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시흥시 관곡지에 연꽃을 심은 조선 전기의 문신.

[가계]

본관은 진주(晉州). 자는 경순(景醇), 호는 사숙재(私淑齋), 운송거사(雲松居士), 국오(菊塢), 만송강(萬松岡). 강희맹(姜希孟)[1424~1483]의 증조할아버지는 강시(姜蓍), 할아버지는 동북면 순무사(東北面巡撫使) 강회백(姜淮伯), 아버지는 지돈녕부사(知敦寧府事) 강석덕(姜碩德), 어머니는 영의정 심온(沈溫)의 딸이다. 형은 인순부윤(仁順府尹) 강희안(姜希顔)이고, 조선 제4대 왕 세종이 이모부이다.

[활동 사항]

1442년(세종 24) 진사시에 합격하고 1447년 문과에 장원급제하였다. 1450년(문종 즉위년) 예조좌랑(禮曹佐郞)에 제수되고 1453년(단종 1) 예조정랑(禮曹正郞)이 되었다. 1455년(세조 1) 원종공신(原從功臣) 2등에 책록된 후 예조참의·이조참의를 역임하고, 1463년(세조 9) 진헌부사(進獻副使)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중국에서 돌아올 때 난징[南京]의 전당지(錢塘池)에서 붉은 연꽃 씨를 채취하여 안산군 초산면 하중리[지금의 시흥시 하중동] 관곡지(官谷池)에 재배한 후 오늘날까지 관리되고 있다. 강희맹이 심은 관곡지의 연꽃은 다른 연꽃과 달리 색이 희고, 꽃잎은 뾰족하며 꽃의 끝부분은 담홍색 연꽃으로 이곳에서 재배에 성공하여 널리 퍼지게 되었다. 관곡지의 연혁은 1844년(헌종 10) 안산군수로 부임했던 권용정(權用正)의 『연지사적(蓮池事蹟)』과 『연지수치후보초(蓮池修治後報草)』에 잘 남아 있다.

그 후 1468년(예종 즉위년) 남이(南怡)의 옥사로 익대공신(翊戴功臣) 3등, 1471년(성종 2) 좌리공신(佐理功臣) 3등에 연이어 책록되었다. 그해 지춘추관사(知春秋館事)로 신숙주(申叔舟) 등과 함께 『세조실록』, 『예종실록』의 편찬에 참여하였다. 1473년(성종 4) 병조판서에 제수된 후 이조판서, 의정부 우찬성(右贊成)을 역임한 뒤 1482년(성종 13) 좌찬성(左贊成)에 이르렀다.

[학문과 저술]

강희맹은 시·서·화에 뛰어난 문장가였다. 시문집으로 『사숙재집(私淑齋集)』이 있고, 관직에서 물러나 경기도 금양현[지금의 경기도 시흥시·광명시와 서울특별시 금천구 지역]에서 지내면서 농사에 관해 정리한 『금양잡록(衿陽雜錄)』, 실생활 내용을 엮은 『촌담해이(村談解頤)』, 할아버지·아버지·형의 시를 모아 편찬한 『진산세고(晉山世稿)』 등의 저서가 있다. 또한 농촌에서 채집한 농요를 모아 정리한 『농구십사장(農謳十四章)』은 농촌의 실제 생활과 농민의 애환을 잘 묘사하고 있다.

[묘소]

묘소는 경기도 시흥시 하상로 59에 있다.

[상훈과 추모]

시호는 문량(文良)으로 1488년(성종 19) 신도비가 세워졌다. 신도비의 비문은 예문관 대제학(藝文館大提學) 서거정(徐居正)이 짓고, 글씨는 홍문관 박사(弘文館博士) 박증영(朴增榮)이 썼다. 강희맹 선생 묘와 신도비는 1985년 9월 20일 경기도기념물 제87호로 지정되었다. 강희맹에 의하여 비롯된 연꽃 재배지 관곡지는 그의 사위 사헌부감찰 권만형(權曼衡)의 안동 권씨(安東權氏) 화천군파(花川君派) 종중이 현재까지 관리하고 있고 1986년 3월 시흥시 향토유적 제8호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