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시흥시 거모동에 있는 조선 중기의 문신 한준겸 묘 및 신도비.

[개설]

한준겸(韓浚謙)[1557~1627]의 본관은 청주(淸州), 아버지는 종부시주부(宗簿寺主簿) 한효윤(韓孝胤), 어머니는 예빈시정(禮賓寺正) 신건(申健)의 딸이다. 한준겸은 인조의 장인이다. 1579년(선조 12) 생원시·진사시에 동시 입격(入格)하였는데, 생원시는 1등이었다. 1586년(선조 19) 별시 문과에 급제하였고, 1589년(선조 22) 홍문록(弘文錄)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는 등 문명이 높았다. 광해군이 즉위한 후 1610년(광해군 2) 사헌부대사헌, 함경도관찰사에 제수되었다. 함경도관찰사 재임 중 『소학』, 『가례』 등의 책을 간행·보급하여 학문을 진흥시켰다. 1613년(광해군 5) 계축옥사(癸丑獄事)에 연루되어 시골로 쫓겨났다가 이후 충주와 여주로 유배되었다. 1623년(인조 1) 인조반정으로 그의 딸이 인열왕후(仁烈王后)로 책봉되자 영돈녕부사(領敦寧府事)로 서평부원군(西平府院君)에 봉해졌다. 저서로 『유천유고(柳川遺稿)』가 있다. 함흥의 문회서원(文會書院)에 제향되었고, 시호는 문익(文翼)이다.

[위치]

한준겸 묘와 신도비는 경기도 시흥시 거모동 산62-4에 있다. 묘는 영동고속도로 군자 요금소 우측의 산기슭에 있다.

[형태]

한준겸 묘는 본래 강원도 원주에 있었으나 1636년(인조 14) 경기도 안산군 대월리[지금의 시흥시 거모동]으로 이장하였다. 한준겸 묘는 청주 한씨(淸州韓氏) 묘역 중앙에 남향으로 자리하고 있다. 청주 한씨 묘역은 한준겸 묘를 중심으로 아들 한회일(韓會一), 손자 한이성(韓以成), 증손자 한두상(韓斗相)의 묘가 함께 조성된 4대에 걸친 묘역이다.

한준겸 묘는 부인 황씨와 합장한 단분(單墳)이다. 석물은 봉분 앞에 상석·향로석·장명등이 있고, 좌우에 문인석·동자석·망주석 각 1쌍, 봉분 좌측에 월두형(月頭形) 비신(碑身)의 묘표가 있다. 높이 1.8m의 문인석은 복두(幞頭)를 쓰고 홀(笏)을 양손으로 잡고 있는 모습이고, 높이 75㎝의 동자석은 앙증맞은 모습이다. 귀부(龜趺), 비신, 이수(螭首)를 갖춘 신도비의 총 높이는 4.46m이고, 비신의 높이는 2.55m이다.

[금석문]

한준겸 신도비는 1629년(인조 7) 처음 세웠다가 묘를 이장한 후 1652년(효종 3) 다시 세웠다. 1652년(효종 3) 다시 세운 신도비는 한준겸 묘에서 동남쪽으로 약 200m 떨어져 있었으나, 영동고속도로 건설로 1994년 지금의 위치로 옮겨 왔으며, 이때 비각(碑閣)을 세웠다. 귀부, 비신, 이수를 갖추었으며 총 높이는 4.46m, 비신의 높이는 2.55m이다. 장대한 귀부는 생동감 있고, 비신은 대리석이며, 이수는 문양이 화려하다. 이수 앞면은 두 마리 용이 여의주를 다투는 모습이고, 뒷면은 한 마리 용이 여의주를 갖고 노는 모습이다. 전체적으로 조각 솜씨가 뛰어나다.

비신의 전액(篆額)에는 “영의정부사 서평부원군 시문익 한공신도비명(領議政府使西平府院君諡文翼韓公神道碑銘)”이라고 되어 있고, 비제(碑題)에는 “유명조선국 보국숭록대부 영돈녕부사 서평부원군 겸 지춘추관사 오위도총부 도총관□ 증 시문익 한공신도비명 병서有明朝鮮國輔國崇祿大夫領敦寜府事西平府院君兼知春秋館事五衛都摠府都摠管□贈謚文翼韓公神道碑銘幷序)”라고 쓰여 있다. 신도비의 비문은 우의정 이정구(李廷龜)가 짓고, 글씨는 연안도호부사 오준(吳竣)이 썼으며 이조판서 김상용(金尙容)이 전자(篆字)하였다.

[현황]

한준겸 묘와 신도비를 비롯한 청주 한씨 문익공파(文翼公派) 묘역은 1997년 5월 16일 경기도기념물 제163호로 지정되었다.

[의의와 평가]

한준겸 신도비는 조선시대 묘제 및 석물 연구에 크게 도움이 되는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