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면 송광사에 소장된 다양한 불경을 보관하는 상자의 겉면에 경전의 이름을 기록하여 찾기 쉽게 한 고려시대 불교 공예품.

[형태]

불경의 이름을 기록한 경패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재료와 형태로 제작되었다. 순천 송광사에 소장된 순천 송광사 경패는 상아로 제작된 10점과 나무로 제작된 33점으로 총 43점이다. 재료는 상아와 나무로 제작되었으며, 전체적인 형태와 제작 기법 등이 상당히 우수하다. 순천 송광사 경패는 전체적인 형태를 작은 위패형(位牌形)으로 만든 다음, 한가운데에 세로로 길게 액방(額方)을 마련하여 그 안에 세로로 불경의 이름과 권수 등을 새겨 넣었다. 액방 외곽에 당초문(唐草文), 초화문(草花紋), 학무늬 등 다양한 문양을 장식하였으며, 하부에는 연잎이 위를 향하도록 하여 불경의 이름을 받치는 형상의 앙련대좌(仰蓮臺座)를 마련하였다. 상부는 꽃문양 형태로 화려하게 조각했으며, 그 표면에 고정하거나 매달기 위한 시설로 구멍이 뚫려 있다. 순천 송광사 경패 뒷면에는 보살상, 나한상, 신장상 등을 돋을새김으로 조각하여 공양과 수호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순천 송광사 경패의 아래에는 작은 사각형 구획을 마련하여 진(晉), 정(貞), 주(周), 하(何) 등 여러 글자를 새겨 구분되도록 했다.

[특징]

순천 송광사 경패는 위패 형태로 제작되었는데, 하부에는 연화대좌(蓮華臺座) 등을 표현하여 불경 이름에 대한 존숭의 의미를 부여하였고, 상부와 주변에는 다양한 문양이나 조각상을 새겨 장식과 장엄의 의미를 더하였다. 순천 송광사 경패는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175호로 지정되었다가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보물로 재지정되었다.

[의의와 평가]

고려시대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순천 송광사 경패를 제작하였으며, 상당히 정교하고 화려하게 만들어져 당시 경패 제작에 관한 관심과 후원이 상당했으며, 제작 기술도 높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순천 송광사 경패는 고려시대에 다양한 불경이 유통되고 독송 되었으며, 많은 불경이 어떻게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보관되었음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나아가 유례가 많지 않은 고려시대 유물이라는 점에서 순천 송광사 경패는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