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5015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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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恩惠- |
영어의미역 | The Merciful Jang Yusi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이동 |
집필자 | 이현우 |
[정의]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이동에서 장유신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은혜 갚은 장유신」은 부모가 없어 방랑하는 불쌍한 고아를 데려다가 길러준 장재상의 은혜를 갚고자 숙민의 아들[장재상의 손자]이 역적의 아들로 낙인 찍혀 죽을 고비에 이르자 자신의 아들과 바꿔치기 하여 장재상의 대를 이어 주었다는 유신 부부의 보은담이다.
[채록/수집상황]
1989년 6월 3일 경기도 안산시 이동으로 현지조사를 나가 주민 김영선[여, 58]으로부터 최내옥·김용덕·최지웅·이경묵 등이 채록하였는데, 이는 1989년 한양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서 발간한 『한국학논집』16에 실려 있다. 1990년 내고장안산편찬위원회에서 발간한 『내고장 안산』에 수록하였고, 1999년 안산시사편찬위원회에서 발간한 『안산시사』 중권에 이정태가 재정리하여 전재하였다.
[내용]
고려시대로 알려진 어느 때 안산 지방에 장씨 재상이 살았다. 어느 날 그 재상이 길을 가던 중 부모가 없어 방랑하는 불쌍한 고아를 발견하고 그 아이를 데려다 친아들처럼 키웠다. 물론 그 재상에게도 아들이 한 명 있었는데, 그 아들의 이름은 숙민이었다. 재상은 데려온 아이의 이름은 유신이라 지어 주었다. 세월이 지나 두 아이는 모두 어른이 되었고, 장재상은 세상을 떠났다. 친아들 숙민은 나라의 관리로서 살아가고, 유신은 평범한 선비로 살아갔다.
그런데 어느 날 숙민이 간신들의 모함에 빠져 귀양을 가게 되었다. 간신들은 임금을 쫓아내고 자기들 세상을 만들려는 역모를 꾸밈에 있어서 가장 눈에 거슬리는 숙민을 먼 곳으로 귀양을 보낸 것이다. 또 이에 그치지 않고 귀양길에 뱃사공을 시켜 숙민을 죽이려고 하였다. 그렇지만 뱃사공은 숙민을 죽이지 않고 오히려 도망치게 하였다.
당시 숙민에게는 왕씨 성을 가진 부인이 있었는데 마침 해산 시기를 눈앞에 둔지라 부인의 걱정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역적들은 이미 숙민이 죽은 것으로 알고 이번에는 숙민의 씨를 말리기 위하여 왕씨 부인을 옥에 가두었다. 한편 평범한 선비인 유신으로서는 이러한 일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난감하기만 하였다.
그런 와중에서도 왕씨 부인은 아들을 낳았다. 그렇지만 두 모자의 생명은 이제 거의 끝에 와 있었다. 내일이면 죽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새벽에 하늘에서 한 쌍의 학이 왕씨 부인에게로 내려와 부리로 아이를 가리키고 다시 학 자신의 등을 가리켰다. 왕씨 부인은 학이 무슨 의미로 그러는 줄 알고 얼른 아이를 학의 등에 업혔다. 순간 아이를 엎은 학은 곧장 유신의 집으로 날아가 아이를 그에게 주었다. 유신은 뜻밖의 일에 몹시 놀랐으나 아이를 두른 천을 자세히 보니 아이의 출생과 생시가 혈서로 써 있어 이 아이가 바로 숙민의 아들임을 알았다.
