 중요 관직만 계급에 따라 적당히 배치하기도 한다.
종경도치기는 이 도판 외에 윷 기능과 같은 종경도 알과 말이 두세 개가 있으며, 이 말은 구별을 분명하게 하기 위하여 채색되기도 한다. 종경도 알은 길이 약 한 뼘, 직경 약 7㎝ 정도의 육각형으로 다섯 모를 내고, 그 각진 곳에 1에서 5까지 눈금을 새겼다. 때로는 윷으로 대신 하는 수도 있다. 말은 일정한 형태가 없이 아무 것이라도 구별할 수만 있으면 된다. 놀이를 즐기는 일정한 시기는 없으나 대체로 밤이 긴 겨울밤에 많이 이루어졌고, 명절 때 친척이 모이는 안방이나 마루에서 널리 행해졌다.
[놀이 방법]
보통 4명에서 8명까지 함께 놀 수가 있다. 노는 사람은 두 패로 갈라 앉으며, 순서에 따라 종경도 알을 두 번씩 굴려서 출신을 정한다. 첫 번 굴린 것은 ‘출신의 큰 구별’이 되고 두 번째는 ‘출신의 작은 구별’이 된다.
출신의 큰 구별은 문과 출신, 무과 출신, 산야에 숨어서 공부만 하다가 나라의 부름을 받아 벼슬길에 오르는 은일 출신, 과거에 붙지 못한 채 벼슬을 사는 남행 출신, 그리고 군대에서 복무하는 군졸 출신의 다섯 가지이다. 작은 구별은 문무과의 과거 중에서 증광과, 식년과 등으로 구별된다. 증광과는 경사 때에 임시로 보는 과거이며, 식년과는 삼년마다 한 번씩 정기적으로 베푸는 과거를 말한다.
은일 출신도 한 번 부름을 받은 것과 두 번 받은 것을 구별하며, 남행에도 생원이나 진사처럼 과거에 합격하거나 불합격한 것을 따지고, 군졸도 갑사와 정병으로 나눈다. 큰 군졸이 결정되면 이에 따라 각 색의 말을 나누어 가진다. 문과는 붉은 말, 무과는 푸른 말, 남행은 누른 말, 군졸은 흰 말 그리고 은일은 누른 바탕에 붉은 태를 두른 말로 정한다.
두 번째 말을 굴린 사람은 그 숫자에 따라 자기 출신의 칸에서 벼슬살이를 시작한다. 예를 들면 문과난의 경우 5에는 증광, 4에는 식년, 3에는 정시, 2에는 별시, 1에는 도과로 되어 있다. 이후에는 말을 굴려서 누가 빨리 가장 높은 자리[문과 출신은 영의정, 무과 출신은 도원수]에 올라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이 놀이에는 또 파직이나 사약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어 이에 이르렀을 때는 출발로 되돌아가야 한다.
[현황]
종경도치기는 김천 지역에 고루 성행하던 놀이로 1960년대만 해도 마을 회관이나 학교 등에 종경도판이 비치되어 있었으나 197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