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1012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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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主 |
영어공식명칭 | Teoju|Land Tutelary God |
이칭/별칭 | 지신(地神)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남도 아산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효경 |
[정의]
충청남도 아산시의 각 가정에서 터를 관장하고 수호한다고 믿는 신령.
[개설]
충청남도 아산시에서는 모든 가정의 장광[장독대]에 터주가 있다고 믿는다. 집안에서 고사를 지내거나 굿을 할 때도 터주를 정성껏 위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는다. 산신제를 모시는 가정에서는 산신을 집 안으로 맞아들이기 위해 마짐시루[마중시루]를 마련해 터주에 올리고 비손한다.
터주의 신체(神體)는 매우 드물게 봉안되는데, 마을에 두세 집 정도가 신체를 단지 형태로 봉안했다. 이 단지를 터를 지키는 단지라 하여 ‘터주단지’라 부른다. 터주단지 뚜껑을 열어 보아 쌀이 썩었다면 집안에 변고가 있을 것으로 여겼으며, 나락이 그대로 있으면 집안이 번성할 것으로 믿는다.
[연원 및 변천]
터주는 사람들이 터에 집을 짓고 살기 이전부터 그 터를 지킨 신령으로 중요하게 여겼다. 이사를 할 때 터주를 모시고 갈 수 없으므로 터주단지는 두고 간다. 새로 이사를 온 사람도 터주단지가 있으면 정성껏 위해야 좋다.
[신당/신체의 형태]
터주를 모시는 장독대는 식재료인 고추장, 된장, 소금 등을 보관하는 곳이므로 다른 곳과 달리 더욱 깨끗하게 관리한다. 개고기와 같이 비린 음식이나 요강 등의 부정한 물건은 놓지 않아야 하며, 냄새가 심한 변소도 장독대와 멀리 떨어진 곳에 만들어야 한다. 터주의 신체는 단지에 벼를 넣고 뚜껑을 덮고, 짚으로 만든 유두지를 씌워 둔 형태이다. 터주단지라 하며, 단지에는 벼를 석 되 서 홉, 다섯 되, 한 말 등으로 형편에 따라 넣는다. 가을걷이를 한 후 처음 수확한 나락으로 갈아 넣고 당일 덜어낸 나락으로는 밥을 지어 청수와 함께 터주께 올린다.
[터주·지신의 개념]
터주는 그 집의 터를 관장하는 신령이므로, 지신(地神)이라고도 부른다. 지신이 발동하면 집안에 우환이 생기기도 하는데, 대주를 비롯해 가족이 앓아눕거나 우환이 끊이지를 않는다. 간혹 터주가 인간을 힘들게 해서 떡이라도 얻어먹으려고 일부러 식구를 앓게 한다고도 한다. 터가 발동해서 문제가 생기면 집터를 눌러 진정시키기 위해 ‘안택’이나 ‘터굿’을 베푼다. 안택은 해마다 터가 발동하지 못하도록 굿으로, 무고(無故)할 때 베푸는 굿이라 하여 ‘무고안택’이라 부른다. 반면에 집안에 탈이 생기고 나서 터를 진정시키기 위해 베푸는 굿은 ‘터굿’이라 한다.
[사례]
1. 터주 모시기 사례: 아산시 탕정면 갈산리
탕정면 갈산리에서는 가을에 추수를 끝내고는 햇벼를 추려 단지 안에 한 말 분량으로 갈아 넣는다. 벼는 유두(流頭)와 칠석(七夕) 등의 절기(節氣)에 각기 반씩 꺼내서 밥을 짓는다. 칠석에 터주단지의 나락을 꺼내 밥을 짓는다. 칠월 엿샛날에 벼를 꺼내어 방아를 찧어둔다. 이튿날 아침에 주부는 새벽 일찍 목욕재계를 한 후 터주단지에서 꺼낸 쌀로 밥을 짓는다. 밥이 다 되면 한 그릇 떠서 장독대로 가지고 나간다. 장독대 앞에 짚을 열십자 형태로 깔고 그 위에 밥을 올린다. 이때 청수도 한 그릇 함께 올린다. 장독대를 향해 세 번 정도 절을 하고는 식구들이 안녕하기를 기원한다. 이때 그 대상을 칠성이라고 믿는다.
