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018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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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
집필자 | 한미옥 |
[정의]
전라남도 화순군에서 영등신을 맞아들이는 의례.
[개설]
‘영등신’ 또는 ‘영등 할머니’라고도 부르는 영등은 음력 2월에 하늘에서 내려와 비바람을 일으킨다는 신이다. 화순군에서는 영등 할머니가 음력 2월 초하루에 내려와서 15일에서 20일 사이에 하늘로 다시 올라간다고 여긴다. 영등 할머니가 처음 내려올 때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좋지 않으면 며느리를 데리고 내려오는 것이고 날씨가 좋고 바람이 불면 딸을 데리고 오는 것이라고 여긴다. 영등 할머니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날과 올라가는 날에 부녀자는 부엌에 영등 할머니를 위한 상을 차려놓고 제사를 지낸다.
현재 화순군에서 영등 할머니를 모시는 제사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다만 2월을 영등달이라고 하고, 비가 오면 ‘물영등’, 바람이 불면 ‘바람 영등’으로 인식하는 정도의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관념만 지니고 있을 뿐이다.
[현황/사례]
화순군에서 현재 영등 할머니를 모시는 사례는 거의 볼 수가 없다. 그러나 70대 후반 이상의 부녀자들은 비록 영등 의례의 구체적인 모습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영등과 관련된 종합적인 기억은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부녀자들의 기억을 중심으로 영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기록하기로 한다.
화순군 화순읍 연양리 양촌 마을과 화순군 춘양면 양곡리 단양 마을의 경우 하리드랫날[2월 초하루]은 영등 할매가 내려오는 날이라고 한다. 이날 비가 내려면 ‘물영등’이라 하고, 바람이 불면 ‘바람 영등’이라 하며, 초하루에 내려온 영등 할머니는 20일에 올라간다고 여긴다.
화순군 이서면 야사리 용호 마을의 경우 정월 그믐날이 되면 영등이 내려온다고 한다. 영등은 이날 내려와 2월 24일에 마지막으로 싹싹 쓸어서 올라가며, 영등이 내려올 때 며느리를 데리고 오면 찹찹하고[비오고] 딸을 데리고 내려오면 설렁거린다[바람불고]고 한다. 또 비가 오면 ‘물영등’, 바람이 불면 ‘바람영등’이라고 한다.
화순군 청풍면 차리 하촌 마을과 대비리의 대비동 마을의 경우 영등은 2월 초하루에 내리며 올라갈 때는 10일, 15일, 20일 등 3번에 걸쳐 올라간다고 한다. 영등이 내릴 때 따로 제사는 지내지 않는다. 다만 전하는 말에 ‘비가 오면 비영등 내렸다고 하고, 바람이 불면 바람 영등 내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화순군 능주면 관영리의 경우 영등은 2월 초하루에 내려와서 10일에 한 번씩 올라간다고 한다. 영등이 내려온 달, 즉 2월에는 장과 메주를 쑤지 않고 개고기도 먹지 않는다. 이 달에 비가 오면 ‘물영등 내렸다’고 하고, 바람이 많이 불면 ‘바람 영등 내렸다’고 한다.
화순군 이양면 쌍봉리 쌍봉 마을과 이양면 매정리 중매정 마을에서는 2월 초순에 비가 오면 장마가 지니 ‘비 영동이 내렸다’고 하고, 바람이 불면 ‘영등이 뒤바람을 주고 가서 억세다’고 한다. 영등은 2월 초하루에 내려와서 19일에 올라가고, 20일에 마지막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영등이 내려와 있는 영등달[2월]에는 절대로 묏자리 등 땅을 파지 않고 사람이 죽어도 초승을 넘겨서 장사를 치루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