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400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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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萬日念佛會 |
영어의미역 | Buddhist Invocation Association of Time 10,000 Day |
분야 | 종교/불교 |
유형 | 행사/행사 |
지역 |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583[통도사로 108] |
시대 | 근대/일제 강점기 |
집필자 | 최연주 |
[정의]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통도사 극락암에서 1915년 조직되었던 신행(信行) 모임.
[개설]
만일염불회는 염불만일회(念佛萬日會) 또는 염불계(念佛契), 만일염불결사(萬日念佛結社)라고도 하며 만일(萬日) 즉 27년 5개월 동안 염불을 하는 모임이라는 뜻이다. 통일신라시대 강원도 고성 건봉사(乾鳳寺)에서 758년(경덕왕 17) 승려 발징(發徵)에 의하여 처음 시작된 이후 신라 전역에서 일반 신도들로 조직된 만일염불결사가 유행했다고 한다.
고려시대의 만일염불회로는 당시 타락한 불교를 살리기 위해 결성되었던 요세(了世)의 백련결사가 유명하다.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으로 인해 소실된 사찰들을 복원하기 위해 사명대사가 조직했던 동갑계(同甲契)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만일염불회가 가장 융성하게 일어났던 때는 구한말로서 가장 대표적인 사찰은 지금도 한국 정토 신앙 성지의 하나로 남아 있는 강원도 고성의 건봉사였다.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고양 흥국사, 울진 불영사, 북한산 화계사, 신촌 봉원사, 안암동 개운사, 청도 운문사, 해인사 원당암, 통도사 극락암, 도봉산 망월사, 강남 봉은사 등의 사찰은 한국적 정토 신앙 실천법인 만일염불회가 성황을 이루는 정토의 성지였다. 그러나 현재는 정토 도량을 표방하는 사찰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연원 및 개최경위]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에 있는 통도사 극락암은 1800년대부터 만일염불회를 행하였다고 한다. 특히 1915년 10월에는 승려 경봉(鏡峰)의 주도하에 양로염불만일회(養老念佛萬日會)가 시작되었으며, 김구하(金九河), 김경봉(金鏡峯), 김포광(金包光) 등 51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였고, 환담(幻潭), 용성(龍惺), 보우(普雨) 등도 동참하였다고 한다. 이 때 제정된 ‘염불만일회규칙(念佛萬日會規則)’에 의하면 “본 염불결사는 명칭을 ‘염불만일회(念佛萬日會)’라 칭하고 위치는 양산 통도사 극락암으로 정한다”고 전한다.
‘통도사 극락암 양로염불만일회 취지서(通度寺 極樂庵 養老念佛萬日會 趣旨書)’에 따르면 이 모임의 주요 대상은 노인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노인이란 나이가 많은 노인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늙게 됨으로 모두 노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 젊은 사람도 노후에 대비하여 미리 염불에 임할 것을 권유하고 있는 것이다.
[행사내용]
전문 9조와 세칙 7조로 구성된 ‘염불만일회규칙(念佛萬日會規則)’에 따르면 도속(道俗)을 일치시켜 빈궁고독인(貧窮孤獨人)으로서 청정심을 발(發)하고, 불교를 성심으로 신앙하고, 신심(信心)이 견고하고 원력(願力)이 광대한 사람들을 운집하고, 염불수심으로 견성성불(見性成佛)하여 광도중생(廣度衆生)하기 위한 목적으로 결성되었다고 한다.
아울러 염불만일회의 기한을 만일(萬日)로 정하고 이를 다시 10기로 구분하며 1기는 3년으로 정한다고 하였다. 또한 회원을 통상 회원, 특별 회원, 결연 동참 회원 등 세 가지로 구분하였다. 여기서 통상 회원의 경우 매년 백미(白米) 1두식(斗式)을, 특별 회원은 금(金) 20원(圓)이상을, 결연 동참 회원은 금 1원(圓)이상을 각각 원조하거나 납입해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염불 방법으로는 육자염불(六字念佛)과 관념염불(觀念念佛)을 중시하며 결사 규칙을 지킬 것도 강조하고 있다. 만일(萬日)인 27년 5개월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평생을 함께 하는 신행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모임은 도반(道伴)들의 수행과 신앙의 공동체로서 출가·재가의 차별 없이 사부 대중이 평등하게 참여하며, 염불의 수행은 미리 전답을 마련하고 재정을 충실히 한 뒤에 시작된다.
[의의와 평가]
만일염불회는 각 시대별 혼란 상황에서 사회 개혁과 변혁을 주도적으로 이끈 종교 운동이며, 강력한 조직력과 단결력을 바탕으로 신앙의 구심점을 형성하여 그 때마다 불교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승속(僧俗)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이의 자발적인 참여를 강조하는 신앙 결사 운동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근세 불교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