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2000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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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俗 |
영어음역 | Minsok |
영어의미역 | Folklore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상북도 김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균옥 |
[정의]
경상북도 김천 지역 민간에서 전승되고 있는 생활 풍속.
[개설]
민속은 민중 사회에 전승되는 기층문화(基層文化) 혹은 잔존 문화(殘存文化)라고 할 수 있다. 민속을 잔존 문화라고 하는 것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계속 전승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속은 민중의 생활인 동시에 그 생활의 지속 또는 반복에서 이루어지는 공통의 습속을 말한다. 민속 문화는 전승되는 지역의 자연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 문화적 환경 등이 어우러진 전승 문화이다. 민속은 민중의 생활 습속이기에 상대적으로 상층보다 기층에, 도시보다는 농촌에 더 많이 존재한다고 하겠다. 일반적으로 민속은 제의의 형태이거나 의례 또는 놀이의 형태로 존재한다.
전통적인 김천 지역은 농촌과 산촌의 모습을 지니기에 농촌과 산촌과 관련된 민속이 비교적 잘 전승되어 있다. 물론 다른 지역처럼 김천 지역도 현대화·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전통적인 민속은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다.
[통과 의례]
통과 의례는 개인이 새로운 지위·신분·상태를 거칠 때 행하는 여러 가지 의례를 총칭하는 말이다. 사람의 일생은 끊임없이 여러 단계나 상태를 통과하는데, 특히 중요한 것이 출생·성인(成人)·결혼·죽음 등이다.
출산 의례는 기자(祈子), 태교, 출산, 칠일, 백일, 돌 등이 해당한다. 여기에는 부수되는 행위 절차와 음식 등이 있다. 기자의 예로는 문산리에 있었던 여제단에서 김천 사람들이 득남을 빌었는데, 특이하게 여자가 아닌 남자가 빌었다고 한다. 단에 제수를 차려 놓고 “무자요”를 소리 내어 세 번 외치고 재배했다고 한다. 김천 사람들은 김천시 황금동에 있는 ‘할미바위’에서도 기자를 빌었고, 지금은 양천동으로 옮겨진 ‘사모바위’에서 촛불을 켜고 기자 의례를 하기도 하였다.
관례는 남자 나이 15세에서 20세 사이에 행하는 통과 의례로 한 남성의 사회적인 자격을 인정하는 절차이다. 그 외의 통과 의례로 혼례, 환갑, 상례, 제례 등이 있는데 모든 통과 의례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며, 각 문중마다 서로 다른 통과 의례 절차가 있기도 하다.
[세시 풍속]
세시 풍속은 전통 사회에서는 주로 농경 사회의 풍속이며 해마다 농사력에 맞추어 행해지는 전승 행사이다. 세시 풍속은 음력의 월별 24절기와 명절로 구분되어 있으며 집단적 또는 공통적으로, 집집마다 마을 또는 고을마다, 또는 민족적으로 관행(慣行)에 따라 전승되는 의식·의례 행사와 놀이이다.
정월에는 섣달 그믐날 밤에 야광귀(夜光鬼)가 아이들의 신발 중 자기에게 맞는 신을 신고 가는데, 신을 잃은 아이는 불길하기에 잠을 자지 않고 지키는 야광귀 막기를 한다. 실을 태워 올해의 액을 알아보는 명실 태우기, 토정비결이나 윷점 등으로 한 해의 운수를 알아보기도 한다.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정월에 동제를 지내며, 액을 막기 위해 제웅을 짚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정월 대보름에는 달집을 짓고 달맞이를 하며, 더위를 팔고 부럼을 깨기도 한다. 귀밝이술을 마시고 오곡밥도 먹는다. 이월에는 이월 초하루에 영등할미를 위해 음식을 마련하여 빌고, 하루 종일 찬밥을 먹는 한식(寒食)도 있다. 삼월에는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짇날과 농기구를 손질하고 농사를 준비하는 청명(淸明)이 있다. 곡우(穀雨) 때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의 청암사에 사람들이 모여 자작나무의 수액을 마시는 고우물 마시기도 한다.
