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9A030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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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병구 |
관광지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억척스러움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곱상하기만 하고 여린 모습이다. 그럼에도 한겨울 손님이 없는 미륵가든을 닫지 않고 쉼 없이 움직이며 무언가를 한다. 서두름도 없고 요란스러움도 없이 그렇게 움직이며 미륵가든을 지키고 있었다.
약 20년 전에 ‘바깥 양반(정무후 씨)’의 사업체가 생기는 바람에 같이 들어 왔다가 눌러 앉았다는 이영숙 씨. 그 당시는 음식점은 별로 없었고 손님은 많았고, 손님들은 아무데나 와서 무언가 해주기를 요구하고, 이런 상황 속에서 그렇다면 차라리 내가 음식점을 직접 해보자고 해서 15년 전에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손님도 많았고 손님들이 까다롭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손님도 확 줄고 까다로워졌다고 한다.
현재 미륵가든에서 내세우고 싶은 음식은 자연에서 채취한 나물과 송이버섯 요리를 내세우고 싶다고 했다. 가을철 월악산의 송이버섯은 이미 전국적으로 명성이 나있기에 새삼스럽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미륵가든에서는 월악산에서 나는 나물을, 채취하는 시기에는 생으로, 그 외에는 묵나물을 만들어 두었다가 산채비빔밥, 산채정식으로 내놓는다고 한다. 손님들이 다래순이라든지 취나물, 참나물 등을 모듬으로 해서 내면 자연산이라 좋아 하고 맛있게 먹어 주니 고맙다고 했다. 다만 나물이 많이 나는 철에는 상에 오르는 나물의 수가 조금 많아지고 그 외의 철에는 조금 줄어든단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하는 표정이다. 밥도 흰 쌀밥을 내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현미밥, 흑미밥, 조밥 등 다양하게 하려고 애를 쓴단다. 된장도 직접 담가서 먹는데 맛이 일품이라고 은근하게 자랑이다. 실제 먹어보니 슴슴하니 맛이 기가 막히다. 된장찌개를 더 먹었으면 하는 마음이 일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미륵가든의 음식은 건강식 일색이다. 나물도 건강식, 밥도 건강식. 이영숙 씨는 월악산 주변에서 채취한 자연산으로만 음식을 하고,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두부도 만들고, 도토리묵도 직접 갈아 만든다고 은근하게 자랑한다. 두부 만드는 데는 또 일가견이 있다고 자신하는 이영숙 씨, 좀 과시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식당이 뭔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시작한 음식점이라 그저 ‘내 집에 내 식구들 밥해주듯’ 하니 반응이 좋더라고 한다. 음식이 깔끔했다. 정성이 들어가니 좋지 않을 리가 없다.
이제 미륵리 사람이 다 된 모양이다. 앞으로 미륵리가 발전하려면 이런 점이 고쳐졌으면 한다고 작은 소리지만 당차게 또렷이 말한다. 미륵리에는 관광안내소가 없어서 장사하시는 분들께 문의하며 다니는 형편이란다.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친절하면서도 확실한 안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생겨야 한다고 한다. 또한 대체적으로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주차장을 설치해 놓고 주차요금을 징수하는 관계로 차량이 들어오다가도 되돌려 나가거나 송계계곡으로 그냥 가버리기에 손해가 막심하다고 한다. 이런 것이 시정되면 미륵리 주민들의 소득이 좀 더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단다.
봄철 따뜻한 기운이 스멀거리면서부터 가을철 11월까지는 그래도 바쁘다고 하기에 돈 좀 버셨겠다고 했더니 많이 벌고 많이 썼다고 주저 없이 받는다. 3월에 먹어 본 미륵가든의 산채비빔밥은 반찬 가짓수 5개에 된장찌개로 조촐하지만 입 안에서 감겨드는 맛이 기가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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