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9D030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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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북도 충주시 엄정면 목계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어경선 |
목계2리 마을회관 맞은편에 ‘목계 풍물방’이 있다. 바깥에서 보기에는 아주 낡은 건물이다. 풍물방을 운영하는 변종근 씨와 미리 만날 약속을 한 터라 벌써 나오셔서 기다리고 계셨다. 안으로 들어가니 사무실 겸 작업실은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사용하는 분의 성격을 짐작하게 하였다. 찾아온 이유를 말씀드리고 ‘제 머리 마빡’의 유래에 대해서 말씀을 해달라고 부탁하였다.
“원래는 ‘최돌이 마빡’이라고 불렀어요. 그렇게 불렀던 연유는 예전 어느 때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목계마을에는 최돌이라는 좀 모자라는 팔푼이가 살고 있었는데 매번 풍물을 치는 때가 되면 자신의 마빡을 ‘빡빡’ 소리가 나게 치면서 언제나 풍물패 앞에 나서곤 했대요. 그러던 어느 날 최돌이는 병으로 죽었는데 풍물을 치는 시기가 되자 마을 사람들은 최돌이가 없는 풍물이 재미가 없음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최돌이를 기리는 의미와 더불어 풍물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 ‘최돌이 마빡’을 만들어 풍물패의 앞에 서도록 했어요. 그래서 그 이름이 ‘최돌이 마빡’이라고 정해진 듯해요. 그런데 언제부터 ‘제 머리 마빡’이라고 했는지 그 시기는 알 수가 없구요. 최돌이가 죽은 후 그에 대한 추억이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서 멀어지면서 그 형태에 따라 ‘제 머리 마빡’으로 변한 것 같아요. 처음 만들어진 ‘최돌이 마빡’은 머리 부분을 바가지로 만들었기 때문에 빡빡거리는 소리가 매우 좋았지만 너무 쉽게 깨지기 때문에 나무를 깎아 머리 부분을 만들었어요. 나무의 경우는 빡빡거리는 소리가 좋지 않기 때문에 좋은 소리가 날 때까지 속을 파서 만들죠” 라고 변종근 씨가 말씀해 주셨다.
‘제 머리 마빡’의 유래를 듣고 나서 제작 과정과 종류에 대해서도 덧붙여 부탁드렸다. “아버지가 재주꾼이셨어요. 1940~1950년대에는 아버지(변덕성, 아명 변근수)께서 잘 만드셨다고 해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만들던 것을 더듬어 1972년도에 내가 직접 ‘제 머리 마빡’을 만들어서 풍물을 놀 때 함께 놀았는데 호응이 좋아 용기를 낼 수 있었지요. 그리고 마빡에도 가운데에 ‘최돌이 마빡’이 있고 ‘중 마빡’, ‘부인 마빡’, ‘도깨비 마빡’ 등이 있어요” 라고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그런데 인형들이 조그마한 지게에 연결되어 있는데 저 지게를 질 수 있는지 갸우뚱하자, 내친김에 시범까지 보여주셨다. 정말로 그 작은 지게가 변종근 씨의 어깨에 걸렸다. 오른쪽에 있는 줄을 잡아당기자 오른쪽 다리가 번쩍 들리면서 발이 이마(마빡)를 ‘딱’ 소리가 나도록 친다. 이번에는 다른 줄을 잡아당기자 오른손이 이마를 ‘딱’ 친다.
손과 발을 다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변종근 씨는 “옛날에는 발로만 머리를 때릴 수 있었어요. 이것을 개량했죠. 내가 팔과 다리를 모두 이용하여 이마를 칠 수 있게 했고 마빡이도 여러 종류를 만들었지요” 라고 하였다.
끝으로 앞으로의 바람을 듣고자 하였다. “목계 역사·문화마을 가꾸기가 잘 추진되어 마을이 발전하고 별신제가 더욱 알차게 추진되면 ‘제 머리 마빡’도 일정 역할을 하리라 생각되지요. 그래서 하회탈과 같이 훌륭한 민속 문화재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변종근 씨의 열정이 담긴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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