사월에는 사월 초파일에 연등을 걸며, 봉숭아로 손톱에 물을 들인다. 오월에는 단오절을 지내는데 과거에는 단오를 4대 명절로 여겼다. 유월에는 음력 6월 15일에 동쪽으로 흐르는 시냇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하는 유두절과 세벌 논매기를 끝내고 호미를 씻어 걸어 두는 호미걸이가 있는데 ‘머슴날’이라고도 한다. 이날에는 농사를 잘 지은 머슴에게 푸짐한 음식을 장만하여 위로한다.
칠월에는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석(七夕)과 백중(百中)이 있는데, 농가에서는 백중날에 머슴들에게 새 옷을 주고 용돈을 주어 놀게 했다. 팔월에는 민족의 2대 명절인 추석이 있으며, 구월에는 중양절(重陽節) 또는 중구(重九)라는 세시 풍속이 있다. 시월에는 묘사를 지내며, 각 가정에서 성주제를 지내기도 한다. 십일월에는 동짓날에 팥죽을 끓여 액을 막기 위해 집안 곳곳에 뿌리고 나이대로 팥죽에 넣은 새알을 먹었다. 십이월에는 마지막 날인 섣달 그믐날에 세찬을 만들어 주고받기도 하였으며, 묵은세배를 한다.
[민속 신앙]
민속 신앙은 인간의 종교적인 심성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민간의 종교이다. 일반 종교와 달리 교리, 교조, 계시 등이 없고 조직적인 교단도 없다. 민간 속신과 관련되어 있으며, 마을의 공동체 의식을 고양하는 기능을 지닌다. 민속 신앙은 일제 강점기와 새마을 운동 등의 영향으로 상당히 쇠퇴했는데, 마을에 따라 동제와 무속이 남아 있기도 하다.
가신 신앙은 각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신앙 형태로 가신(家神) 중에는 성주신이 가장 위력적이다. 부엌을 관장하는 조왕신도 있으며, 용단지를 부엌에 모시기도 한다. 성주가 관념적인 신이라면 조상신은 집안의 선조이기에 경배의 대상이며 구체적인 신이다. 집안 식구의 안녕과 수명장수를 관장하는 삼신은 특히 산모와 아이들의 건강을 담당하는 신으로 ‘삼신 할매’라고도 한다. 그 외에도 집안의 여러 곳을 관장하는 가신들이 있다.
동신(洞神) 신앙의 대표적인 행사는 마을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동제(洞祭)이다. 동제는 마을의 수호신인데 대개 마을의 입향 시조로 인격신이다. 동제는 동고사, 당산제, 별신제, 산신제 등 마을마다 대상 신에 따라 이름이 다르며, 동제를 지내는 시기는 대개 정월 보름이다. 김천의 동제에서 신체(神體)는 대부분 나무 또는 동제당이다. 특별히 김천시 농소면 연명리는 신체가 장승이고, 부항면 파천리는 할배, 할매 초상화이며, 해인리는 바위이다.
1999년까지 동제를 지냈던 마을은 김천시 아포읍 국사1리, 농소면의 입석리, 월곡1리, 용암리, 봉곡리, 연명리, 노곡리, 남면의 송곡리, 감문면의 봉광리, 구야리, 도명리, 남곡리, 금곡리, 덕남2리, 어모면의 덕마1리, 도암1리, 옥률1리, 봉산면의 덕천2리, 대항면의 운수리, 주례리, 덕전리, 부항면의 파천리, 해인리, 그리고 지좌동, 덕곡동이다. 2010년 1월 현재 김천 지역에서 동제의 원형이 그래도 전승되고 있는 마을은 김천시 부항면 파천리의 파천동 봄내 당제, 해인리의 해인리 동제 등 2개 마을, 아포읍 국사리 애기마을의 국사1동 애기 동제, 대항면 덕천리 죽전마을의 덕천리 죽전 동제, 구성면 양각리 모산마을의 양각리 모산 동제 등 총 5개 마을에 지나지 않는다.
