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001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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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梅窓集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문헌/전적 |
지역 | 전라북도 부안군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김영미 |
[정의]
부안 출신의 조선 중기 여류 시인 이매창의 시를 엮어 1668년에 간행한 시집.
[저자]
이매창(李梅窓)[1573~1610]은 조선 중기의 부안 지역에서 활동했던 여성 문인으로, 초명은 이향금이다. 자는 천향(天香), 호가 매창이며, 계유년에 태어났다 하여 ‘계생(癸生)’ 혹은 ‘계랑(癸娘, 桂娘)’으로도 불렸다. 아전 이탕종(李湯從)과 관비 사이에 태어나 12살에 기생이 되었는데 한시와 가사는 물론 가무나 가야금·거문고에도 능하여 조선 시대 황진이와 쌍벽을 이루는 여성 예술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생 수백 편의 시를 남겼다고 하는데 모두 유실되고 현재 58편이 남아 있다.
[편찬/간행 경위]
정사신(鄭士信)이 구전되던 이매창의 한시 58수를 모아 변산 개암사(開巖寺)에서 1668년(현종 9)에 목판본으로 『매창집(梅窓集)』을 간행하였다. 이때 간행된 『매창집』 발문에 의하면 매창은 현리 이탕종(李湯從)의 딸로 “평생 시 읊기를 잘하여 수백 편이 회자되었지만 지금은 거의 흩어져 사라지고······ 아전들이 전송(傳誦)하는 것을 모아 각체 58수로 판을 짠다”라고 하였으니 오언 절구 20수, 칠언 절구 28수, 오언 율시 6수, 칠언 율시 4수이다.
1668년에에 간행된 『매창집』 원본은 간송문고에 2권, 미국 하버드대학 도서관에 1권이 각각 소장되어 있다. 그 외에 『조선역대여류문집(朝鮮歷代女流文集)』에 전편이 활자로 채록되어 수록되어 있다. 김억(金億)의 번역 시집 『금잔디』[동방문화사, 1947]에 이매창의 시 38수가 번역 소개된 바 있으며, 또한 1958년에 신석정(辛夕汀) 시인이 이매창의 시를 번역하여 『대역 매창 시집』을 출간하여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역대 여류 시문선』[김지용 역, 대양서적, 1973]에도 전편이 번역되어 실려 있다.
[형태/서지]
2권 1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목판본이다. 행자는 7행 14자이다. 하버드대학교 도서관과 간송문고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매창집』에는 오언 절구 26수, 칠언 절구 26수, 오언 율시 4수, 칠언 율시 4수 등이 순서대로 수록되어 있다. 서(序)는 없고, 책 말미에 발문, 즉 간기가 부록되어 있다. 이매창의 한시는 재치 있고 정감이 넘치면서 한국적 여성 특유의 인고의 성정이 풍만한 작품들이다. 『매창집』에 수록된 한시의 내용들은 기류 문학답게 모정이나 부녀자의 도리 등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주로 임과의 이별에서 오는 그리움, 돌아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는 심정과 원한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그 그리움과 원한의 매개 역할을 하는 것은 주로 달밤, 거문고, 가을 찬 서리, 규중(閨中)의 외로움 등이다. 이매창은 부안의 명기로 정통 한시문체에 우리의 정서, 특히 여성의 정서를 자연스럽게 담은 「추사」·「자한」·「춘원」·「증취객」 등의 작품이 유명하다. 이 외에 선계 지향적인 「선유(仙遊)」 같은 작품도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매창의 시의 의의를 ‘여성 특유의 정한을 잘 표현했다’는 것에서 찾는다. 물론 이것이 매창 시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또 하나 매창 시의 가치는 시 속에서 부안 지역의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도 있다. 매창의 「한 순상 환갑 때 드린 시의 운을 받아서[伏次韓巡相壽宴時韻]」라는 시를 보면 ‘이곳 땅은 삼신산에 가까이 닿았고 시냇물도 약수 삼천리에 통했네[地接神山近 溪流弱水通]’라고 하였다. ‘이곳 땅’은 전주이고 ‘삼신산’이 바로 부안의 변산이다. 부안의 변산을 봉래산이라고도 했는데 이는 삼신산 가운데 하나로 불렸고, 이러한 사실을 매창 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매창의 시에는 부안의 유명한 곳의 장소성을 확보한 시들도 보인다. 예컨대 어수대(御水臺)에 올라 지은 오언 절구 「등어수대(登御水臺)」가 있다. 어수대는 섶못에서 내변산길로 접어들어 우슬재를 넘자마자 오른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괴석의 절벽을 말한다. 어수대의 ‘어(御)’ 자가 상징하듯 왕과 관계되는 곳인데 1895년 간행된 『호남읍지』3에 따르면, 신라 경순왕이 왔던 곳이라고 한다. 매창이 바로 이런 유서 깊은 어수대를 다녀와서 쓴 시가 『매창집』에 수록되어 있다.
또한 부안군 변산면에 있는 월명암(月明庵)에 대한 시도 특징적이다. 매창은 「등월명암(登月明庵)」 시를 남기고 있는데, ‘하늘에 기대어 절간을 지었기에[卜築蘭若倚半空] 풍경 소리 맑게 울려 하늘을 꿰뚫네[一聲淸磬徹蒼穹]’ 등의 절구시를 통해 고지대에 지어진 월명암, 그곳에서 고즈넉하고 맑은 풍경 소리가 하늘에 울리는 월명암의 풍경이 그림처럼 그려진다. 월명암은 신라 시대 부설 거사(浮雪居士)가 창건한 유서 깊은 천년 고찰로, ‘월명무애(月明霧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변 경관이 빼어나서 예부터 시인·묵객들이 시를 남기기도 했던 곳이다.
「등천층암(登千層庵)」 절구에서도 천층산에 있는 암자 천층사의 모습을 그려보게 해 준다. ‘천층산 위에 그윽이 천년사가 서 있어[千層隱佇千年寺] 상서로운 구름 속으로 돌길이 났어라[瑞氣祥雲石逕生]’ 직접적인 부안 지역뿐만 아니라 김제 등 부안 주변 지역에 대해 읊은 시 등도 남아 있어 지역 연구에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