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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심헌 제영」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400867
한자 澄心軒題詠
영어의미역 Attaches a Subject, Poem Recite in Jingsimheon Pavilion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경상남도 양산시
시대 조선/조선 전기
집필자 한태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한시
작가 김구경(金久冏)|강희안(姜希顔)[1418~1465]|서거정(徐居正)[1420~1488]|김종직(金宗直)[1431~1492]
창작연도/발표연도 조선 전기

[정의]

조선 전기 김구경 등이 징심헌의 풍광과 삶의 자세에 대하여 읊은 한시.

[개설]

징심헌(澄心軒)박제상(朴堤上)이 양산태수로 있을 당시 건립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구경(金久冏)을 필두로, 강희안(姜希顔)[1418~1465], 서거정(徐居正)[1420~1488], 김종직(金宗直)[1431~1492] 등 쟁쟁한 문사들이 시를 남겼다. 이들의 시는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과 각 시인의 문집 등에 전한다.

[내용]

1. 김구경의 칠언절구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실려 있으며, 징심헌이 가을날 속세에서 쌓인 근심을 씻어내고자 하는 곳으로 묘사되어 있다. 제명(題名)이 징심(澄心: 마음을 맑게 하다)인 것에 무게를 두어 천 리 경치를 조망하며 근심을 씻어내겠다고 이야기한다.

“마루와 대들보 널찍하게 맑은 물 내려다보고 있으니/ 만 줄기 대나무 바람에 노래하는 유월일네/ 굽어보고 우러러보아 천 리의 경치를 낱낱이 다 보고서/ 여기 머물면서 백년 근심을 씻고자 하네(軒楹開豁俯淸流 萬竹吟風六月秋 俛仰堪窮千里景 留連欲洗百年愁).”

2. 강희안의 칠언절구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실려 있으며, 대발 무늬가 울렁이며 물에 비치는 달 밝은 가을밤의 맑은 이미지를 잘 부각시키고 있다.

“창밖의 대발 무늬가 물속에 비치어 엉기어 흐르려 하는데/ 밤 깊어 한가로이 누워 있으니 문득 가을인가 의심나네/ 이미 소를 이룬 냇물이 이렇게 맑음을 보았나니/ 인간의 끝없는 수심도 함께 씻어 줄만 하구나(窓外簟紋渾欲流 夜深閑臥却疑秋 已看淵水澄如許 可洗人間無限愁).”

3. 서거정의 칠언율시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사가집(四佳集)』에 전하고 있으며, 주위 경물을 이용하여 징심헌의 맑은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푸르고 푸르게 영롱한 만 가지 대숲에/ 구름 속에 있는 한 채 집 다시 맑은 물 위에 임했네/ 바람이 가는 물결 불어오니 옥같이 흰 물고기 뛰고/ 달이 성긴 발에 비쳐오니 금빛인 양 어른거려라/ 신선의 무리 불러서 학을 타고 가려하고/ 이미 아름다운 글귀를 가지고 용 읊는 소리 움직이려 하네/ 난간에 의지해 생각하는 것 아무도 알지 못하니/ 부질없는 떠나는 근심 밤만 깊어가네(蒼翠玲瓏萬竹林 一軒雲物更澄心 風吹細浪鱗鱗玉 月透踈簾瑣瑣金 欲喚仙曹騎鶴去 已將佳句動龍吟 憑欄有思無人識 段段離愁夜向深).”

4. 김종직의 오언고시

『점필재집(佔畢齋集)』에 「양산 징심헌에서 밤에 앉아 본 것을 적다(梁山澄心軒夜坐記所見)」이라는 제목으로 전한다. 제목처럼 김종직은 밤잠을 이루지 못해 눈과 귀에 들어오게 된 바를 시 속에 풀어 넣고 있는데, 낮의 일상에서 볼 수 없었던 섬세한 움직임과 소리가 다 포착되어 있다. 시인은 마지막에 이 기운에 동화되어 상쾌해하며 관복을 입고 정무를 보게 되는 것을 오히려 염려하고 있다.

“바람 소리는 대밭을 부순 듯하고/ 달빛은 난초 언덕에 빛나는데/ 이 나그네는 가을 잠이 적어서/ 창문 열고 솜옷을 걸치고 나가니/ 시야는 먼 들판에 어른거리고/ 천상의 맑은 기운은 파도와 같네/ 고기는 뛰며 활발하게 노닐고/ 황새는 놀라 큰 소리로 울어대며/ 은하는 맑고 푸른 강에 잠겼는데/ 한 쌍의 거룻배가 강을 횡단하누나/ 섬돌을 돌며 누각을 쳐다보니/ 하늘을 찌를 듯 높고도 조용해라/ 아침마다 매질하던 마당에는/ 여치의 실 잣는 소리만 들리네/ 문득 깨닫건대 밤기운 상쾌하여/ 머리 풀어헤치니 기분이 흐뭇해라/ 도리어 닭이 울고 날이 새면은/ 관복 입고 직무에 임할게 염려로세(風聲碎竹塢 月影晃蘭皐 客子少秋睡 開窓披縕袍 昏花落遙野 灝氣如波濤 魚跳乍撥剌 鸛駭鳴聲豪 星河蘸澄碧 橫泛一雙舠 循除瞰樓閣 岑寂攙天高 朝來敲榜地 只有絡緯繰 忽覺夜氣勝 散髮情陶陶 還恐鷄早叫 冠帶走塵勞).”

[의의와 평가]

징심헌은 조선 전기 김구경「징심헌 제영」을 지은 이래 수많은 시인이 시를 남기고 있다. 시들은 대개 징심헌에 즐비한 대나무와 물에 비치는 대나무를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것들이 어우러져 풍겨내는 맑은 기운으로 속세에 찌든 마음을 맑게 하고픈 시인의 바람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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