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016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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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 |
집필자 | 이동석 |
[정의]
충청북도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에서 방귀쟁이 며느리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충청북도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 주민 신윤식[남, 62]이 구연한 것을 채록하여 1983년 충청북도에서 출간한 『민담민요지』에 수록하였다.
[내용]
옛날 어떤 사람이 며느리를 얻었는데, 시집을 오고 나서부터 며느리는 웬일인지 몸이 마르고 얼굴이 야위어 갔다. 그래서 시아버지가 어디 아프냐고 물었더니 며느리가 하는 말이 방귀를 뀌지 못해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이에 시아버지는 “방귀를 뀌면 되지, 무슨 방귀를 못 뀌어서 병이 다 나느냐!”고 하였다. 그러자 며느리는 자기의 방귀는 매우 요란해서 함부로 뀔 수 없다고 하였다. ‘방귀가 요란하면 얼마나 요란하겠느냐’는 생각에 시아버지가 괜찮다고 하자 며느리는 “제 방귀는 사람이 날아갈 정도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시아버지는 설마 그럴까 하는 생각에 괜찮으니 어서 방귀를 뀌라고 하였다. 그러자 며느리는 시아버지에게 기둥을 단단히 붙잡고 있으라고 당부하였다. 이윽고 며느리가 방귀를 ‘뿡-’ 하고 뀌자, 시아버지는 기둥을 붙잡고 빙글빙글 돌고 시어머니는 부엌에서 밥을 하다 솥뚜껑 꼭지를 쥐고 빙빙 돌고 나무를 해 오던 아들은 나뭇짐을 진 채 하늘로 쑥 솟았다가 땅으로 뚝 떨어졌다. 집안 식구들이 의논하기를, 저런 며느리를 두었다가는 집안이 망하겠다고 결론을 내고 며느리를 친정에 데려다 주기로 하였다.
며느리를 친정에 데려다 주러 한참을 가다 보니 길가의 대추나무에 대추가 빨갛게 익어 나무 꼭대기에 매달려 있었다. 시아버지가 배가 고파 대추를 따 먹었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리자 며느리가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대추를 따 드릴 테니 저쪽에 가서 기다리십시오.” 그러고 나서 며느리가 하늘을 향하여 엉덩이를 대고 방귀를 ‘뿡-’ 뀌자 방귀 바람에 나무에 붙어 있던 대추가 한 알도 남김없이 몽땅 떨어져버렸다. 시아버지가 대추를 주워 맛있게 먹고서는 “네 방귀도 쓸 데가 있구나!” 하고는 며느리를 다시 집으로 데리고 가 잘 살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방귀 때문에 쫓겨난 며느리’와 ‘며느리를 구한 방귀’이다. 방귀쟁이에 대한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다. 방귀쟁이가 구박을 받는 이야기, 방귀쟁이들이 시합을 하는 이야기, 방귀로 도둑을 쫓는 이야기 등 다양한 유형의 방귀쟁이 이야기가 있는데,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는 방귀쟁이 며느리와 관련된 것이다.
방귀를 뀌는 행위는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여간 조심스러운 일이 아니다. 정숙함을 요구받는 며느리가 시아버지 앞에서 방귀를 뀌는 것은 더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방귀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고 스스로 조절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무작정 금기시한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는 행동거지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며느리를 대단한 방귀쟁이로 등장시켜 극단적인 상황을 연출하였지만, 결국은 며느리의 방귀가 이롭게 사용됨으로써 우리 사회의 지나친 금기 문화를 풍자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