가을떡을 찔 때는 성주시루와 터주시루를 구분해 찐다. 성주시루는 작게 쪄도 터주시루는 2~4말 분량으로 팥과 쌀가루를 켜켜로 넣어 찐다. 시루의 맨 위에는 쌀가루를 한 사발 분량 넣고 열십자를 긋는데, 이 떡을 ‘재수떡’이라 한다. 이 떡은 이웃에게 나누어주지 않고 식구끼리만 먹는다. 떡을 찔 때는 터주시루를 먼저 찌는데, 이는 터주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떡이 익으면 시루째 떼서 터주를 모신 장독대로 나간다. 장독대 앞에 짚을 열십자로 깔고 시루를 올리는데, 이때 짚의 아랫부분이 대문 쪽을 향하도록 해 놓는다. 짚 위에 떡시루와 청수 한 그릇을 함께 올린 후 떡시루 안에는 대주의 밥그릇에 쌀을 담아 놓고 초를 꽂아 불을 밝혀 둔다. 치성을 드린 후 청수는 그 자리에 붓는다. 그런 후 터주 소지와 대주 소지, 아들 소지의 순서로 올린다. 이렇게 터주의 장독을 위한 후에 안방의 성주를 위한다.
2. 터굿 사례: 아산시 배방읍 중리
배방읍 중리에서는 정월에 길일을 택해 터굿을 베푼다. 터굿은 액막이로 베푸는 것이므로 음력 정월대보름 안쪽으로 택해야 한 해에 미칠 액을 미리 막을 수 있다. 떡은 큰 시루에 팥시루떡으로 한 말 분량으로 찐다. 3켜 내지 5켜로 홀수로 찌며, 성주떡은 터시루 안에 종이를 깔고 그 위에 쌀가루만을 한 사발 분량을 부어 넣고 찐다. 떡이 익으면 성주떡을 떼어 쌀을 저장하는 쌀독에 놓는다. 터굿을 할 때는 신장대를 잡는데, 신장은 동쪽으로 뻗은 참나무 대에 종이를 붙여 털이개처럼 만든다. 부정풀이 후에 조왕을 위하고, 이어 장광으로 나가 터주를 위한다. 장광에는 황토를 놓고 그 위에 짚을 열십자로 깔고 제물을 올린다. 터주와 조왕을 합심시키는 의미에서 조왕께 올린 제물이나 불밝이는 그대로 가져다가 터주에 올리고, 청수와 막걸리만 새로 올린다. 조왕에 올린 청수와 막걸리는 대주부터 지주, 가족들 모두 세 모금씩 음복하고 남은 것은 신령을 위한 것이므로 장독과 같이 깨끗한 곳에 붓는다.
터주에서는 터주와 칠성이 터에서 합심하라는 의미에서 당산경을 읽고, 특별히 터굿을 할 때는 산신을 위하지는 않는다. 터주에서 보살이 비손하면 대주와 지주도 나와 비손한다. 소지는 터주 소지를 먼저 올리고 가족 소지를 올린다. 그런 후 방 안으로 들어가 성주, 불사할머니[삼신] 등을 위한다. 방 안에서 굿을 한 후 터시루를 잘라서 쌀독, 부엌, 변소, 외양간, 문간 등에 조금씩 떼어 놓는다. 그런 후 신장을 잡아 문제를 확인하고 잡는다. 성주를 위한 후 터굿이 끝난다.
[민속생활상의 의미]
터주는 울타리로 둘러싸인 집터를 관장하며, 집터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은 터주의 소관이다. 터주가 탈을 부리면 집안에 우환이나 환자가 생기므로 터주를 안정시켜야 한다. 터주께는 큰 시루로 떡을 쪄서 정성을 드리며, 그 떡을 떼어 집 안 곳곳에 떼어 놓는다. 그 집이 터주의 관할하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터주는 그 터에 있으므로 새로 이사를 온 사람도 그 이전 주인처럼 터주를 위해야 집안이 편하다.