김천 지역의 무속 신앙은 무속과 점복이 밀착되어 있거나 동일시되는 특징이 있다. 김천 지역의 무당은 대부분 신이 내려서 무당이 된 강신무(降神巫) 형태이다. 이들은 집안굿인 안택굿이나 우환굿을 주로 했다고 한다. 1990년의 조사에 의하면 무당이 24명, 박수가 1명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거의 사라진 기우제는 농경 사회에서는 아주 중요한 제의로 민간뿐만 아니라 관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기우제는 제단을 따로 마련하여 지내기도 했으나, 대개 일정한 장소가 정해져 있었다. 김천 지역에서 기우제를 지냈던 곳은 김천시 농소면 봉곡2리의 백마산 무제봉, 감문면 문무리의 백운산, 조마면 삼산리의 백계산 흰달미, 지례면 관덕2리의 용황개울, 부항면 해인리의 삼도봉 중턱, 구성면 임천리의 용소, 대항면 주례리의 용소 등이다.
[민속놀이]
민속놀이는 각 지역의 풍속과 생활 모습이 담긴 민중들의 놀이로 경기·오락·연희·곡예 따위의 놀이이다. 민속놀이는 놀이가 전승되고 있는 집단의 성격에 따라 전문가들의 놀이와 일반인들의 놀이, 놀이를 하는 시기에 따라 세시(歲時) 놀이와 평시의 놀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 밖에 연령층에 따라 어른 놀이와 아이 놀이, 놀이를 하는 성별에 따라 남자 놀이와 여자 놀이, 놀이를 하는 인원에 따라 집단 놀이와 개인 놀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김천 지역의 놀이는 다른 지역의 놀이 형태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예를 들면 줄다리기, 지신밟기, 윷놀이, 씨름, 장치기, 지게싸움, 고누, 그네뛰기, 널뛰기, 제기차기, 비석치기, 썅륙, 수투, 투전, 회취(會聚), 그림자놀이, 종경도치기, 연날리기, 사금파리놀이, 낫치기, 콩숨기기, 보싸움, 못치기, 토끼싸움, 오간놀이, 수박치기 등등이 있다.
김천시 감문면 일대에는 1970년대까지 횃불싸움을 하였다. 정월 열엿샛날 밤에 젊은 남성들이 모여 마을별로 횃불 공격을 하는데 상대편이 달아나면 이기는 놀이이다. 횃불은 짚 속에 마른 닭똥을 넣고 길게 여러 마디로 묶어서 만든다. 이렇게 만든 횃불은 불똥이 튀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위협을 주었다고 한다.
김천시 개령면 광천2리[빗내마을]에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된 빗내농악이 있다. 빗내마을은 삼한 시대 감문국(甘文國)에 속했던 곳으로, 개령들을 앞에 두고 뒤에는 감문산성의 성터가 있으며, 군사를 동원할 때 나팔을 불어 신호했다는 취적봉(吹笛峰)이 있다. 빗내마을에는 감문국의 ‘나라 제사’와 풍년을 비는 ‘빗신제’가 혼합되어 전승된 동제 때의 풍물놀이와 무당의 굿놀이, 줄다리기 등의 행사가 행해졌다. 이들 행사는 그 후 진굿[진풀이]의 농악놀이로 발전하였다. 전국 농악 놀이의 대부분이 ‘농사굿’인데 반하여 빗내농악은 ‘진굿’으로 가락이 강렬하며, 모두 12가락[질굿, 문굿, 마당굿, 반죽굿, 도드레기, 영풍굿, 허허굿, 기러기굿, 판굿, 채굿, 진굿, 지신굿]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민속은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김천 지역의 민속도 마찬가지다. 사라지는 중요한 민속을 전승시키는 노력도 해야 하지만, 새로운 민속에 대한 관심도 아울러 가져야 한다. 김천 지역도 도시화·산업화로 민속의 변화가 심한 지역이다. 변화가 일어나기에 민속 조사는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