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4016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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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忌祭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남도 영암군 |
집필자 | 표인주 |
[정의]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조상의 기일(忌日)에 가정에서 지내는 제사.
[개설]
기제(忌祭) 는 고려 말 정몽주(鄭夢周)[1337~1392]에 의해서 건의되었고, 명종[1546~1566] 이후 서민들까지도 4대 봉사를 묵인하게 되면서 오늘날의 격식을 갖추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가정에서 모셔지는 기제의 대상은 4대조 할아버지인 고조할아버지 내외까지이기 때문에 4대 봉사라고 말한다. 그래서 한 가정에서 기제사를 많게는 8회 이상 지내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할아버지부터 고조할아버지까지를 통합하여 1회로 기제를 모시고, 부모 내외만 따로 각각 모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절차]
영암군에서는 제주(祭主)는 기제사의 하루 전에 재계(齋戒)하고 신위(神位)를 설치한다. 예서에 의하면 제사 3일 전부터 재계를 해야 한다고 한다. 제일(祭日)이 되면 주부는 정성으로 제찬을 준비하며, 집사자는 제장이 될 정침을 깨끗이 한다.
제찬으로는 대체로 익힌 음식을 사용하는데, 집집마다 다소간의 차이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반(飯)·갱(羹)·소채(蔬菜)·청장(淸醬)·포(脯)·실과(實果)·제주(祭酒)·면식(麵食)·육(肉)·어(魚)·미식(米食)·해(醢) 등이다. 제찬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대추·밤·배·곶감·사과·명태·조기 등이다. 또 주과포라는 말이 있듯이 술, 과일, 포는 제사의 대표적인 음식으로서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 세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
제사의 절차는 참신(參神)→ 강신(降神)→ 초헌(初獻)→ 독축(讀祝)→ 아헌(亞獻)→ 종헌(終獻)→ 유식(侑食)→ 계반삽시(啓飯揷匙)→ 합문(闔門)→ 계문(啓門)→ 헌다(獻茶)→ 음복(飮福)→ 사신(辭神)→ 철상(撤床) 순서로 진행된다.
기제사는 자시(子時)에 지내는데 전라남도 영암군 지역에서는 보통 12시에 지낸다. 사당이 있고 신주를 모시고 있는 경우는 시간에 맞춰 신주를 모셔다 정침으로 옮긴다. 신주가 없는 집에서는 지방을 모신다. 요즘은 영정 사진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다.
신주를 신위에 올려놓고 제장에 참석한 사람들이 일동 재배하는 참신이 끝나면 강신을 한다. 제장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신위를 향해 늘어선 다음 제주가 꿇어앉아 모사에 꽂아 놓은 향에 불을 붙이고 재배한다. 이어 집사가 잔이 가득 차지 않게 따라 올리는 술잔을 제주가 두 손으로 받아 왼손으로는 잔대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잔을 들어 모사에 세 번 나누어 붓는다. 빈 잔을 집사자에 건네주어 집사가 그 잔을 신위 앞에 바치면 제주는 다시 재배한다.
초헌(初獻)[첫 술잔을 신위 앞에 올리는 일]은 제주가 올린다. 앞에 나아가 술잔을 받들면 집사가 술을 부어준다. 이것을 모사기에 세 번 나누어 붓고 술이 있는 잔을 집사에게 주면 그는 그것을 밥 앞에 놓고 밥의 뚜껑을 열어 놓는다. 제장에 참여한 전원이 꿇어앉으면 축관은 제주 옆에 앉아 독축을 한다. 독축이 끝나면 제주만 일어나 재배한다.
아헌(亞獻)[둘째 술잔을 신위 앞에 올리는 일]은 주부가 행하는 것이니 주부가 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으면 집사가 술잔에 술을 붓는다. 주부는 이것을 향로 위에 세 번 휘두르고 집사에게 주면 그것을 밥그릇 앞에 놓는다. 주부는 일어나 4배를 한다. 주부가 하지 않을 경우는 제주의 동생이 아헌관이 된다. 이어서 바로 준비한 육적(肉炙)을 올린다.
종헌(終獻)[셋째 잔을 신위 앞에 올리는 일]은 아헌관 다음으로 가까운 사람이 잔을 올린다. 아헌할 때와 같이 술을 올리며, 계적(鷄炙)[닭산적]을 올리고 헌관은 재배한다.
유식은 신위에게 음식을 권하는 절차로 제주가 먼저 술 주전자를 갖고 앞으로 가서 밥그릇 앞에 있는 술잔에 넘치도록 술을 첨작(添酌)한다. 이어 주부가 앞으로 나아가 숟가락을 밥 가운데에 꽂고 젓가락은 접시 중앙에 놓되 자루가 서쪽으로 가게 한다. 그리고 제주는 재배, 주부는 4배를 한다.
그런 뒤 방안의 불빛을 희미하게 하고 병풍을 좁히고 휘장을 두른 다음 제주 이하 모든 사람들은 문 밖으로 나와 문을 닫고 조용히 기다린다. 합문 후 밥을 아홉 숟가락쯤 떠먹을 만한 시간이 지나면 제주가 헛기침을 세 번 하고 방문을 열고 일동이 들어간다.
이어 상 위의 국을 물리고 숭늉을 올린다. 밥에 꽂았던 숟가락으로 밥을 세 번 떠서 숭늉에 말아 놓는다. 이때 참사자(參祀者)들은 읍을 한 자세로 잠시 정숙하게 기다리는데, 집사가 밥뚜껑을 덮고 숟가락을 내려놓는다.
헌다(獻茶)가 끝나면 음복을 한다. 음복이 끝나면 신주를 다시 사당으로 모시는 사신을 행한다. 사신에 이어 철상이 있고, 이것으로 모든 제의 절차는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