한편 역적들은 왕씨 부인의 아이가 없어진 사실을 알고는 아이를 찾아 나섰다. 그때 마침 유신의 부인도 아들을 낳았다. 유신은 이때 장씨 가문의 은혜를 생각하여 자기의 아들과 숙민의 아들을 바꿔 숙민의 아들은 집에서 보호하고, 대신 자신의 아들을 역적에게 갖다 주었다. 이는 숙민의 아들을 더욱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역적들은 유신의 아들을 숙민의 아들로 착각하여 유신과 아들을 널빤지 위에 함께 묶어 바다에 띄워 보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어느 바닷가로 흘러들어 마침 마음씨 좋은 어부의 눈에 띄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한편 옥에 갇힌 왕씨 부인은 이제 죽을 일만 남겨 놓고 있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하늘에서 굵은 명주실이 내려왔다. 왕씨 부인은 얼떨결에 그 명주실을 잡고 밖으로 나와서는 있는 힘을 다해 도망쳤다. 그러나 밤이 새도록 도망쳤지만 그리 멀리 가지는 못했다. 왕씨 부인이 도망친 것을 안 역적들은 재빨리 군사를 풀어 부인을 쫓았다. 군사들이 쫓아오는 것을 알아챈 왕씨 부인은 더욱 걸음을 빨리 했지만 눈앞에 나타난 것은 넓디넓은 강이었다. 왕씨 부인은 이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물속으로 뛰어들어 자결하려 하였다.
그런데 그때 물속에서 몇 마리의 물고기와 함께 배 한 척이 떠올랐다. 그 물고기들을 자세히 보니 돌아간 장재상의 환갑 때 어떤 손님이 선물한 물고기들이었다. 불쌍해서 풀어 주었는데 지금 그 물고기들이 배를 가지고 나타난 것이다. 어찌 되었든 왕씨 부인은 그 배를 탔다. 몇 날이 지나 그 배는 어느 바닷가에 이르렀다. 그런데 그 바닷가는 바로 유신이 떠내려 온 곳이었다. 하지만 왕씨 부인도 유신도 서로가 같은 바닷가에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유신은 자신의 아들을 동냥젖으로 키워 나가야만 했는데, 아이에게 젖을 먹인 사람 중에는 왕씨 부인도 있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서 두 아들들은 어른이 되었고, 둘 다 총명하여 나라의 재목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신의 부인은 숙민의 아들이 다 컸음을 보고, 그에게 친부 숙민과 친모 왕씨 부인, 그리고 장씨 집안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숙민의 아들은 원통해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힘을 길러 역적들에게 원수를 갚아야겠다고 굳게 결심하였다. 유신 또한 그의 아들에게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유신의 아들 또한 아버지의 의리와 우애에 감동하여 반드시 힘을 길러 역적을 몰아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서로 다른 환경과 처소에서 두 아들은 힘을 길렀고, 끝내 역적의 무리들을 모두 소탕해 강가에 모아 놓고 처형을 하게 되었다. 이때 역적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수많은 군중들이 모여들었는데 이 자리에는 숙민, 숙민[왕씨]의 부인, 유신, 유신의 부인, 그리고 두 아들이 모두 상봉을 하였다. 그리하여 두 가족은 남은 일생을 행복하게 살았다
[모티프 분석]
「은혜 갚은 장유신」의 주요 모티프는 ‘귀양길에서 숙민을 살린 뱃사공’, ‘서로 바꾸어 기른 아들’, ‘유신과 부자를 살린 어부’, ‘왕씨 부인을 살린 물고기’, ‘숙민 가족과 유신 가족의 상봉’ 등이다. 「은혜 갚은 장유신」은 자신을 길러준 재상의 가족들에게 은혜를 갚은 장유신을 소재로 하고 있다. 즉, 일점혈육이 없는 자신을 길러준 은혜를 갚고자 숙민의 아들이 역적의 아들로 낙인 찍혀 죽을 고비에 이르자 자신의 아들과 바꿔치기를 해서 장재상의 대를 이어주었다는 보은담이다.
특히 아들을 바꿔서 길렀다는 모티프는 고전소설 「보심록」에서도 등장하는 모티프이다. 증문효는 친구의 유복자를 자기 아들로 바꿔치고, 화익삼은 증문효의 아들을 데리고 달아나 역적의 무리에 죽음을 당함으로써 친구 집안의 대를 이어주어 신의 있는 우정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