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안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

[개설]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益山王宮里五層石塔舍利莊嚴具)는 1965년 전라북도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에 있는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국보 제289호] 보수를 위한 해체 과정에서 1층 옥개석 상면에서는 2개의 사리공, 기단부 심초석 상면에서는 3개의 사리공이 품자(品字) 형태로 발견되었다. 옥개석 오른쪽 사리공에서는 각각 금동제사리외함(金銅製舍利外函)·금제사리내함(金製舍利內函)·유리제사리병(琉璃製舍利甁), 왼쪽 사리공에서는 금동제금강경판외함(金銅製金剛經板外函)·금동제금강경판내함(金銅製金剛經板內函)·은제도금금강경판(銀製鍍金金剛經板)이 완벽한 상태로 수습되었다. 기단부 3개의 사리공 중 동쪽 사리공에서는 청동여래입상 1구와 청동요령 1구, 북쪽 사리공에서는 향류(香類)가 나왔고, 서쪽 사리공은 비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일찍이 도굴된 것으로 보인다.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는 1966년 7월 26일 국보 제123호로 지정되었다가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국보로 재지정되었고 국립익산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사리장엄구의 연대는 백제 시대에서 고려 시대 초까지 의견이 다양하다.

[형태]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 중 금동제사리외함은 높이가 12.3㎝이고, 가로가 16.4㎝이며 세로가 18.8㎝이다. 금제사리내함은 높이가 9.8㎝이고, 가로가 7.2㎝이며 세로가 6㎝이다. 유리제사리병은 높이가 7.7㎝이다. 금동제금강경판외함은 높이가 11.3㎝이고 가로가 18.6㎝이며 세로가 25.1㎝이다. 금동제금강경판내함은 높이가 10.3㎝이고, 가로가 19.1㎝이며 세로가 15.3㎝이다. 은제도금금강경판은 가로가 14.8㎝이고, 세로가 13.7㎝이다.

금제사리내함의 뚜껑 꼭대기에는 반쯤 핀 연꽃 봉오리가 장식되어 있고, 표면에는 당초무늬와 구슬무늬가 새겨져 있다. 녹색 유리제사리병의 마개는 연꽃 봉오리 모양이며, 한 변의 길이가 4.8㎝인 정사각형 받침은 활짝 핀 연꽃 모양을 장식하였다. 금동제금강경판내함 뚜껑 윗면 중앙에는 국화무늬를 장식하고 금고리 손잡이를 달았다. 금강경이 새겨진 금강경판은 모두 19장이며 이를 모두 접은 다음 2개의 금줄로 묶어 놓았다. 금동제사리외함과 금동제금강경판외함은 모두 장식이 없다. 광배와 대좌를 갖춘 청동여래입상은 높이가 17.4㎝이고 10세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징]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 중 금으로 만든 것[금제금강경판]으로 알았던 금강경판은 은판에 『금강경』을 새기고 금으로 도금한 것[은제도금금강경판]으로 밝혀졌다.

[의의와 평가]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는 거의 완벽한 상태로 출토된 사리장엄구이며 구성, 재질, 수법이 최상급이다. 유리제사리병과 은제도금금강경판은 『관세음응험기(觀世音應驗記)』에 기록된 익산 제석사 봉안 사리장엄으로 추정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