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019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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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줄땡그기,줄당기기,줄쌈,조리지희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
집필자 | 강현구 |
성격 | 민속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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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시기 | 음력 정월 대보름 |
관련 의례 행사 | 당산제 |
[정의]
전라남도 화순군의 여러 마을에서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에 편을 갈라 볏짚으로 만든 줄을 서로 마주 당겨 풍흉을 점치는 세시 민속놀이.
[개설]
줄다리기는 벼농사를 짓는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속놀이이다. 화순군의 줄다리기는 놀이 시기도 정월 보름에 집중되어 있고 줄을 만드는 재료도 볏짚이다. 암줄과 숫줄로 구분되며 큰 줄보다 외줄다리기가 대부분이다. 그해의 풍흉을 점치는 민속놀이로 주민간의 대동단결을 꾀하면서 풍물이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연원]
줄다리기는 벼농사를 짓는 지역에 넓게 분포된 민속놀이이다. 벼농사는 비와 바람이 풍년과 흉년을 가르는 변수이다 보니 비바람을 좌우하는 용신앙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더러는 풍수지리상 거센 터를 제압하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거나 기우제로서 줄을 당기기도 한다. 멀리 중국의 당나라 때부터 줄다리기 관련 기록이 있고 일본 본토나 오키나와 지역에서도 시기만 다를 뿐 줄다리기 풍속은 현재까지 전승되어오는 민속놀이이다.
[놀이 도구 및 장소]
화순군의 줄다리기는 크게 외줄다리기와 쌍줄다리기가 있지만 놀이 도구는 모두 볏짚으로 만든다. 각 가정에서 걷어 온 볏짚을 다듬어 세 가닥의 줄을 왼쪽으로 꼬아 엮어 20m 길이의 외줄을 만든다. 큰 마을인 경우는 암수 2개의 줄을 꼬아 만든다. 쌍줄인 경우 두 줄을 연결하는 비녀목은 숫줄 쪽에서 마을 인근 야산의 소나무를 5~6자 길이로 잘라 다듬어 사용한다. 놀이의 주된 장소는 마을 앞 논과 밭 또는 마을 공터나 골목길에서 남녀로 나눠 줄을 당기지만 마을 앞 강가에서 당기기도 한다.
[놀이 방법]
줄다리기는 정월 대보름이 되면 편을 갈라 승부를 가른다. 줄이 다 만들어지면 먼저 줄을 들고 마을 주변을 한 바퀴 돈 다음 줄다리기 장소로 이동한다.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남녀로 편을 가르지만 가끔은 마을의 상·하나 동·서 또는 남북으로 나눠 줄을 당긴다. 이긴 쪽이 그해의 농사 풍년이 든다는 속신 때문에 여자 편에 속하는 쪽이 이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을 내에 농악대가 있는 경우에는 응원이 이뤄지기도 한다.
진편은 흉년이 든다고 믿기 때문에 이기려고 애를 쓰지만 여자들의 재치 있는 방해[회초리로 손등을 때리거나 줄을 당기는 남자들을 떼어내는]로 남자들이 양보하는 경우가 많다. 징을 쳐서 줄을 당기다가 1m 이상 한 쪽으로 끌려가면 승패는 가름이 난다. 단판에 승부를 가르기도 하지만 대체로 3판 양승으로 결정한다. 승부가 결정되면 그 줄을 당산제를 지내는 당산나무나 선돌에 감아두거나 혹은 배를 가진 선주에게 팔아 풍어를 기원하는 용도로 쓰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풀어 헤쳐 잘라서 거름으로 사용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줄다리기는 벼농사를 짓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승되는 고유한 민속놀이이다. 풍물과 응원이 함께하는 놀이로 마을 내의 거의 모든 주민이 함께 참여한다. 놀이 결과 이긴 편이 풍년이 든다는 속신 때문에 승부가 과열되기도 하지만 벼농사의 특성상 집단 노동이 필요한 점을 고려한다면 농한기가 끝나고 이제부터 농사일에 대비할 시점이라는 것을 놀이를 통해서 확인하는 것이다. 신나는 풍물과 평소 잘 쓰질 않던 근육을 함께 사용하는 특별한 경기, 즉 뒤로 물러나야 이기는 경기가 바로 줄다리기이다. 벼농사는 비와 바람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바로 줄을 용으로 인식하고 당산나무에 감거나 선돌에 옷으로 입히기도 한다. 곧 용으로 인식하는 줄을 마을 안 당산신과 함께 모셔두고 그해의 농사가 풍년이 들도록 기원하는 것이다.
[현황]
오랜 역사를 지닌 전통적인 줄다리기는 벼농사를 짓는 지역에 고루 분포·전승되어 온다는 점이다. 그러나 집단적인 노동력이 필요했던 농경 중심의 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변모해 오는 동안 도시화에 따른 노동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기계화로 인해 전통적인 줄다리기는 급감하였다. 한 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주민들의 신과 흥이 함께한 종교적이며 오락적인 민속 줄다리기는 한국에서도 중요 무형 문화재로 지정된 몇 곳과 남도의 몇몇 마을에서만 찾아 볼 수 있다. 화순군의 경우도 현재 줄다리기를 본래의 의미로 행하는 마을은 거의 없으며 화순 풍류 문화 큰잔치나 면민의 날 행사 등에서 재현하는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