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7017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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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覲親 |
이칭/별칭 | 중로 보기(中路-),중로 상봉(中路相逢)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
집필자 | 한만영 |
[정의]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서 시집간 딸이 시부모께 허락을 받고 친정에 가서 부모님을 뵙거나 중간에서 만나는 풍속.
[개설]
옛날 시집살이가 원칙이었던 가족 제도에서 며느리는 명절, 부모의 생신, 제일(祭日)에만 말미를 받아 근친(覲親)[시집간 딸이 친정에 가서 부모를 뵘]을 갈 수 있었다. 만일, 어떤 사정이 있어서 친정에 가지 못할 때에는 양가가 미리 연락하여 ‘반보기’를 하여 친정 식구를 만났다.
[연원 및 변천]
근친이나 반보기는 혼례 제도에서 친영례(親迎禮)가 강화되고 시집살이가 보편적인 가족생활로 정착했던 조선 후기 이후의 풍속으로 보인다. 시집살이가 강화되면서 며느리가 친정에 가는 일을 상서롭게 보지 않았기 때문에 명절이나 부모의 생신 혹은 제삿날에만 근친을 갈 수 있었다. 그러나 간혹 시집에서 첫 농사를 지은 뒤 근친이 허락되기도 하였다.
[절차]
근친을 갈 때에는 햇곡식으로 떡을 만들고 술을 빚어 가져가는데, 형편이 넉넉하면 버선이나 의복 등 선물도 마련해서 가져간다. 시댁으로 돌아올 때도 역시 떡·술 등을 하여 온다. 시가가 엄하여 근친을 못하거나, 양가에 어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근친을 못하게 될 때에는, ‘반보기’를 하여 친정 식구를 만나게 하였다. 반보기란 양가에서 미리 연락하여 날짜를 정하고 시댁과 친정의 중간쯤, 경치 좋은 적당한 곳을 택하여 친정어머니와 출가한 딸을 만나게 함을 말한다. 반보기는 중로 상봉(中路相逢)이라고도 하였다. 이때에는 장만한 음식을 가지고 와서, 그 동안의 회포도 풀고 음식도 권하며 하루를 즐기다가 저녁에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근친은 결국 유교적인 성향이 엄한 가족 제도가 빚어낸 풍속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에는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고 가치관과 가족 제도가 변화함에 따라 근친은 이미 사라진 관습이 되었다. 그러나 결혼 후 첫 명절을 맞이하여 며느리를 친정에 보내는 것을 근친이라 부르며, 음식과 선물을 함께 보내는 풍속이 전승되기도 한다.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문학동 주민 김무웅은 근친이나 반보기라는 풍속을 들어보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문학동 노인정의 여성 어르신들은 이 풍속을 알고 있다고 하였다. 근친이나 반보기는 시집살이가 힘겨웠던 예전의 여성들에게는 익숙한 풍속이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근대 이후 점차 사라졌으며, 분가(分家)해서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대에는 큰 의미가 없는 풍속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